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ndby 효과적 기관 운영을 위한 실마리 찾기

글작성자 신청일 Jul 29, 2015

인터뷰_한석근 박사(전라북도교육청 공공도서관)


학자 인터뷰의 경우 지금까지는 평생학습 관련 교수만을 대상으로 진행해 왔습니다. 후학을 양성하는 일도 하지만 분석과 연구를 바탕으로 메시지를 발신하는 역할을 많이 하고 있기에 웹진 는 그 학문적 내용에 관심을 두었습니다. 그러나 평생학습과 관련한 메시지는 비단 교수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물론 일정한 체계와 퀄리티가 갖춰져야 하겠지만 평생학습 현장에 유용한 콘텐츠는 현장 실무자가 길어 올릴 수도 있고 일반 연구자가 체계적으로 접근할 수도 있는 일입니다. ‘공감’에 포인트를 둔다면 현장을 기반한 연구물에 더 마음이 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후로는 특정 직업이 아닌 콘텐츠와 메시지 중심으로 인터뷰 외연을 확장시키고자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만나게 된 한석근박사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한석근박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한국평생교육학회에서 발간하는 학술저널 <평생교육학연구>에서 하나의 논문을 보았기 때문인데 그 논문 제목은 평생학습관 운영의 비용-효과성 분석, 전북지역 평생학습관 운영을 중심으로(204, 2014.12.)입니다. 인터뷰 기사는 이 논문을 중심으로 이뤄져 있기에 독자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논문의 주요 논지를 소개하고자 논문에 게재된 요약 글을 그대로 옮겨 싣습니다.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 전문은 한국평생교육학회 홈페이지(https://kssle.jams.or.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연구는 평생학습관 운영에 대한 비용-효과성 분석을 통해 평생학습관의 기능과 역할을 강화하고 평생교육의 국가지원체제로서 평생학습관의 차별화된 역할 구도를 재정립하고자 시도 되었다연구목적은 첫째평생학습관의 지정 공공도서관과 미지정 공공도서관의 평생학습 프로그램 운영현황을 비교 분석둘째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습자의 만족도를 비교 분석셋째평생학습프로그램 운영에 대해 지역별 비용-효과성 수준을 측정이를 토대로 평생학습관 역할 재정립을 모색한다이에 대한 연구 결과를 보면 첫째평생학습관은 평생학습프로그램 운영에 차별화와 특성을 확보해야 하고둘째지정과 미지정기관의 평생학습프로그램에 참가하는 학습자의 만족도 차이는 없었으나지역구분에 따라 강사만족,운영만족시설만족성과만족의 일부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마지막으로 평생학습관 운영에 대한 비용-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주민의 요구가 반영된 평생학습프로그램을 개방 운영함으로 학습권을 보장하고평생학습프로그램의 특성에 적합한 비용의 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따라서 이 연구는 평생학습관의 본질적 운영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자체나 교육청의 행정적 지정 운영만의 행위는 한계가 있음을 밝히고 있다. 


지자체의 경우 직접 평생학습관(평생학습원 혹은 평생학습센터와 같이 이름은 다를 수 있다)을 설치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비해 교육청의 경우에는 직접 설치하기 보다는 특정 기관을 지정하여 운영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오랜 기간 도교육청에서 근무한 한석근박사는 도교육청으로부터 평생학습관으로 지정받은 도서관과 그렇지 않은 미지정 도서관을 구분하여 조사연구를 하였고 그것을 바탕으로 연구논문을 작성하였습니다.


정성원 : 박사님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한석근 : 전라북도 교육청 소속에서 근무한지 만 19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도서관 쪽에서 평생교육 관련 업무를 주로 담당했고요. 그러다 보니 필요성을 느껴 공부를 시작했고 전북대학교에서 석사와 박사 과정을 마쳤습니다. 공무원으로서 해야 될 본분에 대해 고민했고 정체되지 않은 공무원으로서 무언가를 개선해나가고 바꿔나가기 위한 목적에 부합된 게 평생교육 쪽이었던 것 같고요. 지금은 전북대에서 교육학 수업도 하고 있고, 지역에서 필요로 한 곳에 많은 활동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계획이나 원리 원칙을 고수하는 곳에선 부딪히는 일이 많아서 한편으론 외롭고 힘든 상황이지만 굴하지 않고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정성원 : 박사님이 최근 관심을 가지고 계신 주제는 무엇이신가요?


