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ndby 『모멸감』모멸의 사회에서 존엄의 사회로...

글작성자 마돈나 신청일 Aug 14, 2014

모멸감-굴욕과 존엄의 감정사회학 (김찬호 저, 문학과지성사, 2014)

  

모멸의 사회에서 존엄의 사회로...

 

요즘 세간에 회자되고 있는 윤 일병 사건을 보면서 전 국민이 느끼는 감정은 불안과 분노이다. 아들을 군에 보낸 부모나 군에 보내야하는 부모의 마음은 군에 대한 불신과 불안으로 밤잠을 설치고 있다. 특히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면서 아들을 보기 위해 군 면회를 찾는 가족들이 늘었으며 면회를 간 부모들의 첫 마디는 옷 좀 걷어봐? 멍 있나 한 번 보게?’ 라는 것이다.

사회 전체적으로 불신이 팽배한 요즘 마지막 보루라고 생각한 군부대마저 규율과 군 기강은커녕 인권의 사각지대가 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세월호에 이어 윤 일병 사건을 접하면서 개인적으로 일상에서 겪는 우울함과 분노를 조절하고자 김찬호의 모멸감』을 읽게 되었다.

윤 일병 사건의 주범인 선임 상사와 방관자들, 그리고 꽃다운 나이에 죽음을 맞이한 그의 감정이 삶과 사회관계 속에서 어떻게 자리 매김하게 되었는지 사회학자 김찬호 교수의 모멸감을 읽고 오늘의 궁금증을 풀어 볼까 한다.

 

저자는 책의 부제에서 밝힌 굴욕존엄의 감정사회학 이라는 두 감정을 가지고 한국사회의 현상과 문제를 진단하고 있다.

먼저 모멸감에 대한 저자의 정의를 보면, ‘모멸은 모욕하고 경멸하는 것, 즉 마음으로 낮추어 보거나 하찮게 여기는 것이다. 다시 말해 다른 사람을 의도적으로 또는 무심코 격하시키고 그 존엄성을 부정하는 것, 상대방을 비하하고 깔아뭉갬으로써 수치심을 유발하는 행위다. 그러한 대접을 받는 사람이 느끼게 되는 감정이 모멸감이다’(p161) 라고 정의하고 있다. 한 마디로 모멸감은 타인으로 부터 업신여기고 얕잡아 보는 행위나 말을 들었을 때 느끼게 되는 수치심, 분노, 굴욕감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말한다.

모멸감을 유발하는 상황은 다채롭지만 저자는 모멸의 감정을 7가지로 풀어내고 있다.

인간이하로 취급 받는 비하’, 열등한 존재로 구분 짓는 차별’, 비웃고 깔보는 조롱’, 대놓고 또는 은근히 밀어내기 하는 무시’, 시선의 폭력에서 섣부른 참견까지 하는 침해’, 불쌍한 대상으로 못 박아버리는 동정’, 문화 코드 차이에서 비롯되는 오해는 한국사회에서 흔히 경험하게 되는 모멸의 스펙트럼인지도 모른다. 한국사회의 일상이 되고 있는 모멸감의 수준이 세대와 계층을 넘어 폭력성이 짙어 지고 있는데 이는 누군가를 모멸하고 하찮은 존재로 만들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려는 것으로 인간을 상품화하는 자본의 논리와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사회에 만연해 있는 모멸감은 아주 오래전 조선시대 신분제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그것에 대한 폐해를 제대로 극복해 내지 못하고 산업화의 가속화로 사회 전반에 확산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자본이 모든 가치의 중심축이 되면서 인간이 가지는 감정 역시 사고파는 것이 되었으며 갑, 을의 관계에서 을은 늘상 개인의 감정을 조절해야 살아 갈 수 있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 을의 관계에서 쌓인 분노나 응어리는 또 다른 장소에서 을이 갑이 되어 누군가에게 앙갚음을 하게 되고 스스로 열패감에 싸이게 된다. 이런 열패감은 단일 감정이 아니라 수치심, 열등감, 분노, 굴욕감, 두려움, 모멸감 등 아주 복잡하고 복합적인 감정이 된다고 한다. 이러한 열패감에 사로잡히다 보면 누군가를 깔아뭉개거나 제압하여 자신의 자존심을 회복하려는 충동을 갖게 된다. 또한 개인의 수치심을 감추기 위해서는 과장되거나 거친 행동으로 자신의 수치심을 은폐하기도 한다. 이 때 개인의 차이는 있지만 경우에 따라 자살하거나 살인까지도 저지르게 되는 것이다.

이 번 윤 일병 사건 역시 개인이 가지는 굴욕과 모멸감이 견딜 수 없을 만큼의 고통과 치욕으로 다가 왔을 것이며 가해자인 이 병장의 경우 자신이 치유해야 할 모멸의 응어리를 또 다른 상대에게 풀어내기 한 사건이 아닌가 한다.

