꽹과리 소리가 울린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상모를 쓰고 원을 돌며 춤을 춘다. 꽹과리뿐만 아니라 장구, 징 소리도 무대를 함께 메운다. 바로 그때. 이 모든 춤과 악기소리가 멈추고 어디선가 등장하는 아저씨, 그 이름 하여 윤문식 선생님. “아따 이 놈 보소. 명절 한바탕 신나게 놀아 보자는데 지금 요로코롬 앉아들 있는가, 시방 다들 퍼뜩 안일난가? 다들 신나게 놀아보세.”
마당놀이를 기억하는가? 명절 때만 되면 윤문식 아저씨의 호쾌한 목소리와 함께 어김없이 찾아오던 마당놀이. 내용을 다 보지 않더라도 모 방송사의 마당놀이 광고에 명절 기분이 팍팍 들었던 기억이 있다. 꽹과리가 돋우던 흥, 윤문식 아저씨와 다른 배우들의 열연의 만들어지던 신명, 그렇게 바라보던 보통의 사람들과 즐겁게 어우러졌던 마당놀이. 퍽퍽한 일상에 지친 요즘 새삼 그 흥겨움이 다시 생각난다.
어쩌면 우린 그 흥겨움을 다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무슨 소리이냐? 일상을 풀어 줄 또 다른 마당이 찾아온다 말이지! 우리 일상이 이런 건 먹고 살기가 만만찮아서겠지. 하루 종일 일하고 집에 지친 몸을 뉘이는 일상의 반복, 월급날 잠시 맛봤던 짜릿함은 ‘LTE급’으로 다시 빠져나가는 돈에 아연실색이고 거기 까지라면 뭐 그래도 괜찮다만 일하는 건 또 왜 이리 불안한가? 계약직이라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를 때도 있다. 사람들끼리는 왜 그리도 팍팍한지, 서로 욕하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여온다. 바로 그걸 풀려는 마당이 온다.
속된 말로 너무 ‘약’을 파는가? 조금 시간이 걸리지만 우리 삶을 찾아 줄 약이 될 마당이 될 수 있기에, 그렇게 흥겹게 우리 삶을 찾을 수 있기에 대놓고 ‘약’을 팔아본다. 9월 27일(토), 만석공원에서 열리는 2014년 수원시 사회적경제 한마당이 그것이다.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복지일자리 등 말만 들어도 뭔가 엉뚱한 걸 벌일 것 같은 곳들이 잔뜩 모였다. 요즘 세상에 정말 엉뚱한 걸 하는 곳이 맞다. 그런데 그 엉뚱함은 우리의 삶을 다시 찾아 줄 계기가 될 수 있다.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게 목적이란다. 빈곤, 환경, 실업 등 사회문제를 해결 하며 돈을 번단다. 대표는 있지만 노동자와 함께 일의 방향을 결정하고 그 권한을 나눈단다. 때론 그 구성원 모두가 주인이 되기도 한다. 한명 한명이 주인이니 짤릴 걱정은 없고 스스로 의견도 낼 수 있으니, 오호! 잉여금이 생기면 다시 지역사회에 기여하거나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이용한단다. 물론 일하는 사람들의 근로복지 향상도. 무엇보다 지금 깨진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를 잇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한다고 한다.
▲ 2013년 수원시 사회적경제 한마당 행사 모습
너무 한꺼번에 많은 걸 얘기했나. 경상도 말로 한마디로 하자면 그냥 “억수로 좋은거데이.”다. 좀 더 차분하게 말하면 삶은 안 보고 돈만 버는 데만 모든 게 쏠려 있는 지금 이 사회에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며 사람다운 삶, 좋은 삶을 꾸려가게 한다는 경제라는 것이다.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등의 틀거리로 다양한 방식을 통해 풀어가는 경제다. 이미 꽤 친숙한 이름인 ‘아름다운 가게’, 노숙인들이 파는 잡지 ‘빅이슈’, 건강한 먹거리를 전달해주는 ‘생활협동조합’¹ 등 사회적경제가 어느새 우리 옆에 다가오고 있다.
마당, 마당, 한마당, 사회적경제 한마당. 우리 삶의 살풀이 마당이자 흥겨운 놀이마당이 될 사회적경제 한마당. 어떻게 좋은 삶을 꾸려가게 할 것인지 삶의 맛을 찾아 줄 것인지 그들이 모여 노는 사회적경제 한마당에서 그 진면목을 보자. 현장에 나온 사회적경제기업과 일하는 사람들을 만나며 우리에게 사회적경제가 무엇인지, 어떤 의미인지 직접 듣자. 같은 날, 수원평생학습관에서 개최하는 또 다른 좋은 행사인 휴먼라이브러리와 같이 즐기면 최고의 궁합일터. 2014년 수원시 사회적경제 한마당 개봉박두! 9월 27일(토), 만석공원에서 모두 와서 즐기고 함께 좋을 삶을 고민하고 꿈꾸자!
글_서종민(수원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 수원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 http://sw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