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평생학습동향리포트 와 「대놓고 자랑질」



남들은 잘 모르지만, 진짜 알짜배기 우리 기관만의 자랑거리를 '대 놓고' 말하는 코너입니다. 어떤 내용과 형식이든 모두 자유! 편하게 자랑할 수 있습니다. 뻔뻔하다고요? 한 번 읽어보세요. 넘치는 자랑 안에 우리의 생각을 이끄는 보석이 숨어 있답니다.(편집자주)

 

자연과 친구하자! 《수원시 어린이생태미술체험관》

 

혹시 지지대고개를 알고 계시나요? 지지대고개는 수원시에서 서울 방향으로 의왕시와 경계에 위치한 고개 이름입니다. 이곳은 먼 옛날 조선 22대왕 정조가 아버지인 사도세자 묘에 참배하러 가던 왕의 행차길이기도 하죠. 지지대고개 주변에 효행공원이 위치해 있는데, 프랑스참전기념비, 정조대왕 동상, 광교산 등산로 입구가 있어 한적하고 자연과 가까우며 공원 중간부터는 노송지대로 이어져 정조의 효심을 엿볼 수 있는 곳입니다. 바로 이곳에 《수원시 어린이생태미술체험관》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도심과는 조금 떨어져 있지만 자연과 친구하기엔 최적의 위치랍니다. 컴퓨터, 게임기는 없고 오로지 흙, 나무, 풀, 벌레들만 있는 이곳에서 어린이들은 무엇을 했을까요? 어린이생태미술체험관을 다녀갔던 친구들이 어떻게 자연과 친구먹고(?!) 갔는지 소개합니다.

  

▲수원시 어린이생태미술체험관

 

지난 2013년 가을, 다양한 그린디자인 작품을 소개한 『초록생각展』 전시연계워크숍으로 「초록생각 물주기」를 총 5회에 걸쳐 진행했습니다. 그 중에서 두 개의 흥미로운 워크숍을 소개합니다.

 

워크숍 하나, 나를 둘러싼 모든 자연은 하나이다.

 

전시장 한 가운데 둥근 이불이 펼쳐져 있습니다. 이불은 남은 천 조각, 오래되어 입을 수 없는 옷, 이불 등의 조각을 이어 붙여 만들었습니다. 참여 어린이들은 이불 위로 둥글게 앉아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첫 번째 질문은 “친구들이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자연과 그 이유”. 대신, 어린이들은 둥근 실타래를 잡고서 자신이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자연을 이야기 하고 다른 친구에게로 실타래를 넘겨주며 생태계 거미줄 형태를 만들어갑니다. 완성된 생태계 거미줄을 팽팽하게 당겨보고 한 사람씩 실을 손에서 놓습니다. 어떻게 되었을까요? 순간 거미줄은 균형이 깨져 어떤 친구는 중심을 잃고 뒤뚱거립니다. 생태계 거미줄은 팽팽하게 잡고 있는 실을 한 사람이라도 놓으면 무너집니다. 아이들이 중심을 잃고 뒤로 넘어지는 순간 깨닫습니다. 우리가 말했던 물, 꽃, 공기, 나무 등과 같이 우리를 둘러싼 모든 자연환경은 하나이고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는 것이 없다는 것을요.

 

 

▲ 둥근 이불을 이용한 생태계 거미줄 놀이 (김우진作)

 

워크숍 두울, 먹지 마세요! 흙에게 양보하세요!

 

우리가 사는 동네를 자세히 관찰하다보면 비어있는 땅, 혹은 무심코 버린 쓰레기들로 더러워져 사람들이 가까이 하지 않는 땅이 있습니다. 이렇게 주변의 건강하지 않은 땅, 거리를 생각하며 흙에게 씨앗쿠키를 만들어줍니다. 씨앗쿠키를 만들기 전에 쿠키를 담을 재활용 종이로 만든 도시락 통에 사인펜을 이용하여 나만의 씨앗쿠키 도시락을 만듭니다. 그리고 흙에 좋은 황토, 분변토를 물과 적당히 섞어 쿠키 반죽을 만들어 줍니다. 쿠키반죽은 원하는 모양으로 잘 만들어 주고 그 위에 씨앗을 심습니다. 완성된 씨앗쿠키는 도시락에 넣어 노릇노릇 햇빛에 잘 구워줍니다. 이 쿠키들은 어린이들이 집 주변에서 발견한 빈 공터, 쓰레기로 뒤덮인 땅에 심을 수 있습니다. 또한 씨앗쿠키는 버려진 땅을 건강한 땅으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먹지 않고 흙에게 양보한 어린이, 이제부터 당신을 ‘꼬마가드너!’라고 부르겠습니다!