 

인간이 가지는 욕구 중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이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기라고 한다. 하지만 타인에게 인정받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한국사회에서 인정받기란 많은 것의 희생위에 획득 되는 것이기에 힘겹기만 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인간에게 해서는 안 될 반인륜적인 행위(비하, 조롱, 무시 등)를 통해 나의 존재를 격상시키려는 사회풍토가 오늘날 한국 사회에 형성되고 있다.

저자 김찬호는 한국사회에 형성되어 있는 모멸의 사회를 극복하는 대안으로 존중과 자존의 문화를 만들 것을 강조하고 있다. 타인을 배려하고 인정하면서 이루어지는 유대를 통해 자존감은 더욱 단단해지므로 개인적인 내면의 힘을 키울 것을 요구하고 있다. 즉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누가 나를 모욕한다 해도, 내 감정의 주인이 되려면 소수자들의 연대와 결속과 같이 인간적인 사회를 향하여 나아 갈 때 형성 되는 것이다. 우리가 정말 소중히 여기는 감정과 가치는 시장에서 교환되지 않기에 우월감이 행복감으로 둔갑하는 생존의 사회가 아니라 존엄의 사회에서 자존감과 행복감이 더해진다고 저자는 말한다.

 

책을 읽는 동안 내 안의 불편함으로 타인을 업신여기지는 않았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모욕이 아닌 모멸은 자존감이 낮을수록 상대방의 불편한 행동이나 말에 크게 상처받게 된다. 나는 누군가에게 그의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말과 행동을 한 적은 없었는지 성찰하게 해 주는 멋진 책이다.

  

자기의 장점으로써 남의 단점을 드러내지 말고, 자기의 졸렬함으로 인해 남의 능함을 시기하지 말라”  -채근담 (p 301)

  

_김명희(아카이브 필진)

  

모멸감.jpg

모멸감(김찬호 저, 문학과지성사, 2014)

  

<목차>

 

책머리에

 

롤로그 : 감정의 사회적 문법

 

1장 모멸감, 한국인의 일상을 지배하는 감정의 응어리

 

2장 한국 사회와 모멸의 구조

 

3장 모멸의 스펙트럼

 

4장 인간적인 사회를 향하여

 

5장 생존에서 존엄으로

 

맺음말

 

음악과 감정_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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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정 2014.08.18 14:44
    나 스스로 높은 자가 되어 남을 끌어올려주는 삶의 태도가 필요한 것 같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 ?
    이영민 2014.08.18 15:33
    "모멸감" 지금의 우리 사회를 함축적으로 표현한 단어같아서 더 슬프네요. 서평을 읽다보니 제 자신이 알게 모르게 상대방에게 행한 모멸감이 떠올라 얼굴이 화끈거리네요. 저부터라도 차츰차츰 변화해야겠습니다. 좋은 글로 자극주셔서 감사합니다!
  • ?
    진보라 2014.08.18 17:25
    서평 잘 읽었 습니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고 우월감이 행복감이 되는
    건강하지 못한 사회ᆢ 우리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잘못된 사회구조 탓이지요ᆢ
    지금의 20대는 소위 신자유주의의 급물살을 타고 세계화라는 미명아래
    스펙쌓는데 유ᆞ청소년기를 보낸 불행한 세대 입니다ᆢ
    마지막 보루였던 대학마저 시장과 자본의 논리에 잠식당하는 상황에서도
    정부는 신자유주의 논리를 내세우고 책임지지 않으려 했지요ᆢ
    오늘날 윤일병 사건은 잘못된 사회구조가 만들어낸 한 단면일 뿐입니다
    방한한 프란체스코 교황이 "젊은이여 깨어나라"고 하지 않았던가요?!
    연대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입니다ᆢ
    공동체내에서 서로 배려해주고 인정받고 자존감을 높이는 그래서 건강한
    자아형성이 되도록ᆢ 우리 부모세대는 기다려 주고 격려해 주어야 합니다ᆢ
  • ?
    자연을 사랑하는 이 2014.08.18 17:40
    사회전반적으로 자행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먼저 가정에서 부부간에, 부모가 자녀에게, 인격적으로
    대하는 것이 생활화 되어야겠지요.
    글 잘 읽었습니다.
  • ?
    도깨비 2014.08.18 21:31
    사회란 '나'란 다수 구성원들의 집합체입니다. "모멸사회"극복대안은 결국 '나' 스스로의 자각ᆞ각성일 것입니다. 그러한 각성은 쉽지 않은 것만은 분명합니다. 저는 끊임없이 저 자신과 싸우고 있습니다.
  • ?
    이은미 2014.08.19 16:23
    모멸감을 느끼게 된 사람의 다음 행동이 다른사람을 모멸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현시대가참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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