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ndby 경북대 현영섭 교수 “평생학습과 건강의 상관관계”

글작성자 평생학습동향리포트 신청일 Feb 10, 2015

학계 인터뷰_현영섭 교수(경북대학교 사범대학)

 

평생학습은 건강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학자 인터뷰를 위해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 여러 곳을 다니고 있는데 지금까지 가장 빈번하게 이용한 역사는 동대구역입니다. 허준 영남대교수, 김민남 前경북대교수에 이어 지난 2월 5일 현영섭 교수님을 인터뷰하기 위해 기차를 탄 후 하차한 곳은 동대구역 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얼마나 대구쪽 학자분을 만나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 
사실 제가 평생학습계의 학자분들에 대해서는 문외한인지라 인터뷰 할 때 처음 인사를 나누는 것이 일반적인데 현영섭 교수님은 일전에 포럼에서 한번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발표자와 토론자로 아주 짧게 만났었습니다. 그때 현교수님이 발표한 평생학습과 건강에 관한 내용을 인상 깊게 들었던 터라 언제 한번 기회가 되면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던 차에 마침 인터뷰  일정이 잡히게 되어 반가운 마음이 먼저 들었습니다.

 

본인 소개 및 최근 관심사

 

정성원: 먼저 교수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현영섭: 저는 고려대학교 교육학과에서 학사부터 박사까지 공부했습니다. 2004년에 박사학위를 받은 후 다양하게 일을 하다가 2007년 여름부터 한국교육개발원에 연구위원으로 일했습니다. 2009년 3월 경북대학교로 옮겨서 지금까지 계속, 올해가 7년째네요. 경북대학교는 평생교육학과는 없지만 대학원 내에 평생교육전공 트랙이 있고 학부에도 과목이 있어서 주로 그런 과목을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아주 간단한 약력이지요(웃음).

 

정성원: 박사학위 논문은 어떤 주제를 하셨나요?

 

현영섭 : 그때는 HRD 분야를 했는데요, 기업교육 중에서 학습전이, 즉 자신이 학습한 것을 어떻게 직무에 활용하는지, 기업교육 학습자의 학습전이가 어떻게 발생되는지에 초점을 두고 연구했습니다. 석사논문도 같은 주제였고요. 한 주제를 계속 파고 싶어서요.

 

정성원: 그럼 요즘에는 어떤 주제에 관심을 갖고 계신가요?

 

현영섭: 주로 소셜 네트워크 연구를 많이 합니다. 사회적자본에 대해서 한국교육개발원에 있을 때 처음 접했는데 그 연결선상에서 요즘 많이 유행하는 SNA(Social Network Analysis, 소셜네트워크분석), SNS와 평생학습과의 접목지점을 봅니다. 그리고 학습공동체, 지역사회에서의 마을만들기와 평생학습, 이것도 사회적자본과의 관련성이 있죠. 또 연구방법론이 평생교육이 조금 약한데요, 특히 저는 질적 보다는 양적 연구방법의 질을 어떻게 높일까. 이런 부분들에 최근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평생학습과 건강에 관한 국내의 연구 현황

 

