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금슬금 변신하는 <거북이 공방>
학습관의 봄은 꽃향기와 함께 피어납니다. 볕 좋은 오후에 담쟁이 카페 앞을 지날 때 코 끝 가득 홍매화의 고혹적인 향을 접하면 계절을 실감하게 된답니다. 그런데 올해는 다소 색다른 향기가 학습관의 봄에 섞였습니다. 카페를 지나 조금 더 걸어 들어가 나오는 <거북이 공방> 문틈으로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전에 없던 냄새가?
킁.킁. 그것의 정체는 바로 나무 냄새!
무겁고 커다란 테이블로 가득하던 이름만 공방이던 <거북이공방>이 목공작업장으로 슬금슬금 변신을 했습니다. 우리 공방이 달라졌어요! 어쩌다 이런 일이!
▲<거북이 공방>의 전과 후
연구모임 그리고 활과의 만남
이야기는 작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손작업과 작업장 공간을 통해서 새로운 만남의 계기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고민을 가진 시민참여자, 지역활동가, 학습관 직원이 모여 책을 읽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작은 모임이 꾸려졌습니다.
기존 공방을 다시 구성해서 만들어 보고자 했는데 공간의 구성이란 게 상상만이 아닌 경험이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하여 생활생산, 커뮤니티 공간 관련 활동을 하고 있는 박활민선생님에게 특강을 청하는 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재활용 빠레트를 이용한 생활 목공방으로서의 <거북이 공방>의 변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거북이 공방> 목공반이 먹고 자라야 할 양식은 재활용목재 빠레트. 버려진 빠레트를 찾아 수원시자원순환센터 등 여러 곳을 돌아다녔으나 정작 학습관 수강생분들에게 얻을 수 있었다. 파랑새는 가까이 있다는 진리.
▲활의 여러 가지 구상 속에 공방의 큰 틀이 만들어졌다. 허나 이는 완성이 아니고 함께 하는 많은 사람들이 조금씩 만들어가는 공간으로 많은 이의 세심한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몸쓸 공작단>
<거북이 공방>은 폐목재를 분해하여 다양한 삶의 도구들을 만들고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연구모임을 중심으로 공간이 꾸려질 것입니다.
몸을 쓰는 노동을 통해 스스로 무언가를 생산하고 그것이 단순히 개인적인 차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공공적 활동을 해보자는 취지를 가지고 만남이 이어질 예정입니다.
모임 이름을 무어라할까에 대한 분분한 견해가 있었으나 일단 몸과 손을 통해 사고와 관계의 확장을 꾀한다는 공통적 열망이 있기에 이름은 “몸쓸 공작단”으로 낙찰되었습니다.
▲<몸쓸 공작단>의 첫 작품 빠레트 책꽂이
오픈식에 초대합니다!
<거북이공방>의 새출발을 알리는 ‘몸쓸 공작단’이 함께하는 몸쓸(?) 오픈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조촐한 먹거리와 여흥을 함께 해요.
참. 관련 특보를 하나 전합니다. 오픈식에 호기심을 안고 발걸음 하신 분들에게 공방의 “핵심 원천기술”을 과감히 전수한다고 하네요. 기대해주세요~
4월 28일 화요일 오후 2시. <거북이공방>. 드레스 코드는 “앞치마”
글_이재은(수원시평생학습관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