한석근 : 평생교육체제라든지, 평생교육의 특성, 규모의 분석이라고 할까요? 평생교육 재정이 투입이 되고 있는 규모를 분석하려고 공부중입니다.


정성원 : 박사님의 논문하고 유사한 부분이군요.


한석근 : 네 그렇죠. 다양하게 해보려고 했는데 깊이 있게 하나를 분석 하는 게 낫겠더라고요.


연구의 배경과 목적


정성원 : 평생학습 관련 자료를 뒤적이다 보면 평생학습 비용이나 효과에 대한 실증적인 연구가 별로 눈에 띄지 않더라고요. 그런 측면에서 저희가 주의 깊게 박사님 논문을 보게 되었고요. 이 연구를 하게 되신 배경이나 목적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한석근 : 가장 큰 목적은 평생학습관을 살리고 활용하고자 했고, 또 국가 평생교육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관점에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효과성-비용대비 목표 달성을 했는가를 말합니다-을 분석하기 위해 기준을 두고 비교 대상할 것이 있어야 하는데, 평생학습관 역할의 비교대상을 무엇으로 잡을 것인가. 학습관이라고 국가에서 지정 해주고 발전시키고 지역 주민에게 그 역할이나 효능을 전파시키려면 지속적인 관심과 관리, 지원이 있어야 될 텐데 그건 잘 안 되고 있는 현실이에요. 초기에만 반짝하고 (이후에)관리를 하지 않으면 국가평생교육기관 3개축 중 하나인 평생학습관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평생교육법이 2007년에 개정되면서 우후죽순으로 등장한 평생학습관과 유사한 형태의 자치센터나 부설 교육 센터, 이런 것들과 차별을 두어야만 평생학습관에 대한 관심과 국가의 지속적인 지원이 보장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정된 평생학습관의 역할이 얼마나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분석하고자 시도하게 됐고, 연구를 위해 여러 가지 변이를 통제하기 위해 도서관이라는 특수성을 가진 기관을 선정하게 됐습니다. 평생학습관으로 지정된 도서관과 지정이 되어있진 않지만 평생학습 프로그램 운영을 하고 있는 도서관 중 어떤 곳이 그 역할을 잘 하고 있느냐를 보기 위해 연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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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은 한석근 박사의 학위논문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


지정과 미지정을 구분한 사유


정성원 : 공공도서관이 평생학습관으로 지정된 곳과 미지정된 곳, 이것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그 차이가 크게 드러나진 않는 것 같은데요.


한석근 : 그게 모순이 생기는 지점인데, 초기의 평생교육법에서는 중앙단위 평생교육 센터, 지역단위 센터, 평생교육관 3개의 축으로 국가의 평생교육을 발전시키는 토대를 구축했다, 그렇게 나옵니다. 99년도에 평생교육법이 전부 개정되고 2000년부터 2003년까지 평생학습관을 지정했는데요, 그 기능을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보기 위해 공공도서관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 기관과 아닌 곳을 상호 비교했습니다. 평생학습관을 운영하는데 국가와 행정자치단체가 지원을 하는지, 지원을 함으로써 지역 주민들에게 학습관에서 하는 프로그램이 제대로 전달됐는지, 차별화하기 위해 그런 선택을 했던 것이죠. 지정과 미지정의 차이를 둔 것은, 지정이라 하면 상식적으로 봤을 때 전문성이라든지 조금 더 낫다라는 느낌을 주기 마련이라 그걸 수반하는 행정재정적 측면에서 얼마나 지원을 받고 효과가 있는지 끄집어 낼 수 있을지를 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정성원 : 논문이 좀 더 타당성이 있으려면 지정을 통한 행정이나 재정의 지원이 얼마나 투입되었는지, 그것이 미지정과의 차이에 어떤 작용을 했는지 등이 나타나야 할 텐데 그 부분이 안보이더라고요. 명목만 지정인지 아니면 특별히 투입된 요소가 있는지 등이 있어야 제대로 된 차이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석근 : 최근 들어 평생교육에 대한 국가 통계 작업을 시작하고 있잖아요. 제가 연구를 시작할 때만해도 국가적으로 그게 작동이 안 되고 있었어요. 그래서 비용에 대한 여러 가지 부분이 있는데 프로그램 운영, 이용자 개인과 기관에 투입된 프로그램 운영비용에만 국한해서 분석을 하게 된 거죠. 제 연구의 제한점으로 둔 것도 관장님 말씀대로 지방비가 들어왔는지, 국가의 재정이 들어왔는지 구분이 안 되더라고요. 그게 한계점으로 나와 있기 때문에 그것까지는 언급을 하지 못했습니다.