정성원: 최근 관심사와 관계없이 질문을 드릴 텐데요(일동 웃음). 2013년도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서 ‘학습하는 국민이 건강합니다’라는 포럼을 할 때 교수님을 뵀던 적이 있습니다. 그 때 교수님이 평생학습과 건강에 관한 발표를 하셔서 주의 깊게 들었고 발표하신 내용 중 궁금한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고령화사회로 진입했고 복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서 건강에 대한 지표가 중요한 시점이 되었잖아요. 국내 학계에서 평생학습과 건강에 관련된 연구랄까 현황, 연구들이 가지고 있는 한계 등에 대해 설명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현영섭: 일단 지금의 수준은 해외에 비해서 일천하다, 특히 평생학습과 건강에 대해서는 연구 수준이 높지 않고 양도 적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데이터 수집이 매우 어렵다는데 있습니다. 국가 기관에서 정밀하게 데이터를 만들어서 활용할 수 있게 해주면 되는데 그것이 상당히 어렵습니다. 건강을 측정한다는 것이 정신, 육체로 나누어야 하고, 건강의 수준을 단순하게 건강하십니까 라고 묻는 것이 아니라 질병은 어떤 것을 가지고 있었는지, 치료는 어떻게 되었는지 이런 것들을 다 조사하려면 사실 개인 연구자가 조사하기에는 너무 한계가 많습니다. 말씀하신 포럼 발표도 고령화 패널 자료를 활용한 거였습니다. 그런데 패널자료는 아시겠지만 텀이 길고 우리가 원하는 문항이 들어있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대단히 큰 한계점입니다. 
그래도 2007-2008년 OECD, 유네스코에서 평생학습의 사회적 효과에 대해 크게 두 번의 연구를 했습니다. 연구 책임자가 영국의 탐 슐러라는 학자인데, 연구 주제가 소셜 아웃컴스 오브 러닝(social outcomes of learning)으로 그 안에 사회적자본도 있고 건강도 있었습니다. 그 때 한국이 연구 멤버로 참여하고 대표기관이 한국교육개발원이 되면서 국내외의 여러 연구들이나 실제 측정하는 설문지를 만들어서 연구를 했었고요. 또 성균관대 데이터 관련된 연구소-지금은 없어졌지만-에서도 비슷한 것을 참여해서 유럽에서도 그런 연구를 했었습니다. 참여하면서 학습과 사회적자본과 건강 등을 주제로 연구를 했었는데 그것은 이상하게 대외비 형태로 묶여서 저희가 접근이 안 됩니다. 어찌되었든 그런 정도의 대규모 연구들, 국책사업이라든가 외국의 연구와 연계해서 하는 수준의 연구들이 2000년대 말에 있었고 그 뒤에는 사실 한국에서 개인 연구자가 하기에는 아까 말씀드린 한계점 등으로 인해 실증적인 연구는 없었습니다. 
대신 질적 연구들, 면담을 통해서 하는 연구들은 정신적인 스트레스 등을 확인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이 때 재미있는 결과가, 평생학습을 할수록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오히려 많아진다, 정신적인 건강이 안 좋아진다는 통계 결과가 나왔었어요. 이것을 해석하기가 정말 힘들잖아요. 그런데 찾다보니 영국에는 관련 논문들이 꽤 있었습니다. 학습 자체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있다는 거죠. 문해력이 안되시는 분이 기초를 닦지 않고 중간에 들어온다던가 하면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고. 또 지금은 물론 아니지만 한국에서는 학습이 괴로움의 한 표현이었잖아요. 그런 선입견이나 관습이 남아있는 것. 또 학위과정이 그런 문제가 있습니다. 비학위과정은 소프트하게 돌아가는데 학위과정에 들어가면 벌써 경직되고 리포트를 내는 것 등 다양한 스트레스들이 단기적으로는 영향이 있다는 것이 영국이나 호주 등에서 발표가 되었었죠. 그런 점들이 개인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연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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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대학교 연구실에서 만난 현영섭 교수

 

평생학습이 건강에 끼치는 영향의 구체성 확보는 가능한가

 

