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교육思考>

교육 및 비영리단체, 교육 프로그램, 사회혁신 프로젝트, 지역 및 마을 운동 등 다양한 해외 사례를 소개하고 새로운 관점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다른 교육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유용한 팁 하나, 작은 실마리라도 되기를 바랍니다.(편집자주)

착한 리더십, 착해야 경쟁력이 되는 사회

“착해지지 않고는 위대해질 수 없다.”

얼마 전 출판된 『굿 컴퍼니(Good Company), 착한 회사가 세상을 바꾼다』¹ 머리말에 나오는 말이다. 나쁜 회사들이 용인되는 시대는 끝났고 사회적 가치를 존중하고 이를 실천하지 못하는 회사는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사람들은 착한 회사의 제품을 소비하고, 착한 회사에 투자하며, 착한 회사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찾고 있다는 것이 책의 골자이다. 굿 컴퍼니 캠페인은 전 세계에 확산되고 있으며, 국내에도 이 같은 정신을 공유하고 기업 가치에 우선순위로 두는 많은 스타트업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굿 컴퍼니 캠페인은 ‘사람을 수단이 아니라 목적으로 생각하는 진정한 기업’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2012년 말부터 모여 준비한 운동이다.

더 이상 세계는 경제 이익을 최상위 가치로 두고 움직이는 기업과 리더들에게 후한 점수를 주지 않는다. 글로벌 홍보업체 에델만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4명 중 3명은 할인을 많이 해주는 비윤리적인 기업보다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는 윤리적인 기업과 거래를 하겠다고 답변(2010년)²했으며, 2011년 신뢰 바로미터(Trust Barometer) 연구에서는 미국인 46%가 ‘옳은’ 일을 하는 기업을 신뢰한다고 응답했다.³

시민들은 점차 서로 연대하며 진실하고 솔직하며 투명한 리더들을 요구하고 있다. 이제 리더들에게 ‘착함(Goodness)’라는 덕목은 단순한 미덕이 아닌 반드시 갖춰야 할 필수 조건이 되었다.

그렇다면 착한 리더십은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우리는 ‘관대하고 너그러운 리더십’을 연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 이 단어가 내포하는 의미는 그보다 훨씬 복잡하다. 착한 리더십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줄 알며, 그 목표와 방향성을 구성원과 공유함에 있어 본인이 먼저 실천적 삶을 보여주는 리더이다. 이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자질은 진정성(Authentic), 즉 리더의 말이 행동과 일치하느냐는 것이다. 또한 진실성(Integrity), 책임감(Responsibility), 관용(Forgiveness), 공감능력(Compassion)과 같은 주요한 도덕적 성향을 갖춘 리더이다. 이러한 자질은 실제로 기업경영에 있어 수익률 창출에도 큰 몫을 한 것으로 조사 결과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착한 리더십은 모든 가치 위에 ‘사람’을 최상위로 두는 리더이다.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줄 아는 리더

2012년 1월 제이 굴드(Jay Gould)가 아메리칸 스탠다드(AmericanStandard) CEO로 취임했을 때, 욕실 제품으로 유명한 136년 역사의 회사는 파산 상태였다. 그는 회사를 다시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했는데, 단순히 영업이익을 올리는 노력보다 회사 전체가 공유할 수 있는 목적의식을 고취시키는 장기적인 플랜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이런 목적의식은 기업에는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직원들에게는 회사의 가치를 인식시켜 주는 도구가 되는 것을 인지하였던 것이다.

“Can a Toilet change the world”라는 슬로건을 내 건 ‘좋은 화장실(Flush for Good)’ 캠페인은 그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으로 세상을 좀 더 좋은 곳으로 만들어내는 가치를 창출했다. 게이트 재단(Gate Foundation)과 아메리칸 스탠다드의 연구개발팀은 벌레를 차단하고 추가 오염을 막을 수 있으며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플라스틱 화장실을 만들었다. 좋은 화장실 캠페인은 아메리칸 스탠다드의 브랜드인 챔피온(Champion) 제품이 1개 팔릴 때 마다 저개발국가의 질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변기 커버 1개를 기부하는 형식이다. 이 캠페인 후 챔피온은 2013년 62%의 판매 성장률을 기록했고 그 후 20개월 동안 실적을 유지했으며, 회사의 이윤은 약 4배 상승했다.⁴

 

(출처:http://www.flushforgood.com/#WatchVideos)

이윤 증가보다 더 확실한 변화는 회사 구성원들의 긍정적 변화이다. 실제로 직원들은 이전보다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졌고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창출’에 동참했다는 것에 큰 의미를 갖게 되었다. 사회적 가치는 ‘기업이 돈 버는 것 이상의 목적을 갖게 되는 것’을 의미하는데 구성원들은 자신이 단순히 기업을 위해 돈을 벌어주는 목적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 낸다고 스스로를 여기게 된 것이다. 착한 리더십은 공통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서도 개인의 가치까지 성장시키는 견인차 역할을 한다.