효과성과 효율성


정성원 : , 알겠습니다. 이제 재밌는 얘기가 될 수 있을 텐데요. 효과성이라고 하는 것은, 한 기관이 목표를 실제로 달성했는지를 의미하는 개념인거고 효율은 예산이 어떻게 쓰여 졌는가, 이게 효율에 대한 문제인건데요.


한석근 : 생산성, 그러니까 나왔던 것이 얼마나 비율로 높았느냐, 적은 돈으로 얼마나 많은 효과를 냈는지 효율과 효과의 차이가 미묘하게 있고요. 그것도 투자된 자원에 대한 결과로 나온 것이지 비율로 따지는 게 아니더라고요.


정성원 : 효율은 예산과 자원의 투입 정도로 얘기하는 거고, 효과는 기관의 목표 달성 여부에 대한 거라는 원론적인 것에 있어서는 이견이 없음에 동의를 했는데, 이것이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논란이 될 수 있는 거죠. 평생학습관의 효과에 대한 평가를 어떤 척도로 할 것이냐에 대해서 말이죠.


한석근 : 이용자의 만족도를 가지고 하는 거죠.


정성원 : 이용자의 만족도 외에 다른 측면으로도 얘기할 수 있는데요. 이를테면 박사님의 논문에서는 만족도 조사 = 효과로 해석을 하는데 평생학습관의 효과를 만족도로만 평가하는 것은 한계점이 분명이 있을 것 같습니다.


한석근 : cost = effectiveness(비용=효과성)라는 기법은 산술적으로 나오는 것이 아닌, 예를 들어 정량적 수치는 어떠한 것을 보더라도 이해가 가능하잖아요. 근데 정량적이지 못한 걸 파악하기 위해선 정성적인 것을 수치화로 표현하죠. 수치화로 표현을 한 다음에 비용대비로 나눈 것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라는 선행연구가 있습니다. 아까 말씀하셨던 것처럼 설문 안에는 환경, 프로그램 구성, 이용자 만족도 등 선행되어왔던 여러 가지를 반영해서 설문지를 작성했는데 내용을 보시면 염려하시는 부분이 아마 담겨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관의 특성에 따른 효과 분석


정성원 : 원론적으로 효과라고 하는 것이 한 조직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 추구하고자 하는 목표가 어느 정도 달성되었는가에 관한 이야기라면 해당 기관이 어떤 목표와 방향을 가지고 가느냐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기관의 동질성도 있겠습니다만 기관별 다른 특성과 상이성도 존재하는데 이것을 일률적으로 재단하는 것이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석근 : 말씀하신 것처럼 기관의 특성과 지역의 특성을 구분해줘야 합니다. 제가 공공도서관을 기준으로 한 것은 여러 가지 환경 요인을 통제하기 위해, 특히 지정된 곳과 미지정된 곳에서 평생교육 프로그램의 차이를 비교하게 된 것입니다. 지역의 특성에 따라서 평생교육 목표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인정은 하는데 기관의 특성, 도서관이라는 특성을 비교했을 땐 지역 간에 큰 차이가 없다는 판단이 듭니다. 연구 환경을 통제 해놓고 성인 대상 프로그램에 대하여 예산대비 이용자들의 만족도를 분석한 겁니다.