정성원: 우리나라 평생학습 관련 통계를 보면 평생학습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저소득/저학력보다는 고소득/고학력 비중이 높게 나옵니다. 그 격차를 줄이려는 것이 제3차 평생교육진흥기본계획의 목표 중 하나입니다만 어찌되었든 고학력 고소득층에다가 평생학습에 직접 참여한다는 것은 적극성과 사회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인 셈이고 그렇기 때문에 평생학습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보다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할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할 수 있잖아요. 평생학습에 참여하면 건강할 수 있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유추해낼 수 있고 경향성은 당연히 그렇게 될 것인데, 평생학습을 한다고 해서 반드시 건강해진다는 인과관계성까지도 규명해낼 수 있는가 라는 문제가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현영섭 : 해외 연구들을 인용한다면, 평생학습도시에 대한 연구 등을 –인과적인 관계가 아니라  상관관계- 보면, 구체적인 매커니즘은 좀 더 연구를 해야 하지만, 범죄율, 사회적인 문제들이 감소하는 것과 함께 비평생학습도시에 비해서 개인 건강 수준도 상당히 좋아져서 보험금 지급율도 감소하고, 암 발생율, 기타 여러 가지 질병과 사고율(교통사고, 범죄사고)이 낮아지니까 그로 인한 후속 처리, 치료의 문제 등이 전체적으로 감소하고, 이런 것들이 상당히 강조가 됩니다.
경제적인 수준에 차이가 있어서 평생학습에 많이 참여해서 건강이 좋아진다는 것이 학문적으로 검증하기 어려워진 것이, 돈이 많은 것이 평생학습이 아닌 의료혜택 자체의 증가, 거주지역의 구분 등이 상당히 많이 관여 돼서 직접적인 연관성을 찾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정신적인 측면에서의 고령층의 우울증 해소나 저소득층이 평생학습에 참여할 경우에 건강이나 정신적인 측면에서의 향상은 아주 극적으로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원래 부자이고 여유가 있는 분들이 연결되는 것은 어려운데, 반대로 어려운 분들이 어렵게나마 참여할 경우 자기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받게 되는 것이 있고, 평생교육을 통해서 사회적으로 서로 유대, 의존, 케어해주는 이웃들이 만들어지게 되면서 그러한 부분이 확 올라가는 것을 많은 연구들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본 데이터의 적합성 여부와 연구 결과의 보편성 문제

 

정성원: 교수님이 2013년도 국가진흥원 포럼에서 발표하실 때 건강과 평생학습의 관계를 규명함에 있어 경제적 요인들을 포함시켜 연구하신 것을 보고 다른 연구들에 비해 좀 더 객관적인 근거를 확보했다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아까 교수님이 말씀하셨듯이 한국노동연구원의 고령화 패널 데이터를 가지고 연구를 하다 보니, 이를테면 대상층 평균 연령이 65세 정도가 되고, 참여자의 학력 수준도 초등학교나 중학교, 그러니까 현재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평생학습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데이터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한국에 대입하는 데에는 많은 한계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현영섭: 그렇습니다. 데이터의 한계성이 있지요. 고령화를 대상으로 한 것인데 사실 한국의 평생교육 통계가 65세에서 끊어지는 문제점이 있습니다(한국교육개발원의 조사 연령은 25세부터 65세까지이다-편집자 주). 그 뒤의 통계가 안 잡혀요. 물론 그 부분이 참여율이 쭉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그 연령대부터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이 되지만 하여튼 여러 가지 부족한 점은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사실 요즘 평생학습 통계를 보면 젊은층의 참여율이 대단히 높습니다. 직업이나 취업준비를 위한 직업교육 프로그램 참여 때문인데요. 이런 사람들에게까지 그런 모델을 적용하기는 굉장히 어렵겠죠. 그 부분은 추후 연구가 필요합니다. 대신 경제적인 측면으로 학력이나 이런 부분들에 따라서 고연령층에서 학력이 낮은 분들이 증가하는 것 말고 경제적인 측면에서 주는 시사점은 이중의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는 것입니다. 고령이면서 가난한, 또는 거기에 장애가 좀 있거나. 젊은층이나 중년층에서도 경제적인 요소와 그 외의 요소를 같이 봐서 그 쪽의 현상을 같이 봐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는 점이 그 연구를 통해서 설득력이 조금 높아진 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대구지역 통계이기는 하지만 최근에 구 단위로 통계를 뽑아서 살펴보면, 연령보다는 경제적인 수준이 강력하게 평생학습의 차이를 나타내게 되고 그것은 당연히 건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이것을 어떻게 풀어주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됩니다. 그래서 지역복지 측면에서 보면 평생학습과 복지의 연계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제일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지역 예산을 보면 평생학습 예산은 2-3억 정도이고 복지예산은 엄청 큰데 자세히 보면 복지분야에 평생교육이 상당히 들어가 있는 겁니다. 이것을 어떻게 연결시켜서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는 분들에게 평생교육 쪽에 혜택을 더 가게하고 그것이 복지와 연결되어서 건강과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가, 이런 부분은 상당히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여전히 평생교육 참여자들의 수입을 보면 300만 원 정도가 커트라인입니다. 수입이 300만 원 이상인 분들은 100만 원 미만의 평생학습자들에 비해서 참여율이 3배에서 10배까지도 뛰거든요. 연령의 문제라기보다는 구체적인 경제적 수준의 문제이니까 그런 것을 해소할 수 있는 정책을 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것이 그 연구 이후 제가 생각한 부분입니다.  
그것 말고도 다른 연구에서 경제적 수준을 독립변수로 놓고 평생학습 정보에 대한 접근 같은 것을 분석한 적도 있었거든요. 그 경우에도 절대적으로 영향을 줍니다. 경제적 자본을 통해서 차이를 만들어내서 이것이 계속 문화적 자본이나 사회적 자본 차이를 만들고 그것이 다시 평생학습 참여에 저해가 되는 것이죠. 건강이라는 것이 최종적인 변수이기는 한데, 건강에 평생학습이 직접 가지는 못하고 여러 가지 다른 요소와 결합되는데 특히 경제적인 측면과 같이 고려를 하는 것은 연령층에 관계없이 중요한 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국가 차원의 연구 혹은 기초 데이터 제공의 필요성

