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ndby <천원식당> 어려운 이웃의 마음을 세심히 어루만지는 식당

글작성자 평생학습동향리포트 신청일 Apr 22, 2015

어려운 이웃의 마음을 세심히 어루만지는 식당


천원의 굴욕과 거짓말 같은 진실


우리나라 화폐는 십원짜리부터 시작해서 5만원권까지 있습니다. 여기서 천원은 지폐로는 가장 작은 단위이긴 하지만 전체 화폐로 보면 No 3에 해당합니다. 보통 아주 미미한 액수를 칭할 때 껌값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곤 하는데 실상 넘버 쓰리 천원으로 껌 한통 사기도 어렵습니다. 기능성 껌들은 2,000원을 훌쩍 넘기도 하니까요천원으로서는 언감생심의 건널 수 없는 강입니다. 그러니 오늘 날 넘버 쓰리 천원이 어디가서 명함을 내밀기도 참 어렵게 되었습니다. 퇴계 이황선생의 굴욕입니다.

서로 뻔한 거짓말인줄 알면서도 별로 계면쩍어함이 없이 사용되는 말이 있습니다. 일종의 친숙한 거짓말인 셈입니다. ‘빨리 죽고 싶다는 노인의 푸념과 손해 보면서 판다는 장사군의 호언장담이 그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팔면 팔수록 손해 보는 업소가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많이 팔수록 매출에 비례해서 적자 폭이 커지는 식당.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일입니다. 많이 팔아 이문을 많이 보려고 하는 것이 장사의 속성이자 운명이고 법칙인데 이것을 거스르는 일이 어디선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원가분석을 확실히 해보면 사실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고요? 하지만 흙 파서 장사하는 것이 아니라면 원가분석이고 뭐고 할 게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 식당의 밥값이 천원이기 때문입니다. 껌 한통 사기 힘든 천원으로 따듯한 밥과 국 그리고 세 가지 반찬이 올라오는 밥상을 차릴 수 있을까 싶습니다. 가게세도 내야하고 각종 공과금에 인건비를 생각해 보면 원가분석이란 말이 참 허망하게 들립니다. 혹 많이 팔아 적은 박리라도 보는 것 아닌가 의심할 수도 있겠으나 4평 공간에 5~6개 테이블은 다매의 필요조건에 한참 못 미치는 요건입니다.


천원식당이라는 별칭이 회자되는 사회학적 맥락


현실의 법칙을 깨트리는 그 식당은 동화 속 이상한 나라에 있는 것이 아니라 광주광역시 동구 대인시장 내에 위치해 있고 이름은 <해뜨는 식당>입니다. 하지만 정식 명칭 보다는 천원 식당으로 더 많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정식 명칭이 있음에도 별칭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것은 어떤 사회학적 맥락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천원이라는 작은 돈으로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는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 상식을 철저히 깨트리는 그 옹근 정신에 대한 응원과 지지, 그것이 해뜨는 식당이 아니라 천원 식당이라 불리는 사회학적 맥락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식당 조건을 갖추고 있고 음식 가격을 받고 있으니 분명히 영업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팔수록 적자가 발생하는, 회계적 관점에서 보면 이익이 아니라 적자를 위해 영업을 하고 있는 식당, 그렇다면 그것을 영업이 아니라 무엇이라 불러야 할지 저는 아직 정확한 단어와 개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식당을 운영하는 분은 이제 고인이 되셨습니다(20153, 당시 73). 김선자씨는 그렇다고 살림이 넉넉한 분이 결코 아닙니다. 자식이 주는 용돈을 모아 적자를 메우면서 파격적인 삶을 살다가 암으로 쓰러지셨습니다. 다행히 천원식당이 지속되기를 바라는 고인의 유지가 실현되어 오늘도 대인시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그 식당은 구석진 곳에 있었지만 찾는 것이 힘들진 않았습니다. 인근 주민 누구에게 물어봐도 다들 잘 알려 주었기 때문입니다. 점심 무렵 찾아가 김 모락모락 피어나는 밥 한 그릇을 먹고 고인과 친분이 두터운 대인시장 상인회 회장이자 지금 천원식당을 운영하고 계신 홍정희씨를 만났습니다.