정성원 : 공공도서관이라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그런 동질성을 중심으로 분석하셨다는 거죠?


한석근 : 그렇죠. 그걸 통제한 거죠. 연구 환경을 통제 해놓고 프로그램 운영, 특히 성인 대상 프로그램만을 대상으로 예산 대비 이용자 만족도를 분석을 한 것입니다.


정성원 : 전제가 달라지면 사용하는 방법도 달라져야 할 텐데요. 저는 여전히 해당 기관이 존재하고 있는 지역의 규모, 지역의 조건, 지자체의 지향, 지역민의 욕구 등 차이가 있는 것을 동일화 시키고 있고, 게다가 효과성에 대한 평가를 학습자의 만족도로 치환시켜버리면 평생학습기관의 구체성이 너무 휘발되어 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한석근 : 그렇게 되면 논리적으로 너무 커져버리거든요. 도서관이란 특성적 한계를 갖고, 넓은 차원에서 평생교육기관 밑에 평생학습관이 있다고 하면 평생학습관에서 추구하는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주민의 만족을 얻게 되어있기 때문에 그것만을 가지고 연구를 한 것이니까, 예를 들어 말씀하신 지역의 농어촌 도서관의 특성, 그건 그 프로그램 자체를 가지고 분석을 해야겠죠. 지역 주민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분석해야 될 텐데 지정과 미지정도 그 지역에 있는 도서관을 분석했고 같은 권역, 김제면 김제, 전주면 전주 이렇게 표본을 잡았어요. 읍면도시에는 도서관이 공존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지역의 특성, 농업으로 중심을 한다든지, 임업이라든지, 인구수가 얼마라든지 그에 따라 구분을 했죠. 오차를 줄이기 위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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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교육문화회관에서 만난 한석근 박사


만족도에 대한 설문조사 항목

효과성 측정을 위한 학습자 만족도 설문 내용은 <평생학습 내용의 만족도>, <강사에 대한 만족도>, <교육운영 및 방법의 만족도>, <평생교육 시설에 대한 만족도>, <기관서비스 및 접근성에 대한 만족도>, <교육성과에 대한 만족도>, <평생학습에 대한 요구 제안> 등의 카테고리에 총 46문항이 담겨 있고 1,100부를 배포하여 지정기관은 84.2%, 미지정기관은 85.3%의 회수율을 보였다고 합니다.


정성원 : 설문 문항을 자세히 봤는데 평생학습 내용에 대한 만족도부터 평생교육에 대한 제안까지 총 46문항, 모두 5점 척도로 되어 있더라고요.


한석근 : 수치로 정량화시키기 위한 방법입니다.


정성원 : 주관적인 판단입니다만, <교육 성과에 대한 만족도>가 다른 카테고리 조사 항목의 결과를 수렴하는 측면이 강하다고 보는데 이게 모두 5점 척도로 평가되는 것, 학습자의 만족도 조사가 효과 분석의 근거로 제시되는 거라고 한다면 문항이 보다 입체적으로 구성되는 것이 어떨까 싶기도 했습니다.


한석근 : 2013년도까지 평생교육 프로그램 만족도를 조사한 선행연구를 참고한 것이기 때문에 설문에 대한 타당도와 신뢰도는 확보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교육기관의 인상이라든지 여러 가지 환경도 평가 항목에 들어가야 해서 이에 대한 만족도도 영향이 있겠구나, 판단이 들어 반영하게 됐습니다. 저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관의 담당자로 있어보니 이게 실제로 영향이 있던 측면이 있었습니다.


정성원 : 이런 만족도 조사를 통해 얻은 교훈이 있으신가요?