 

정성원: 평생교육과 관련해서 국가의 목표 중 하나가 2017년까지 참여율을 40%로 올리겠다는 것이 있는데요. 그렇기 위해서는 인프라도 잘 깔고 지원도 많이 해야 합니다만 국민들에게 평생교육이 이런 측면에서 굉장히 좋다는, 실생활에 와 닿는 설득 논리 중 하나가 평생교육에 참여하면 이렇게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구체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설명하는 것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교수님 말씀처럼 개인 연구자가 하기는 굉장히 어려운 측면이잖아요. 시간과 비용도 많이 들고요. 그러면 국가차원에서 대규모 프로젝트를 해볼 수도 있을 텐데 그런 시도는 없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런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는 것 같습니다.

 

현영섭: 그렇습니다. 사실 이것은 국가기관간의 문제도 조금 있는데요. 연구기능은 한국교육개발원에 있고 정책실행기능은 국가진흥원에 있잖아요. 진흥원 쪽에서 연구를 거의 안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교육개발원에서도 평생교육과 관련한 연구는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평생교육 통계가 교육 통계 하나로 나오는 경우라서 어차피 25-64세를 딱 끊어놓고 조사해서 아웃풋을 냅니다. 또 건강 등의 항목을 넣으면 비용이 엄청나게 증가하기 때문에 비용문제로 더 넣지도 못합니다. 그래서 평생교육 연구가 붕 뜨는 것입니다. 
사실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양적인 연구를 하시는 분들도 그렇지만 평생교육에 관심 있으신 학자분들도 이런 구조 속에서 양질의 정책적인 기반을 다질 수 있는 연구나 혹은 그것을 위한 통계 자료가 나올 수 있는가. 그런 부분도 조금은 손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건강에 대한 좋은 데이터들을 수집하기 위해서 두 기관이 따로따로 또는 어떤 형태로든지 데이터 연령을 확대하고 항목에 건강을 넣는다면, 그렇게만 할 수 있으면 연구자들이야 상당히 다양한 근거들을 제시할 수 있겠지요. 
질적 측면에서도 많이 연구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쪽에 관심 있으신 분들이 노력해야겠지만 몇 분들의 훌륭한 사례들을 모아서 그들의 학습활동과 내면에서 나타나는 정신적인 측면과의 관계, 건강과의 관계를 밀도 있게 보는 것도 충분히 근거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의미있는 대구의 장애인 전수조사

 

정성원: 국가진흥원이 상시적 연구기능은 못 가져도 이를테면 연간 프로젝트 하나 정도라도 주제별로, 예를 들어 한 해는 건강 관련된 프로젝트로 책임교수와 공동연구진을 꾸려서 해본다면 상시적으로 연구기능을 가지지 못해도 그나마 숨통을 좀 틔게 할 수 있을 텐데 그런 의지가 지금 없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한국의 평생교육을 리드하는 총괄기구인데 굉장히 안타까운 측면이 있습니다.