정성원: 고인이 어떤 분이셨는지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홍정희: 김선자씨는 원래 부잣집 외동딸이에요. 젊은 시절에는 소위 말하는 인텔리 수준의 삶을 살았고요. 보험회사 소장도 하고 마을금고에서 근무도 하고 또 무역도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여성이 조신하게 살기를 바라잖아요. 지금은 덜하지만 예전에는 여성이 무슨 일을 하면 터부시 하고 그런 것에 대해 질시하는 것이 많이 있었고, 그런 것으로 고생을 하다 사기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완전히 빈손이 된 거예요. 애들도 6남매인데 딱히 살아갈 방법은 없고 그래서 무작정 대인시장에 들어 온 거죠. 대인시장에 들어와서 그래도 얘기들하고 굶지 않고 살아갈 정도로 형편이 되고 그렇게 되기 전까지는 주변에서 많이 도와줬어요. 그러니까 이분이 그러더라고요. ‘내가 몇 살까지 살지 모르지만 지금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에게 어려움 없이 마음 것 식사를 배불리 먹을 수 있도록 하는 일을 해봐야겠다.’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 ‘도와주는 것도 어느 정도가 있지. 천원에 팔아서는 매달 수십 만 원 이상 적자가 날건데 어떻게 내가 다 도와주겠냐. 그래도 하려면 원가는 되게 해봐라이게 어떻게 보면 상식적인 이야기잖아요.

그런데 그래도 정 안되면 좀 도와주라그러면서 20108월께에 식당을 차렸는데 상상 외로 적자가 나는 거예요. 다행히 저는 논이 좀 있어서 쌀 같은 것을 도와주고 정 안되면 집에 있는 반찬도 갖다 주고... 사정을 알게 되니까 저만 그런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도 조금씩 도와주는 사람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12년도에 갑자기 아파서 병원에 갔는데 대장암 말기에 6개월 정도 생존가능성이 있다는 선고를 받게 됐어요. 6개월이라는 시한부 인생도 그렇지만 너무 몸이 아프니까 식당을 계속 할 수 없었지요.


천원식당_김선자.JPG

고인이 된 김선자씨. SBS <궁금한 이야기 Y> 프로그램 캡처


그런데 제가 왔다 갔다 하면서 그 천원식당을 보니까 밥을 드시려는 어르신들이 그 주변을 자꾸 맴도는 거예요. 어떤 분은 저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어떤 분은 시장을 막 헤매고 다니고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이건 아니다 싶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도와 달라고 그랬는데 마침 신세계백화점에서 실내 환경을 정비해 주어서 20136월에 다시 식당 문을 열게 되었습니다. 제가 감사한 것은 그 굶주린 사람들이 따듯한 밥을 먹고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니 꼭 재벌들이 회사 하나 인수한 것만큼 좋더라구요. , 큰 것만 가지고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아니구나. 내가 조금 희생하면 이런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는데, 그런 마음이 드니까 적자가 나도 별로 신경이 안 써지더라구요. 더군다나 제가 하니까 우리 상인회 임원들이 도와주기 시작했어요. 임원들도 식품 남은 것이 있으면 갖다 주기도 하고. 그러면서 적자가 점차 작아지더라구요.


우리 선자씨가 천원식당에 대한 애착이 강했어요. 여기 천원식당 다시 열었다는 소식을 듣고 치료 와중에도 전화를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자기만 오면 이제 좋아그랬죠. 선자씨가 그렇게 소원하던 천원식당이 다시 문을 열고 선자씨도 기적처럼 건강이 호전 되서 2014년부터 밥집에 다시 출근을 했어요. 근데 건강이 좋아지니까 가족들이 얼마나 좋겠어요. 그래서 외국에 효도관광을 갔는데 거기서 건강한 사람도 위험할 정도의 심각한 식중독이 걸린 거예요. 10일 동안 사경을 헤매다가 치료를 위해 귀국했는데 그 여파로 치료를 받아들일 체력이 안 되는 거예요. 식중독 치료가 급한 것이 아니라 항암치료를 해줘야 하는데 그런 체력이 안 되니까 암이 급속히 확산되었어요. 그전까지만 해도 병원에서 이렇게 항암치료가 잘되는 사람 보지 못했다며 이제 암 크기가 줄어들어서 따내기만 하면 되는 수준이 되었다고 했는데... 그래서 호스피스 병동으로 들어가게 되어서 제가 어쩔래 하며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어쩌긴 뭐 어쪄. 내가 빨리 낫어갔고 언능 밥 차려야지그러더라구요. ‘그려 니가 와야 밥 차링게 우린 안 할란다. 니가 올때꺼정 안 채리고 있을텡게 알아서 혀라그러면서 막 웃고 그랬는데... ’난 자네가 있응께 다 잊고 맡길라네. 우리나라에서 밥 굶는 사람이 없으면 그것만큼 행복한 것이 없제.’ 참 그것이 마지막 유언이 돼버렸고 그래서 이것은 정말 내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이 일을 하라는 하늘의 뜻이라고 저는 받아들였어요.