한석근 : 설문을 진행할 때 강사와 관리자가 배제된 상태에서 설문이 이루어져야겠다, 그래야만 학습자들의 의견이 있는 그대로 전달이 될 거 같고 그렇지 않고는 왜곡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정성원 : 저희도 프로그램 끝날 때나 연말에 수강생의 평가를 조사하는데 정말 못하는 기관이 아니면 대체로 8,90점 이상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석근 : 강사와 학습자의 프로그램의 만족도는 거의 비슷하게 나오죠.


정성원 : 학습자가 매번 새로운 사람이 아니라 반복 학습하는 사람들이 많기도 하고 강사나 실무자와 친밀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냉정한 평가를 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기도 한데요, 소도시의 경우엔 평가 점수가 더 높게 나오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한석근 : 그렇죠, 맞아요. 프로그램이나 기관 직원들에 대해 호의적인 사람들이 남아있게 됩니다. 프로그램이 불만족스러워 나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관계 맺음이 잘 안 되서 나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남아있는 사람들에겐 당연히 호의적인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만족도 조사의 객관적인 현실 반영 문제


정성원 : 만족도 조사라고 하는 것이 그 기관 혹은 내용에 대한 정확한 반영이라기보다 호감도 조사라는 측면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이것을 중요한 지표로 설정하고 효과성을 등치시키는 것은 한편으로 위험성이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한석근 : 그렇게 보시면 어쩔 수 없는데, 지금 상황에서 가장 현상을 반영하기 위한 연구 방법이지 않을까 라는 질문으로 시작했습니다. 어느 정도 감안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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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중인 한석근 박사()와 수원시평생학습관 정성원 관장()


비용분석 강좌당 평균 비용 문제


정성원 : 논문에서 비용 분석을 보면 총 비용대비 강좌 수, 강좌 당 평균 얼마다, 강좌 당 평균 비용이 중요한 지표로 사용되고 있는데요.


한석근 : 단지 프로그램에 투입되는 돈을 가지고 분석한 거니까요.


정성원 : 저도 평생학습관을 몇 년 운영하다 보니 프로그램별로 소요되는 비용과 품의 차이가 크게 나타나는 것이 보입니다. 이곳에서 하는 전주, 신화를 만나다라는 프로그램 팜플릿을 보니 전시회는 물론이고 강연과 학부모 특강, 작가와의 대화,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녹아들어 있습니다. 이런 프로그램은 기획 단계부터 품이 굉장히 많이 들어가게 되는데 사실 취미여가로 표현되는 프로그램은 상대적으로 기획과 운영이 심플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비용분석의 경우 단순한 프로그램 숫자로 평가하는 것은 현실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방법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한석근 : 제가 연구에서 다룬 프로그램은 단발적인 프로그램은 제외하고 14, 15주 연속성이 있는 프로그램으로 선정했습니다.


정성원 : 연속성의 문제도 있겠습니다만, 저희도 취미교양 프로그램을 진행하거든요. 강사 한 분만 계시면 프로그램 운영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죠. 하지만 단순한 교양이나 지식의 축적을 넘어서는 학습은 사실 기관이 상당히 애를 써야 하는데 프로그램을 단순 비교해서 수가 많다 적다로 비교하는 것은 양적 확대에 관심을 두게 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한석근 : 그렇죠. 예를 들자면, 6진분류표에 나오는 기술, 직업 교육과 같은, 예를 들어 제빵교육 등을 한다면 당연히 많이 들어가게 되겠죠. 그런데 여기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을 보면 1번 기초문해교육 항목은 건수가 없더라고요. 사회참여도 거의 없고, 대부분이 취미여가였어요. 그렇게 대동소이 하다 보니 연구하기 편했을 거라는 생각도 들고요. 그런 차원에서 단가라든지 운영비용이 차이나는 부분이 크게 없었습니다.