 

현영섭: 지역진흥원의 경우는 예산문제 때문에, 경기도의 경우는 좀 더 많지만 적게는 2억-2억 5천 정도에서 그런 연구를 하는 것은 어렵겠지요. 조금 다른 이야기이지만 대구는 올해 장애인 전수조사 연구를 합니다. 대구진흥원이 대구경북연구원 안에 있으니까 그런 면에서 장점은 있습니다. 특수 계층이긴 하지만 장애인이라고 하면 건강 등의 부분이 취약하다고 예상할 수 있지요. 장애인 학습에 대한 데이터는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장애인 시설에 들어가서 어느 정도 기간까지, 대부분 중학교 고등학교 수준까지는 데이터가 잡히는데 그 다음에는 없습니다. 결국 성인교육이나 평생교육 차원에서 장애인들에 대한 교육과 그들의 안정, 사회적인 활동, 건강, 복지 등에 대한 데이터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대구에서는 그래도 올해 한다는 것이죠. 전수조사(11만 명)이긴 하지만 실제로 응답을 다 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 수거는 1-2만 정도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시작합니다. 비록 장애인으로 한정되지만 이런 연구는 좀 의미가 있지요. 이런 것들이 가능한 것은 지역의 평생교육진흥원이 그래도 연구원과 같이 있어서 연구자들이 상호 자원을 결합하고, 이런 시도가 조금 있습니다. 그래도 역시 관장님 말씀처럼 진흥원과 교육개발원의 그런 기능은 보완이 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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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참여형 평생교육이란

 

정성원: 이제 주민참여형 평생교육과 관련하여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주민참여형 평생교육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먼저 개념을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현영섭: 구체적인 사례부터 말씀드리면 마을평생학습리더, 평생학습 마을만들기, 평생학습 코디네이터나 매니저 양성 이런 것들이, 주민들이 평생학습의 역량을 갖고 지역의 평생학습에 주도적으로 기획도 하고 모니터링도 하고, 또 지역 단위(구가 될지 동이 될지 모르지만) 평생학습 정책이나 사업에 대한 자문도 하고, 이런 것이 실제적인 모습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학문적으로 정의한다면 ‘평생교육 서비스에 학습자가 공동 참여 한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원래 기업 등에서 공동 참여라는 표현을 쓰는데요.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를 팔 때 보면 우리가 주문하면 팩으로 파는데 그 구성이나 이런 것에 우리는 영향을 못 미치거든요. 예를 들어 평생교육기관에 학습자가 가면 그냥 있는 프로그램을 쭉 보고 거기서 고르는 거예요. 햄버거 가게와 똑같아요. 그것도 질에 의해서 상당히 영향을 받겠지만 이제는 그 안에 있는 내용과 구성조차도 고객의 요구를 반영하는 것이 기업의 최근 동향입니다. 한국의 평생학습도 소규모 행정단위로 내려오면서 행정 지원력이 부족하죠. 전문 담당도 없고요. 그냥 프로그램만 주민자치센터에서 일 년 동안 몇 개 운영하는 정도입니다. 충분한 자원을 확보하고 학습자들의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선 지역 주민이 프로그램의 기획과 준비, 운영, 평가 등 여러 곳에 공동 참여하게 되는 그 개념을 주민참여형 평생학습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주민참여형 평생교육의 중요성

 

정성원: 그것이 어떤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건지요.

 