정성원: 식당 문을 다시 여는 것도 쉽지 않았을 텐데요.


천원식당_홍정희.JPG

홍정희: 제가 상인회 일을 맡아서 하고 있기 때문에 천원식당 일을 전적으로 맡아서 하는 것이 어렵거든요. 보통 사람들이 상인회 일이 별것 아닌 줄 알지만 내 영업을 포기하고 달려들지 않으면 살릴 수 없는 게 현재 전통시장의 상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천원식당을 한다고 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수소문하고 알아봐서 사람을 선정했는데 갑자기 오픈 전날 못한다고 포기를 해버리는 거예요. 시민들, 식당을 찾는 그분들과 약속을 한 일인데 말이죠. 그래서 제가 어쩔 수 없이 맡게 되었지요. 다른 방법도 없고 어떻게 할 수도 없으니 제가 그냥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다행인 게 생활적으로 여유가 있고 자녀들도 나누는 삶에 대해서는 매우 긍정적이에요. 봉사도 많이 다니고요. 남편도 우리가 심한 경제적 위기에 빠지지 않을 정도의 적자라면 즐겁게 하자고 격려를 해주니까 저는 편안하게 하고 있습니다.


정성원: 다시 식당을 개장했을 때의 반응은 어땠나요.


홍정희: 엄청 났죠. 만세 부르고 난리 났어요.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던 분들로서는 참 기쁜 소식이었지요. 그래서 그런지 이용하시는 분들이 식당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 같더라구요.

94세 되신 어르신 한 분이 계신데 식당에 오시면 반찬 흩으러 놓으면 아깝다고, 반찬이라도 남겨줄란다고 하시면서 꼭 국에다가 밥만 말아서 밥 한 톨도 안 남기시고 깔끔하게 드세요. 그리고 혼자 된 남자분들도 많이 오세요. 그런데 그분들은 막상 더 드시고 싶은데도 더 달란 소리를 잘 못해요. 그래서 제가 다니면서 밥은 맘대로 드십시오. 부족하면 더 드립니다. 국도 더 드립니다. 그러면 밥 반 그릇만 더 주면 안 되요이런 정도로 사람들이 다들 상대방 어려움을 챙기려고 그러더라구요. 또 비좁은 공간에 백여 명 정도 오시니 혼잡하기도 하죠. 그래서 식사하신 분들은 빨리 빨리 자리 비워주자그런 말씀들을 하세요.

천원식당에 식사하러 오시는 분들 중에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해서 휠체어 타고 오시는 분들도 계세요. 그런데 가까운 거리도 아니더라구요. 그분들이 얼마나 밥 한 끼가 그리워서 오시는 거겠어요. 정말로 몇 키로 떨어진 곳에서 오세요. 정말 눈물이 날 지경이에요. 저분들이 여기 오셔서 마음이 따듯한 밥을 드셨으며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반찬이 많지도 않지만 맛있게 드시고 가는 그분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이 있어요. 조미료 같은 거 안 넣고 순수한 우리재료, 엄마들이 만드는 그 손맛으로 그렇게 만들고 있으니까 건강하게 먹으라는 음식으로 생각하고 따듯하게 드셨으면 좋겠어요. 또 아프신 분이 계세요. 신장투석하신 분이 꼭 얘기를 하세요. ‘여기 와서 된장국을 먹어야 밥이 넘어가요그런 분들에게 따듯한 된장국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참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성원: 크고 작은 후원이 이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홍정희: 천원식당에 있으면서 배우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생활이 넉넉지 않은 분들이 꾸준하게, 2013년부터 지금까지 한 달도 빼지 않고 지속적으로 쌀을 후원해 주는 분도 계시고요, 중간도매 영업을 하시는 분은 화장지를 두 달에 한번씩 저희에게 보내주셔서 화장지를 한번도 돈 주고 사보지 않았습니다.