한국의 모든 평생교육관련 프로그램은 일정한 기준과 체계에 의해 6가지 영역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이것을 6진분류표라고 합니다. <01 기초문해교육>, <02학력보완교육>, <03 직업능력교육>, <04 문화예술교육>, <05 인문교양교육>, <06 시민참여교육>로 나눠져 있는데, 한석근박사 연구대상 기관의 프로그램은 대부분 문화예술이나 인문교양 영역으로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운영비용의 차이가 없다고 합니다. 이번 조사를 통해 나타난 지정/미지정 기관의 6진분류 비율을 보면 01은 7%/2.4%, 02는 0%/0%, 03은 9%/7.4%, 04는 63%/39%, 05는 21%/50%, 06은 0%/1.2%로 조사되었습니다.


정성원 : 박사님이 분석하실 때 강좌 당 들어가는 비용이 중요한 기준점인데 강좌에 투여되는 질이 다름에도 모든 강좌를 동일하게 해석하는 분석 방법이 타당할까 하는 의구심이 들어서 의문을 제기해 본 것입니다. 또 수원시평생학습관은 약 4천 평 정도 되거든요. 여기는 강좌를 만들고 운영하시는 분들 이외에도 건물 관리, 청소, 경비 이 비용도 굉장히 많이 들어갑니다. 단순히 강좌를 운영하는 것 뿐 아니라 강의실을 대관해서 학습문화를 증진시키는 것도 저희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인데 비용 분석에 있어서는 단순히 강좌 수만을 놓고 분석을 하다 보니 이런 부분이 반영되지 못하는 요소들이 있고, 모든 항목들을 다 확인해서 연구하긴 어려운 측면이 당연히 있겠지만 이런 분석틀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일반화 될 경우 자칫 불필요한 오해를 낳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석근 : 평생교육법에서 평생학습 기능 중에서 프로그램 운영 측면만 강조가 되어있어서 연구에서 제한을 둔 부분이 있고, 관장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평생학습을 증진시키기 위한 강의실 대관 등 학습자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주는 비용을 파악하는 게 맞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다 보니 다양한, 좀 더 세밀하고 광범위한 연구가 이뤄지지 못한 측면이 있는 점은 인정합니다.


정성원 : 한계를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고, 이런 분석을 시도한 연구가 별로 없고 소중한 논문인데 이런 담론이 비용이 적게 들어가는 것이 효과가 있다’, 이렇게 활용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한석근 : 그 개념은 제 논문의 논의 부분에 나오는 건데요. 여가라든지 인문 교육과 같은 프로그램 운영에 기본적인 평균 비용으로 제시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동일한 지역 내에 자치센터나 평생교육기관이 이름만 틀리지 운영되는 프로그램이 대동소이합니다. 그걸 방지하기 위해서는 각 기관의 특성이 반영된 평생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관의 특성과 지역의 특성, 그 두 가지가 반영 되어야겠지요. 그 특성이 구분되면 예산에서 중복 투자를 방지하고 좀 더 다양한 부분에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성원 : 평균 비용, 이런 것은 중요한 함의를 갖고 있다고 봅니다. 조금 전에 우려를 표한 것은 저희도 위탁기관이니까 시청에서, 혹은 시 의회에서 비용을 이렇게 사용하는데도 불구하고 프로그램 수가 왜 이것 밖에 안 되냐는 논리로 말 한다면, 사실은 교육의 효과라고 하는 것이 적은 비용으로 많이 한다는 것도 올바른 것은 아니거든요. 박사님이 말씀하신 것이 그런 논리를 타당하게 하는 도구로 활용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석근 : 제 연구의 제언 부분에 나오는 내용이 제 연구는 전북 지역만을 대상으로 진행한 것이기 때문에 평생학습기관의 비용에 대한 전수 조사를 하자는 건데요, 그럼 오차가 줄어들 거라고 봅니다. 전국 단위 기관 조사를 해서 평균 비용을 내면 여러 기관이 참고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제가 그런 의도에서 연구를 한 것은 아니지만 왜곡할 수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정성원 : 그게 아주 중요한 얘기는 아니지만, 어쨌든 효과 분석이라고 하는 것이 꼭 비용으로만 제기 되는 것의 오해랄까, 그런 게 불안했던 겁니다.