 

  

▲우리 동네를 가꾸는 ‘꼬마가드너(gardener)의 씨앗쿠키 만들기’ (그린씨作)

 

‘쌀은 나무에서 나요!’

 

쌀이 나무에서 난다고? 정말 당황스럽습니다. 이렇게 아이들과 함께 자연에 대해 이야기하다보면 기발한 상상력에 놀랄 때가 있지만 자연을 접할 경험이 매우 적다는 것에 놀랄 때도 많습니다. 이러한 아이들에게 자연에 대한 생각을 일깨워주고 가까이서 쉽게 체험할 수 있도록 2014년 3월부터 특별 프로그램 「우리 숲 지킴이」를 진행하였습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관찰도구 루페(볼록렌즈를 사용한 디자인 작업용 확대경)를 각자 제 목에 하나씩 걸고, 숲 선생님과 함께 자연을 관찰합니다. 숲 선생님은 식물이름을 알려주고 외우도록 지도하는 선생님이 아닙니다. 또한 규칙을 만들어 지키지 않는다고, 선생님 말씀을 경청하지 않는다고 벌을 주거나 창피를 주지도 않습니다. 그저 함께하는 아이들이 자연을 더욱 가깝게 관찰할 수 있도록 재미난 설명을 곁들여주시고 아이들이 다치지 않게 도와주는 역할을 할 뿐입니다. 식물의 이름보다는 ‘왜 이런 모양이 되었을까?’에 대해 생각해보고, 식물 또는 동물과 나의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나와 다른 형태의 생명체가 틀림이 아님 다름을 인정할 수 있도록 아이들을 이끌어줍니다.

 

 

▲ 특별 프로그램 「우리 숲 지킴이」 모습

 

요즘 우리 아이들은 많은 정보 속에 노출되어 살고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 아이들은 과거에 비해 더 많은 지식을 쌓고 배우며 살아가지요. 하지만 가까이 있는 나무가 왜 이런 잎의 모양을 하고 있는지 제철에는 어떤 꽃들이 피고 지는지 점점 우리의 관심 밖으로 멀어지는 걸까요?
「우리 숲 지킴이」 프로그램으로 통해 아이들이 지금 당장 바뀌는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가까운 존재들을 관찰하고 인식함으로써 자연과 함께 조화롭게 함께하는 삶을 알고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어린이생태미술체험관에서 진행한 다양한 프로그램들. 

좌측부터 자연일기展 도슨트 진행, 이랴!쿵딱!展 그림책 공연, 빛깔展 전시연계교육.

 

“이게 다 인가요?”

 

어린이생태미술체험관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서 종종 듣는 말입니다. 아마도 작은 규모를 두고 한 말이겠죠. 한 눈에 들어오는 전시장, 초등학교 한 반이 들어가면 꽉 찰것 같은 교육시설 등 물리적인 것으로 따지면, “네, 겨우 이게 다 입니다!”라고 답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더 꼼꼼하게 살펴보면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발밑을 살펴보면 바쁘게 무언가를 나르는 개미들, 하루 사이에 활짝 핀 형형색색의 꽃들, 그 꽃들 사이로 열심히 꿀을 나르는 벌들, 이제 곧 바람이 불면 저 멀리 씨앗을 퍼뜨릴 준비가 되어있는 수많은 풀들. 이렇게 생각한다면 이곳은 이 모든 것이 다 인 곳입니다.

 

살아있는 것에 반응하는 마음은 우리 모두가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었습니다. 다만, 이 마음이 우리가 사는 삶속에서는 잘 나타나지 못했습니다. 특히 아이들은 숙제에 밀리고, 게임에 밀리고, TV에 밀렸던 모양입니다. 어린이생태미술체험관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자연 속에서 자연을 지켜야할 규칙으로 만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아끼고 사랑하는 친구로 만나게 됩니다. 자연과 친구가 된 이상 우리가 약속하지 않아도 사랑하는 내 친구, 자연을 아낌없이 사랑해 주겠죠? 이제 어른들의 숙제는 이러한 어린이들의 마음이 이곳에서의 일시적인 경험이 되지 않고 생활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어린이생태미술체험관의 숙제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이 숙제를 더욱 다양한 모습으로 즐겁게 풀어 나갈 테니 함께해 주세요!

 

☞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수대로 1274 (파장동 39-6)
☞ 어린이생태미술체험관 카페 cafe.naver.com/suwonarteco

 

글_수원시 어린이생태미술체험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