Standby <자유학기제> 하고 싶은 것을 찾을 때, 그럼 공부는?

글작성자 신청일 Sep 23, 2015

<자유학기제_두 개의 시선>

박근혜정부의 자유학기제는 좋은 교육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다른 정책과는 달리 학교와 지역사회가 들숨 날숨이 되어야 오롯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자유학기제는 특히 학교와 지역사회가 들고 날 수 있는 연결 통로를 내적으로 갖추고 있습니다. 아직은 좁고 유약한 통로를 크고 단단하게 만들어야 할 책임은 우리 모두에게 있습니다. ‘한 아이의 성장을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인디언 속담에 공감한다면 말입니다.

저희 평생학습관에서는 당사자인 자녀를 둔 수원과 서울의 학부모를 통해 약 4개월 동안 자유학기제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해당사자의 한 축인 학부모 시각을 통해 자유학기제를 좀 더 입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함입니다. 물론 최종 목적은 학교와 학부모 그리고 지역사회가 활발하게 만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함입니다. 두 학부모의 시선을 따라가면서 독자 여러분도 자유학기제에 대해 한번 고민해 보시면 좋겠습니다.(편집자주) 


요즘 수업 어때? 재미있니?

운영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중학교 교육과정 중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이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한다. 둘째, 이 기간 동안 학교에서는 토론, 실습 등 학생 참여형으로 수업을 운영하고 지필고사가 아닌 과정 중심의 평가를 실시하게 된다. 셋째, 진로탐색 활동 등 다양한 체험활동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운영한다.

지식과 경쟁중심교육에서 벗어나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하고 미래지향적인 역량을 키우는 교육으로 바꿔보겠다고 시작한 자유학기제는 학교 구성원간의 협력과 신뢰형성을 통해 학생, 학부모, 교원 모두가 만족하는 행복교육을 실현해 보겠다는 당찬 계획을 가지고 있다. 궁극적으로 우리 모두 힘을 합하여 내 아이들의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한 학교 교육이 되게 하자는 것이다.


실효성이 있겠어요? 한 학기 동안 뭐가 되겠어요?”

난 아니라고 생각해요. 결국 시간낭비만 하게 되겠죠.”

부모도 아이도 모두 혼란스러워질 거예요.”

그렇게만 되면 얼마나 좋겠어요? 안되니까 문제지!”


<2015 자유학기제 이해 학부모 연수>를 끝내고 나온 A중학교 1학년 학부모 대표들의 이야기이다. 자유학기제에 대해 평소 궁금하던 차에 좋은 기회다 싶어 함께 교육에 참여했지만 교육장을 나오는 나 역시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결국 자유학기제를 통해 학생들이 아니, 엄밀히 말하자면 내 아이가 행복해 진다는 것인데 과연 그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일까? 집에 돌아와 곰곰이 생각해 보니 어쩌면 나는 딸이 1학기 기말고사를 치루기 전까지는 자유학기제가 지향하는 교육을 해왔던 것 같다. 공부는 본인이 스스로 해야 하는 것이지 억지로 시키거나 학원으로 내몰 일은 아니라는 것이 평소 지론이었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중학교에 다니는 1학년 딸 현선이가 있다. 학교는 집에서 5분 거리에 있으니 가까워서 좋고, 혁신학교로 지정되어 있어 공부에만 매달리는 일반 중학교와 달리 뭔가 특별한 교육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어 좋았다. 딸 역시 초등학교 때 친하게 지내던 선배들이 여럿 다니고 있어 본인이 1지망으로 선택한 학교에 가게 된 것을 만족해했다.