한석근 : 제가 이 연구를 하게 된 궁극적 이유는, 그렇게 만이라도 연구를 해야지 재정이 균일하게 사용될 여건이 마련될 방법을 마련하고자, 재정이 균일하게 확보될 수 있는 기반 마련을 위한 연구, 중앙 정부 예산이나 자치 단체 예산 확보를 위해 행정재정적인 측면을 반영하고자 한 것입니다.


정성원 : 비용분석을 제대로 해서 재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현재 평생학습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임금이 얼마인지, 복지는 어떤지, 재교육을 충분히 받고 있는지, 이런 것들도 분석이 돼서 각 지자체별로 이걸 제대로 하고 있는지 논의하는 부분도 함께 발란스를 맞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개인이 홀로 제안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겠지만요.


한석근 : 이게 선행이 되고 이슈가 돼서 전수조사가 실행되고, 종사자들 여건 개선도 되고, 혁신이라든지 변화를 하려면 환부를 도려내야 하는 것처럼 현실도 어느 정도 공개가 되어야지 자각과 자정이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연구 과정에서 보면, 일본에서도 전후, 해방이후에는 주민들을 교화하고 같이 공부하는 공간으로 기관을 사용하다 80년대 사회교육법이 바뀌면서 기관이 단순 대관 정도로만 변질이 되었잖아요. 그 이후로 한 단계 발전되어 90년대부터는 학습 공동체, 지역사회, 우리나라로 보면 평생학습도시의 중앙단위 역할을 하는 것처럼 되고 거기에 관리자를 두었다 빼기도 하고, 혼란기가 있었던 것처럼 우리나라도 그런 게 아닌가 싶더라고요. 이런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야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관장님께서 단지 돈으로 효과성을 분석하는 게 정답은 아니라고 하신 말씀엔 동의를 합니다.


예산의 효율적 사용에 관하여


정성원 : 연구 내용을 살펴보면 어떤 기관은 비용을 높게 쓰기도 하고, 어떤 기관은 낮게 쓰기도 하는데 요인이 여기에 정확히 나오지는 않습니다만, 박사님이 보실 때 이걸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노하우랄까, 실용적인 팁이 있지 않을까요. 연구를 하시면서 들었던 영감이랄까 이런 것도 좋습니다.


한석근 : 연구보다도 제가 운영을 해보면서 느낀 점인데 관리자의 역할이 크지 않나 싶습니다. 어느 정도 기본적 지식이 있는 관리자와 그렇지 않는 관리자와의 운영에는 격차가 분명히 있습니다. 비용효과적인 측면에선 그런 역량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환경도 준비가 잘 되어야겠죠. 환경이라고 한다면 회의실이라든지 강의실, 기자재 등 공간적으로 마련된 것, 시설적인 것을 의미하고요. 최고 관리자와 중간 관리자의 역량, 잘 마련된 환경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정성원 :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석근 : 여러 연구자들이 하는 말이 그래요. 지식기반사회에 정보를 추구하고, 생활이 다변화하기 때문에 평생교육을 더욱 더 강조해야 된다. 모두가 평생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너무도 잘 알아요. 그렇지만 그걸 직접적으로 실행하려고 하는 과정엔 관심을 두지 않더라고요. 안타까운 부분이죠.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너나할 것 없이 관련 종사자들이 확장되고 발전될 수 있도록 공통의 논의를 제기하고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정성원 : 귀한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석근 : 먼 길 찾아와 주셔서 제가 고맙습니다.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인터뷰_정성원(수원시평생학습관 관장)

정리_장지향(수원시평생학습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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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 2015.08.04 11:09
    현장을 기반으로 한 흥미로운 연구네요. 인터뷰어가 제기해던 문제의식이 반영된 또 다른 연구가 진행되길 기대해봅니다.

누구나학교는 스스로 그리고 더불어 배우는 시민주도 평생학습 플랫폼입니다.
 지식, 재능, 경험, 삶의 지혜를 나누고 싶은 누구나 학교를 열고
 배움의 기회를 갖고 싶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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