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가수, 싱어송라이터, 작사가, 작곡가, 연주가... 곡을 만들고 부르고 공연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이들이 뮤지션이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그 능력이 부러워진다. 그런데 한편으론 특별한 사람들만 뮤지션이 되나? 멀리 공연장과 텔레비전에서만 만나야 하나? 우리 주변에는 없을까? 혹시 내가 할 수는 없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근사한 무대장치와 빵빵한 사운드가 없어도, 내가 생각하고 상상했던 음악들을 표현하고 만들고 소소하지만 함께 연주해보고 싶었다.
<아무나 뮤직>은 음악에 서툴러도 괜찮고 음악이 버거워도 괜찮다. 아무나 함께 모여 딩가딩가 둥둥둥 느린 템포로 배우며, 꼭 어느 수준까지 도달해야 한다는 욕심을 버리고 음악을 즐기는 자리이다. 프로그램 이름처럼 아무나 할 수 있고 아무나 즐길 수 있다.
“그래 놀자, 놀아 보자. 놀면서 배우면서 즐겨보자.”
그냥 마음 놓고 거실 소파에서 기타를 튕기는 안락함과 창작의 만족을 느끼며 놀아보아요.
“괜찮아요. 아무나니까. 우리 천천히 가요.”
사회생활도 빡센데 여기서라도 느슨하게 천천히 나와 우리의 템포를 찾아보아요.
<아무나 뮤직>의 강사 동네뮤지션 김동현 선생님은 누구나 쉽게 음악을 접하고 누릴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본인의 이력도 다양하다. 수원환경운동센터 활동가이자, 수원시평생학습관의 청소년포크기타 강사이면서 자원순환밴드<인간⋅쓰레기>, <주말엔 블루스> 리더이기도 하다. 또 ‘출장 작곡’ 프로젝트에서는 지역에서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노래로 만드는 활동을 한다.
수업은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출장 작곡의 한 에피소드인 “남궁 순의 러브 송”이라는 한 할머니의 사랑 노래도 들어보고, 서로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관심사를 나누고, 자신이 할 수 있거나 하고 싶은 악기를 선택했다. 색소폰, 기타, 피아노, 우쿨렐레 등 자신이 고른 악기로 ‘Love me Tender’를 합주해보기도 했다. 이 때 악기를 처음 만져본 사람도 있었다.
기존에 있던 음악을 연주하는 것을 넘어 세 번째 만남부터는 작곡을 배우고 짧게 노래를 만들어 발표했다. 게임 형식을 빌려 릴레이로 각자 한 마디씩 작사를 하고 무작위로 선정해서 코드와 음정을 한 마디씩 작곡하였다. 이것을 수업 끝에 다 같이 노래하고 연주해보았다.
비가내렸네
사랑의비가
덜덜떨렸네
홀딱젖은몸
커피타줘요
네마음대로
피어나는꽃
내맘속으로
☞ 노래 듣기 https://soundcloud.com/blues-weekend/amuna-150415
<아무나 뮤직>은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 가지고 있던 음악에 대한 생각을 공감하고 나누는 시간이었다. 단순히 듣는 것을 넘어 동네뮤지션과 함께 음악을 만들고 자신이 원하는 악기로 연주하면서 창작의 즐거움을 맛보았다. 무엇보다 잘하는 사람 못하는 사람으로 나뉘지 않고, 천천히 느슨하고 편한 분위기에서 작업하면서 함께하는 것에서 오는 기쁨과 뿌듯함을 공유하였다.
《수강생 후기》
새로운 프로그램이 없을까 싶은 마음에 여러 기관에서 하는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찾다가 우연히 수원시평생학습관에서 ‘아무나 뮤직’이라는 프로그램을 보게 됐다. 평소 음악을 좋아해 음악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찾아 배우고 있던 차에 ‘아무나 뮤직’이라는 타이틀은 관심을 갖게 했다.
“어느 누구나 함께 음악을 만들고 같이 악기를 연주해서 곡을 완성한다…” 프로그램의 내용을 보고 등록을 하고 개강을 기다렸다. 어떤 방법으로 수업이 이루어질지 많은 기대를 가지고 첫 수업에 임했다.
다양한 연령대에 회원 10여명이 모였다. 8주간 커리큘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쉽게 곡을 만들 수 있는 방법도 배우고 한마디씩 멜로디도 붙여 보고 코드도 달고 가사도 만들어보고. 한마디씩 만들어 놓은 것을 연결하여 하나의 곡을 완성하고 각자 다룰 수 있는 악기로 연주도 해보았다. 부족한 부분은 강사님이 지도해주어서 악기를 다루지 못하는 사람도 참여할 수 있었다. 작곡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중압감이 있었는데 이렇게 쉽게 한곡이 만들어진다는 게 신기했다. 각자의 곡을 만드는 과정은 좀 힘들기도 했지만 이것이 창작의 고통이리라~~ㅎㅎㅎ
앞으로 남은 두 번의 수업에서는 곡을 완성하여 연주하고 발표회도 한다고 한다. 피곤한 삶 속에서 기다려지는 수업이었는데 이제 2회밖에 남지 않았다니. 아쉬움이 남는다.
작곡이란 이런 거구나~ 이제 맛만 살짝 봤는데...
이렇게 음악과 관련된 색다른 프로그램에 계속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김지연 님(아무나뮤직 수강생)
노래방에서 분위기를 주도하며 노래하는 사람들이 참 부러웠다. 음치, 박치인 내가 웃음 아닌 감동을 줄 수 있는 노래를 부르지 못하는 것은 음악을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악기 하나 다룰 줄 안다면 음악에 쉽게 접근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악기 하나를 익히는 것도 쉽지 않고. 나에게서 음악은 먼 이야기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무나 뮤직”
이름에서부터 뭔가 있을 것 같은 분위기에 ‘아무나’라는 단어에서 음악에 문외한인 나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8주 동안 음악의 여러 가지를 맛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았고, 프로그램의 설명글도 마음에 들었다.
“악기의 기능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화음, 리듬, 합주, 연주… 작사, 작곡까지…?”
자기소개시간에 배우고 싶었던 악기를 묻는 질문에 피아노라고 말하면서 나에게 과한 악기이고 짧은 시간에 연주는 가능치 않다고 생각했지만 난 지금 피아노를 연주한다. 코드를 연습하고 코드대로 치면서 팀에서 작사하고 작곡한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사실 말처럼 능숙하지는 않지만 피아노에서 굉음이 아닌 화음이 나와서 멜로디가 이어진다는 것이 신기하다. 한손으로 피아노 화음을 치고 다른 사람이 기타로 연주를 하고 서로 작사 작곡한 노래를 부르는 시간. 물론 연주가 서툴러 완성도가 크지 않다는 흠이 있지만 그래도 무에서 유를 만드는 것이 뿌듯하다.
나에게 피아노 연주만큼 획기적인 것은 곡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가사야 한글이니 뭐라도 쓰겠지만 음에 대한 개념이 전무한 사람에게 작곡이란 넘사벽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주 간단한 방법을 배워 작곡한 것이 실험적이라는 강사님의 설명에 마음이 우쭐해졌다. 물론 작곡은 쉽지 않은 영역이지만 전혀 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느껴지지 않는다.
-조진희 님(아무나 뮤직 수강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