평소 음악을 즐겨 듣는 현선이는 학기 초에 학교 동아리 밴드부에 지원했고 오디션에 합격해 밴드부 활동을 시작했다. 학교에서는 혁신학교 지원금으로 외부강사를 유입해 방과 후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딸은 같은 반 친구들과 함께 밴드부에 들어가 건반을 치며 실력 있는 선생님들의 지도를 받게 되었다며 좋아했다. 딸은 한 학기 내내 학교 공부 보다 밴드부 활동에 공을 들였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담임선생님의 영향으로 신나게 놀면서 즐거운 학교생활을 맛보았던 현선이. 자기 스스로 시간을 만들어 매일 다섯 시간 이상을 춤을 추던 그 때처럼, 집에 돌아와서도 짧은 시간을 쪼개어 건반 코드를 만들고 혼자서도 열심히 연주곡 연습을 했다. 이렇게 스스로 즐기는 행복한 학교생활을 하는 딸의 모습을 지켜보는 나 또한 교육방법에 대한 남다른 소신에 스스로 만족했다.


이렇게 자기 나름대로 즐겁게 공부와 학교생활을 병행하던 한 학기가 지나고 기말시험을 보게 되었다.

초등학교에서 줄곧 상위권을 유지하던 현선이는 중학교 1학년 1학기 기말시험에서 형편없는 성적을 받았다. 공부만을 위한 학원과 학습지를 거부하고 혼자 공부하면서도 줄곧 상위권을 유지하던 딸이었는데... 딸은 자신의 낮은 점수에 놀랐고, 나는 흔들림 없이 고수해 온 나만의 교육방법에 대한 가치관이 무너질까봐 불안해하는 깊은 속마음을 보고 놀랐다. 그래서 다른 엄마들이 중학교에 가면 학원에 보낼 수밖에 없다고 했던 것인가!


공부 잘하는 것도 하나의 재주라는데...’

그림을 못 그리고 운동을 못하는 것은 이해가 되고 억지로 시킬 생각이 들지도 않는데 왜 공부는 기본적으로 해야만 하는 것이고 포기할 수 없는 것일까. 공부에 대한 부모의 집착이란 정말 오랜 관습으로 남아있는 뿌리 뽑혀야 할 잔재인가?

꿈과 끼를 찾기 위해 지필고사도 없애고, 실습 시간과 토론 시간도 늘이고, 일정 시간을 할애해 진로체험도 권장하는 이 시점에서 나는 그동안의 교육에 대한 가치관을 뒤로 하고 어떤 방법이 옳은 것인지에 대한 고민에 빠져있다.


딸의 학교에서 자유학기제를 시작한지 한 달이 되었다.


요즘 수업이 어때? 재미있니?”

딱히! 특별히 다른 거 없어. 그냥 같은 수업의 연장이야.

짜증나! 내가 원하는 반에 들어갈 수도 없어.

수가 많아서 제비뽑기로 정했어. 재미없어. 처음부터 재미없는 것만 해.”


미술시간에 어려운 점묘법을 그려야 한다고 툴툴대기는 하지만, 영어시간에 요즘 유행한다는 Maroon5‘Sugar’를 배우고, 수학시간에 영화보고 감상평 쓰기가 그리 싫지는 않은 눈치다.


문득 유치원 교실이 떠오른다. 소꿉놀이, 그림그리기, 색종이 접기, 장난감 놀이, 책읽기 까지 다양한 놀이를 중심으로 교실을 배치해 자신이 재미있고 좋아하는 영역에 가서 자유롭게 공부하는 유치원. 놀이가 공부인 유치원의 교육이 초등학교에서도 멈추지 않고 중학교 과정까지 계속되어 왔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자유학기제가 끝나갈 즈음이면 내 아이가 지금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즐겁고 재미있는 학교생활을 하고 있었으면 좋겠다우리 딸, 하고 싶은 게 뭐야?” 라고 물어보면 없어! 몰라!” 라는 대답 대신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에도 관심이 많은아이가 되어 있으면 좋겠다.

오늘도 나는 아이에게 묻는다.

현선아, 요즘 자유학기제 수업은 어때? 재미있니?”


박종복_수정.jpg

_박종복(수원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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