또 기억에 남는 게 있는데요. 지체장애 1급이어서 제대로 거동을 못하시는 분인데 정부나 여러 단체에서 식품이나 쌀이나 기타 구호물품을 보내 주는 것이 있잖아요. 그런데 이분은 자신에게 온 것을 모았다가 저희에게 가져가라고 하세요. ‘갖다 드려야 하는데 정말 죄송하다고 하시면서요. ‘그냥 쓰시지 왜 저희에게 주세요?’했더니 그분 대답이 참 짠하게 들려요. ‘저는 쓸 만큼 썼어요. 필요한 만큼만 쓰고 나머지는 나눠야지요.’

그리고 캐나다, 엘에이, 일본 이런데서 교포들이 오셔서 후원금을 주세요. 그래서 어떻게 알고 오셨어요 그랬더니 누가 인터넷으로 기사를 올려놔서 그 내용에 감동을 받아서 왔다고 그러세요. 외국에 살다보면 무시나 멸시 당하기도 하고 괜히 이유도 없이 손가락질 받을 때도 있잖아요. 그런데 이런 일이 있다고 하니 이렇게 좋은 일이 있어서 내가 한국 사람이 된 것이 고맙다하시는데, 일부러 여기까지 찾아 오셔서 후원해 주신다는 것이 참 감동이었습니다.

꼭 뭔가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런 따듯한 마음과 마음이 모여 밥집이 운영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혹시 변고가 있어서 밥을 못 차리더라도 그 후에는 누군가 계속 이어갈 수 있겠구나, 저는 그런 생각을 해요. 사실 천원식당은 저희들만의 일도 아니고 저희들 힘만으로 운영되는 것도 아니에요. 전국에 있는 따듯한 마음들이 모아져서 이 일을 하고 있어요. 그런 것은 잘 알려지지 않으면서 저희들이 다 하는 것처럼 보도가 되고 있어서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전국에 있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모아서 밥을 퍼내는 일을 하고 있고 그분들의 도움이 있기 때문에 이 일이 가능한 것이고 그래서 그분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천원식당_전경.JPG

천원식당 출입문. 출입문 우측에 후원자 리스트가 적혀 있다.


정성원: 천원의 의미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홍정희: 제가 선자씨에게 어차피 원가도 안 되는 거 차라리 받지 마러 부러라. 천원을 받아서 뭣 할래그랬더니 아니여, 얻어먹으면 내가 거지같은 마음이 들잖아. 그런데 밥값이 천원이면 다 낸 거잖아. 그러니까 천원내고 당당하게 밥 주쇼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당당함이 있어야 되잖에’. 지금 생각하면 그 말이 참 일리가 있더라구요.


천원식당이 단지 음식가격이 싼집이었다면 혹은 무료 급식소였다면 비록 박수를 칠지언정 굳이 광주까지 취재하러 내려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제 발길을 광주로 이끈 것은 가격이 아니라 그 천원에 담겨있는 가치와 철학이었습니다. 어려운 이웃의 처지를 낱낱이 십분 헤아리는 그 마음 씀이 천원식당의 보석 같은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고인의 마음과 극명하게 대비되고 있는 것이 최근 홍준표 경남지사의 무상급식 중단 선언입니다. 게다가 학교는 밥 먹으러 가는 곳이 아니다라는 발언을 통해 학부모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만들고 있습니다.