현영섭: 일단 큰 흐름으로, 한국이 소규모 행정단위로 평생학습 추진체제가 내려오고 있습니다. 구나 동, 또는 그 이하, 예컨대 아파트 단지, 주택단지 이런 단위에서 평생학습이 운영되고 서비스가 제공되는 지점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말하는 평생학습 마을만들기 사업들이죠.
중요한 것은 동 단위에서 이루어지는 사업이 주민참여형으로 될 때 제대로 돌아간다는 것입니다. 밀착형 평생학습이 되어야 하는데 그런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그리고 평생학습자의 요구를 반영하는 것이 평생학습의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풍부하고 의미 있는 평생학습이 되기 위해서는 그분들의 요구를 반영할 수 있어야 하는데 창구가 그런 방식으로 가능해질 것이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요구조사를 해보면 심화학습 필요합니다, 문해교육 필요합니다, 이런 다양한 요구들이 있는데 이것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미스매칭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심화학습은 사실 제공하기 어렵고요. 그러면 심화학습은 차라리 본인들이 기획을 해서 강사를 요청하고 강사비는 구나 동에서 제공하고... 그렇게 마련하는 것입니다.
서울지역의 사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안동의 경우 안동시평생학습축제를 주민이 다 기획합니다. 그 정도로 참여가 높습니다. 구리 평생학습 매니저들도 여러 갈등과정을 거쳤지만 지금은 축제라든지 구리시의 여러 가지 평생학습 정책을 수립하는데까지 참여합니다. 주민입장에서는 내 고장의 평생학습을 내가 기획한다고 생각하면서, 참여가 높아지면서 주인의식이 높아지고 열의도 높아집니다. 행정기관 입장에서는 저 말단까지 충분한 자원을 제공하기 힘든데 이분들을 인적 자원으로서 활용하고 또 평생학습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거버넌스가 만들어지는, 지지세력, 도움 줄 수 있는 사람들이 만들어진다는 측면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민참여형 평생학습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는 이유

 

정성원: 말씀대로 주민참여형 평생교육이 상당히 중요합니다만 이것이 제대로 구현이 되고 있는지, 안된다면 어떤 요인 때문인지 교수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현영섭: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것 중에 하나는 행정과 주민간의 상하관계가 지속되면서 거기서 갈등관계가 많이 만들어진다는 점입니다. 애써 교육시켜서 매니저니 코디네이터니 마을리더니 주민들을 양성했는데 정작 그분들에게 주어지는 일은 교실청소, 출석부 체크, 안 온 사람들 연락 입니다. 물론 이런 것도 필요하니까 같이 하지만 행정단위에서 주는 것과 학습자들이 요구하는 것이 미스매칭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허드렛일 시키듯이. 그것은 요즘 학습자나 주민들한테는 굉장히 자존심 상하는 일이죠. 그런 갈등을 어떻게 바꿔나가는가. 그런 것이 아까 구리시의 경우는 잘 돼서 공무원과 상당히 대등한 입장으로 의견을 나누는 그런 수준까지 갔는데 그렇지 않은 곳이 많습니다, 아직까지도. 
또 무료봉사이기 때문에 자발성이 굉장히 중요한데 지금 통계를 보면 현실적으로 양성된 주민활동가의 절반 정도가 활동하면 잘하는 것입니다. 대구 수성구의 경우 한 기수에 30명을 양성하면 10-15명 정도만 남고 나머지는 떨어져 나가는데 그 원인이 그런 고압적인 태도입니다. 그리고 이분 중에도 상당히 전문성이 있는 분들도 있거든요. 사실 상당히 적극성이 있는 분들이 거기에 와있는 거니까. 그런 분들에 대한 대응이 미숙한 부분들이 있습니다.

 

두 번째는 주민 자체들의 문제가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서로간의 알력이나 이런 집단이 생기는 것입니다. 기수간의 선후배 관계, 또 그 안에 그룹이 생기면서 갈등이 벌어져서 깨져버리는. 경북도 그런 사태가 얼마 전에 벌어졌었는데요. 경북은 전체 광역에서 그런 인력들을 수백 명씩 양성해서 시군구에 배치하거든요. 그래서 한 기수에 300명 이렇게 양성이 되는데요. 그러다보니까 약간 정치색을 띄는 집단도 있고, 여러 가지 갈등이 벌어져서 그냥 와해되어 버리는 부분도 상당히 존재합니다. 주민들 상호간의 이해라든가, 평생학습을 위해서 마음을 모아가는 과정에서 정치적인 활용 등 다른 요인에 의해서 깨져가는 것이 있습니다.
또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상당히 약한 경우도 있습니다. 대부분 추진 방식이 평생학습센터나 상담소를 두고 그분들이 거기에 참여해서 상담도 하고 지역단위의 프로그램도 기획하고 하는데, 이것을 완전히 자원봉사로만 하면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거예요. 비용을 지불하자니 집행기관에서의 예산 문제 등 때문에 조금은 꺼려하는 부분도 있고. 정책을 집행하는데 있어서 완전히 자원봉사이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 실비 형식으로라도 지원해주는 정책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소규모 행정단위의 주민참여형 평생학습을 지원하지 못하는 요소 중 하나는 아직 주민자치센터가 평생학습센터로 완전히 전환이 안되다 보니 마땅히 활동할 곳이 없습니다. 어찌 보면 이것이 가장 큰 문제점인데, 그분들을 양성은 했지만 활동처가 없는 것입니다. 그것을 먼저 고민해놓아야 하는데. 그래도 평생학습도시나 이런 곳은 요즘 행복학습센터 등으로 바꾸면서 그곳에서 함께하려고 하는데 아직 이상적인 모습이고요. 대부분은 평생학습관의 학습상담요원, 강의 진행요원, 조금 잘하는 곳은, 대구 동구 같은 경우 배달강좌를 하기 때문에 아파트 동단위에 강사를 파견해주는데 그럴 때 교육 기획이라든가 강사 운영에 대한 코디네이터로 그분들이 가서 매니징해주는 것입니다. 그 외에는 사실상 없어요. 즉 활용처가 제대로 개발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분들을 양성해놓고 허드렛일을 주는 것 그런 스타일의 행정이나 정책은 보완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주민참여형 평생교육의 활성화를 위하여