진정성(Authentic) 그리고 도덕성

2007년 미국의 칼럼니스트인 스캇 번스(Scott Burns)가 홈데포(Home Depot: 미국의 가정용 건축 및 인테리어 자재 전문업체)에 대한 자신의 애정이 사라지게 된 요인을 언급한 글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으면서 홈데포의 매출에 타격을 입혔다. 실제 칼럼 댓글에는 고객들이 홈데포의 나빠진 서비스나 매장의 열악한 환경 등에 대한 원성으로 넘쳐나기 시작했다. 이에 2007년 새롭게 취임한 프랭크 블레이크 CEO는 보도자료를 배포 등의 전통적인 방법 대신 직접 MSN 토론 게시판에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제가 지금 이렇게 공유된 전체 이야기들을 살펴보면서 드릴 수 있는 말은 정말 죄송하다는 말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여기 글을 남긴 많은 분들이 모두 홈데포의 소중한 고객임을 명심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나는 스캇에게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뛰어난 통찰력을 기반으로 작성된 그의 글은 우리 회사의 문제점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칼럼은 저에게 충격을 주었습니다.”⁵

비난의 글 밑에 쓴 그의 글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의 시의 적절한 대응과 말투는 일반적인 기업의 대응방식과는 달랐다. 사무적이면서도 진부한 표현 대신 ‘진정성’을 가지고 대중과 소통한 블레이크는 홈데포를 ‘더 이상 사랑받지 못하는 회사’에서 다시금 ‘저녁 시간을 가서 보내고 싶은 장소’로 바꿔놓은 데 크게 일조했다. 이후 그는 단순한 공약에 그치는 것이 아닌 실제 홈데포의 변화를 몸소 보여줬다. 매장 내 직원을 늘리고 서비스를 강화하는 한편 환경적으로 민감한 지역의 벌목을 금하기로 선언하고, 환경 단체들과 함께 관련 프로그램을 실천했다. 또한 2007년 약 3천 종의 친환경 제품, 에너지 절감형 형광등 개발 등 가치창출 사업에도 비용을 아끼지 않았다.

그의 진정성은 대중의 마음을 움직였고 홈데포는 다시 예전의 명성을 회복하는 데 상당한 진전을 이루게 되었다. 고객들에 의한 서비스 평점은 상승했고 주가도 상승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착한 리더십이 기업의 수익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흥미로운 연구조사는 또 있다. 지난 4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 Korea)는 ‘성격을 측정하라(Measuring the Return on Character)’는 기사를 실었다. 이 연구에 의하면 ‘성격이 좋다’는 평판을 받는 CEO가 이끄는 기업이 ‘성격이 나쁘다’는 평판의 CEO가 이끄는 기업보다 2년 수익률이 5배 정도 높았다. 이 연구는 CEO의 성격이 수익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하여 인류학자 도널드 브라운이 정의한 인류의 보편적 성향에 대한 항목 중 도덕적 성향을 나타내는 4가지 항목, 진실성(Integrity), 책임감(Responsibility), 관용(Forgiveness), 공감능력(Compassion)을 기준으로 삼았다. 이 리스트에 따라 미국 내 84개의 기업과 NPO를 대상으로 8,500명의 직원을 무작위로 선정하여, 그들의 CEO와 경영진을 평가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이렇게 축적된 100만여 건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 기업과 기관의 경영 성과를 살펴보았다. 연구를 진행한 KRW의 공동대표 프레드 키엘(Fred Kiel)은 4가지 성격 점수가 높은 그룹을 ‘거장형 CEO(Virtuoso CEO)’로 이름 붙였고, 성격 점수가 낮은 그룹을 ‘자기 중심형 CEO(Self-focused CEO)’라고 이름을 붙였다. ‘자기 중심형 CEO’가 운영하는 기업들은 2년 자산 대비 수익률(Return of Assets)이 1.93%였으나, ‘거장형 CEO’가 운영하는 기업들은 9.35%로 거의 5배의 차이가 났다. 직원들의 진술에 따르면 이 리더들은 옳은 것을 위해 일어서고, 공공의 이익에 관심을 표하고, 도덕적으로 견고한 성품을 드러나는 행동을 자주 보였다. 실수를 허용하는 편이고, 공감하는 모습을 많이 보이는 성향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즉, 자기 자신보다 다른 사람에 대해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는 ‘이타주의자’들이 더 좋은 성과를 냈다는 이야기다.⁶