홍준표지사와 같은 당의 남경필지사는 무상급식은 국민적 합의, 되돌려선 안 돼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국민적 합의라는 표현은 모든 지자체가 다 무상급식을 실행하고 있다는 현실적 판단에 기초한 것일 수 있겠지만 홍지사와 같은 역행이 있는 것을 보면 아직은 그 국민적 합의정도가 바위처럼 단단하지는 않은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역사와 사회는 결국 사람의 권리와 행복의 질을 높이는 쪽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제가 배운 헌법에는 국민의 4대 의무 규정이 있고 교육은 그 4대 영역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의무교육을 헌법에 명기할 만큼 중요한 사안이라면 정부에서는 시민의 의무를 말하기 전에 그에 걸맞게 정부의 의무를 충실히 해야 온당한 일입니다. 군인에게 무상급식 운운하는 것은 그야말로 넌센스입니다. 의무를 이행 중에 있기 때문입니다. 학생이 학교에 가는 것도 국민적 의무를 이행하고 있는 일입니다. 물론 교육을 통해 개인의 입신양명을 꿈꾸고 있겠지만 개인적 꿈과 국가의 지속적 운영, 발전은 전혀 배치되지 않는 일이며 오히려 장려해야 할 일입니다. 학생들이 교육을 그만두고 꿈을 포기하는 순간 국가의 지속가능성도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백번 양보해서 선별적 무상급식을 한다고 해도 그것은 해당 학생의 마음을 다치게 해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그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않고 그 돈을 다른 곳에 쓰겠다고 하는 것은 양식 있는 행정가가 취해야 할 정책이 아닙니다.

경남지역에서는 어떤 초등학생이 엄마에게 돈이 좀 없어도 급식비 내줘. 와서 저녁을 안 먹을 테니까라는 말을 했다는 보도가 있었다고 합니다. 아무리 나이가 어리더라도 학교에서 급식비 신청하는 것이 무척 속상하고 자존심 상할 수 있습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홍준표지사는 참고 이겨내라라고 말을 할까요. 아니면 나는 배고파서 학교에서 수돗물로 배 채웠다고 점잖게 훈계할까요. 또 충암고등학교에서는 급식시간에 교감선생님이 학생들을 줄 세우고는 급식비 안낸 사람을 적발하는 반교육적 태도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선별적 급식의 폐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수돗물로 배 채우던 시절을 겪었지만 아이들의 급식을 단지 예산 낭비로 보는 사람도 있는 반면 가난의 기억을 호출해 자존심 상하지 않고 밥 먹을 수 있도록 세심하게 위로해 주는 사람도 있습니다. 홍준표지사가 이 식당에 와서 따듯한 밥 한 그릇 먹고 고인의 뜻을 한번 되새겨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번 해 보았습니다. 허무한 생각일까요?


_정성원(수원시평생학습관 관장)

수강신청이나 댓글을 달기 위해서는 여기를 클릭하셔서 회원가입 후 로그인을 하셔야 합니다.
회원가입 하신 분은 우측 상단에서 로그인을 하시면 수강신청 혹은 댓글을 다실 수 있습니다.
  • ?
    지나가다 2015.04.23 15:34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홍 지사는 따뜻한 밥 한 그릇에 담긴 깊은 뜻을 모를 것 같네요... 답답합니다.
  • ?
    퐁슬레 2015.05.01 19:22
    가슴이 울컥하는... 좋은 기사였습니다. 따뜻한 밥 한그릇을 남겨주신 김선자님, 순탄치만은 않으셨던 인생을 사셨음에도 이렇게 실천하실 수 있는 사랑과 용기가 넘치는 훌륭한 분이셨네요.
    그에 반해 사람을 아끼고 섬겨야 할 정치인이 무상급식으로 이슈가 되어 세간에 입에 오르내리는 현실, 정말 말 그래도 모순입니다.
  • ?
    김성민 2015.05.25 21:16
    천원밥집을 사랑하는 따뜻한 기사를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또한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고민하시는 모든분들에게 힘내시라고 화이팅을 보냅니다.