 

정성원 : 주민참여형 평생교육이 잘 안 되는 요인을 뒤집어보면 잘할 수 요인으로 말할 수 있겠습니다만 그 외에 이런 것들은 조금 더 보완했으면 좋겠다고 하는 것이 있으신가요?

 

현영섭 : 아무래도 구나 동단위에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니까 거기의 다른 사업들과 연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 같습니다. 예컨대 대구 서구의 경우는 도시재생과 같은 곳에서 지역재생과 관련된 사업을 많이 합니다. 공방도 이미 하나 만들었는데 실제로는 공방이 텅텅 비어있어요. 왜냐하면 재생 사업들을 많이 하는데 인프라만 하지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은 구상하지  못하는 거예요. 그럴 때 양성된 주민분들과 같이 할 수 있다면 자연스럽게 활용처도 넓어지고 사업도 다양해집니다. 또 작은 도서관이나 공립도서관 같은 곳을 많이 운영하는데 거기에서도 평생학습적인 요소를 결합해서 그분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지역의 여러 자원, 사업들을 연계해서 같이 주민들을 활용할 수 있는 활용처를 개발한다면 아주 유용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두 번째로는 동기 부여의 의미입니다. 아까 처음에 오신 분들이 30명인데 끝까지 가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10명 정도 라는 것은 비율로 봤을 때 안 좋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분들은 주도적인 참여의지를 가지고 오신 분들이잖아요. 그분들이 계속해서 지속할 수 있는 동기 부여라는 것은 거기의 재미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평생학습도 재미가 굉장히 중요하듯이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굉장히 필요합니다. 동기부여를 위해서 실제 양성과정이 2-3달 진행되는데 끝나고 나서 지역의 여러 의미 있는 기관과의 연계를 통한 봉사라든가 이런 재미를 느끼게 하는 포인트가 과정 중에 연결이 되어야 합니다. 와서 그냥 평생학습이 무엇이냐 이런 것을 쭉 2-3달 배우고 그 다음에 동아리로 모여서 알아서 하세요 이렇게 되면 너무 힘듭니다. 그래서 떨어져나가게 됩니다. 강좌 중간에서부터 그분들이 지역의 여러 기관들에서 의미 있는 활동을 하고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그런 처치들이 같이 들어가야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정성원: 오랜 시간 동안 진지하게 답변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현영섭: 멀리 대구까지 오셨는데 의미있는 답변이 되었을지 걱정되네요. 저도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인터뷰&글_정성원(수원시평생학습관 관장)
정리_이보라(수원시평생학습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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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une 2015.02.11 17:05
    현영섭 교수님!!! 예전에 교수님 수업들었던 박사과정 학생입니다~ 현영섭 교수님 인품도 정말 좋으시고, 스마트 하시고, 천상 연구자세요~ 언제 인터뷰 나오나 했는데 ㅎㅎㅎ 반갑고, 마냥 좋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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