이타적인 태도는 많은 사람과 진실된 관계를 형성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과거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연결되어 서로의 평판이 긴밀하게 공유되는 오늘날에는 그렇게 형성된 관계가 더 많은 이익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것이다.

▲<자료 출처 : Harvard Business Review, 2015년 4월>

전략 이전에 사람이다

공자는 논어에서 혼자 열심히 노력하며 다스리는 자보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찾아 일을 맡기는 제자 자천(自賤)을 두고 ‘군자로다 이 같은 사람이!’라고 했다. 좋은 ‘인재’를 곁에 두는 것은 어떤 전략보다도 중요한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으나, 인재를 곁에 두고도 관리할 줄 몰라 사람을 잃고 능력을 끌어주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렇다면 착한 리더십은 어떻게 이들을 이끌까?

2011년 세계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회사 15위이기도 했던 자포스닷컴은 훌륭한 회사문화와 독특한 채용방식으로 유명하다. 2000년 당시 25살이던 토니 셰이(Tony Hsieh)는 자포스를 인수했다. 인수 당시에는 매출액이 160만 달러에 불과했지만, 2011년에는 10억 달러를 넘어섰다.⁷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의 경영철학과 리더십은 많은 이들에게 흥미로운 이야기로 전해지고 있다.

그는 직원을 감동시켜야 직원들도 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채용과정에서부터 회사에 로열티를 충분히 가진 사람을 필터링하고 채용 후에는 감시와 관리의 차원이 아니라 직원을 최선의 성과를 낼 수 있는 개인으로 인정해주고 모든 권한을 일임해 준다. 모든 신입 직원은 4주 동안 고객 충성도 훈련을 받는데 훈련 절반쯤 지나 직원 스스로 입사 결정을 번복할 수 있게 한다. 이 때 입사를 포기하는 직원은 2천 달러를 받을 수 있는데 이 같은 옵션은 교육 기간 중에만 유효하다. 자신에게 적합한 회사인 지 2주 동안 심사숙고할 기회를 갖는 것이다. 2천 달러의 유혹은 실로 달콤하다. 공짜 현금을 거절하는 사람은 조직에 남아 자포스의 특별한 기업문화의 일부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이기에 남기로 결정하는 순간 2천 달라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된다. 물론 기업에 대한 충성도와 기업의 추구하는 방향인 고객만족 서비스에 진심을 다하게 된다.

공자가 군자라 칭한 인재를 곁에 두고 관리하는 리더.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고 동시에 자신 곁에 있는 사람을 세심히 챙겨줄 줄 아는 리더. 인격을 갖춘 지도자가 스스로 모범을 보임으로써 다른 사람들을 감화시키고 그 과정에서 공동체를 변화시킨다는 진정성(Authentic) 있는 리더. 『진정성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의 한 추천사에는 이러한 리더십을 ‘오래된 새 길’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새로울 것 없는 아주 오래된 길이지만 그간 다른 것들에 의해 감추어졌던 혹은 일부러 선택하지 않았던 ‘새 길’이라는 의미가 주는 함축적 의미는 우리가 곱씹어 볼만한 일이다.

글_김수향(더시안교육연구소 이사)

주석

¹ 로리 바시, 에드 프라운헤임, 단 맥무러, 래리 코스텔러 지음, 퓨처디자이너스 옮김, 틔움, 2012

² Edelman: Role of Citisen Consumer to Tackle Social Issues Rises, as Expectation of Government to Lead Declines, November 2010

³ Edelman: 2011 Edelman Trust Barometer Executive Summary, January 2011

⁴ ‘A Company’s Good Deeds Can Energize Employees’, 2014-12-19, Harvard Business Review

⁵ 『굿 컴퍼니Good Company: 착한 회사가 세상을 바꾼다』, p17, p28

⁶ 『Return on Character』 (프레드 킬, Harvard Business School Pr, 2015)

⁷ “세계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회사 15위” Zappos.com 토니 셰이, Posted May 17, 2011 By beSUCC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