누구나학교는 스스로 그리고 더불어 배우는 시민주도 평생학습 플랫폼입니다.
 지식, 재능, 경험, 삶의 지혜를 나누고 싶은 누구나 학교를 열고
 배움의 기회를 갖고 싶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1. 1410
    대나무 쪼개기
    기간 2023-11-29~2023-11-29
    시간 17:00~18:00
    강사 이정민
    장소 2관 공방
    Read More
  2. 1409
    라탄 미니전등갓 만들기
    기간 2023-09-21~2023-09-21
    시간 13:00~16:00 (약 3시간 소요)
    강사 김은숙
    장소 2관 208호
    Read More
  3. 1408
    칼라링수채화&드로잉스케치
    기간 2023-09-06~2023-11-29
    시간 매주 수요일 10시~12시
    강사 이정희
    장소 세류로 분당선 매교역 근처 작업실 (세부주소:신청자 개별연락/주차가능)
    Read More
  4. 1407
    커피향기 나는 기타교실
    기간 2023-07-01~2023-11-25
    시간 매주 토, 11:00~14:00
    강사 안수희
    장소 2관 304호 퉁소바위 음악실
    Read More
  5. 1406
    퀼트로 소품 만들기
    기간 2023-07-03~2023-11-29
    시간 10:00~15:00 매주 월수
    강사 박순옥
    장소 2관 210호
    Read More
  6. 1405
    커피&칼라링 수채화(수요반)
    기간 2023-07-05~2023-08-23
    시간 매주 수, 10:00~12:00
    강사 이정희
    장소 수원시 권선구 세류로 분당선 매교역 근처 (세부주소:신청자 개별연락/주차가능)
    Read More
  7. 1404
    자이언트 해바라기 만들기
    기간 2023-06-29~2023-06-29
    시간 10:00~12:00
    강사 민현숙
    장소 2관 210호
    Read More
  8. 1403
    실생활에 꼭 필요한 금융지식 STEP!
    기간 2023-04-28~2023-04-28
    시간 15시 ~ 16시
    강사 윤가현
    장소 2관 210호
    Read More
  9. 1402
    영어야 놀자
    기간 2023-04-29~2023-06-24
    시간 11:00~11:50 (토요일)
    강사 이다인
    장소 2관 208호
    Read More
  10. 1401
    우화, 이젠 톡(talk)으로 만나요!
    기간 2023-03-29~2023-03-29
    시간 10~11시
    강사 김은주
    장소 2관 203호
    Read More
  11. 1400
    신중년 포크댄스 모여라
    기간 2023-03-10~2023-03-31
    시간 매주 금요일, 10:30-12:00
    강사 이영관
    장소 서호초등학교 내 수원청개구리마을 2층 댄스실
    Read More
  12. 1399
    MBTI를 활용한 자기 이해
    기간 2023-02-22~2023-02-22
    시간 14:00~16:00
    강사 박지현
    장소 2관 고고장
    Read More
  13. 1398
    학습동아리와 함께 하는 현대낙화(인두화) - (2/20)
    기간 2023-02-20~2023-02-20
    시간 15시~17시
    강사 조혜성
    장소 2관 209호
    Read More
  14. 1397
    이작가! 칼라링수채화(금요반/외부진행)
    기간 2023-03-17~2023-05-26
    시간 원데이) 매주 금요일:10시~12시
    강사 이정희
    장소 수원시 권선구 세류로 분당선 매교역 근처 (세부주소:신청자 개별연락/주차가능)
    Read More
  15. 1396
    이작가! 칼라링수채화(토요반/외부진행)
    기간 2023-03-18~2023-05-27
    시간 매주 토요일 10:00~12:00
    강사 이정희
    장소 수원시 권선구 세류로 분당선 매교역 근처 (세부주소:신청자 개별연락/주차가능)
    Read More
  16. 1395
    라탄 차롱 도시락 만들기
    기간 2023-02-23~2023-02-23
    시간 12:00~16:00
    강사 김은숙
    장소 2관 거북이공방
    Read More
  17. 1392
    와펜으로 나만의 에코백 만들기
    기간 2023-01-13~2023-01-13
    시간 14:00-15:00
    강사 -
    장소 2관 203호
    Read More
  18. 1394
    기(氣)체조. 통찰명상
    기간 2023-02-13~2023-02-27
    시간 매주 월,수,금 오후 7시~ 8시 40분
    강사 신 순 옥
    장소 2관 예체능실
    Read More
  19. 1393
    학습동아리와 함께 하는 현대낙화(인두화)
    기간 2023-01-31~2023-01-31
    시간 10시30분~12시
    강사 조혜성
    장소 209호
    Read More
  20. 1391
    민체 캘리그라피 기초 (저녁반)
    기간 2023-02-13~2023-02-13
    시간 월 19:00-21:00
    강사 허성희
    장소 2관 210호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77 Next
/ 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