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평생학습동향리포트 와 「대놓고 자랑질」

 

남들은 잘 모르지만, 진짜 알짜배기 우리 기관만의 자랑거리를 '대 놓고' 말하는 코너입니다. 어떤 내용과 형식이든 모두 자유! 편하게 자랑할 수 있습니다. 뻔뻔하다고요? 한 번 읽어보세요. 넘치는 자랑 안에 우리의 생각을 이끄는 보석이 숨어 있답니다.(편집자주)

 

《군포시평생학습원》

 

시시하고 소소해? 그래도 난 내 이야기를 하고 있잖아.

사람들의 일상은 아주 작고 소소한 것들로 채워지고 그 일상이 어쩌면 그 사람을 대변해 줄지도 모릅니다. 대부분은 사소한 계기, 만남, 바람들로 평생학습에 첫 발을 내딛는 것 같습니다. “아들내미에게 좀 물어보니 짜증을 내잖아. 자존심 상해서 나도 배워보려고.” 이렇게 아주 가볍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곳이 군포시평생학습원(이하 학습원)입니다.
2001년 복합문화공간 ‘군포문화센터’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2014년 군포시가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되면서 새롭게 명칭을 변경해 현재 군포문화재단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시작이 반

분기별로 운영되는 200여개의 정규 프로그램은 평생학습에 첫 발을 내딛는 분들에게 낮은 문턱의 출발점이고 때로는 우울증 치료제이고 정보의 장이며 수다스러운 복덕방입니다. 분기별 4,000여명이 함께하는 이곳에서 군포를 만나고 이웃을 만납니다. 군포로 이사 오신 분들에게 학습원은 군포 사람이 되는 지름길이기도 합니다. 부담스러운 장소도 아니고 직원도 이웃 같습니다. 100세 시대를 바라보고 있지만 행복설계프로그램과 같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실버반 이라는 이름으로 따로 구분하지 않습니다. 모든 평생학습과정에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합니다. 물론 30~40대가 가장 많지만 60~70대도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속도의 차이는 있지만 열의의 차이는 없죠. 오히려 왕언니, 오빠들의 성실함과 배움에 대한 열정에 서로 배울 수 있는 점이 많으니까요.

 

“왜 나한테 이야기도 안하고 했어?”
14년차인 학습원의 터줏대감은 역시 시민입니다. 매일같이 학습원을 이용하는 분들도 많죠. 학습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작은도서관, 상상극장, 정기적으로 열리는 창작물 프리마켓 장터에서, 사랑방인 학습원은 보수 공사나 새로운 물품을 구입할 때도 충분히 알리고 왜 해야 하는지 공유하려 애씁니다. 알뜰하게 살림살이하는지에 대한 점검은 늘 학습원을 이용하는 분들의 몫이죠.

▲작은도서관, 프리마켓, 상상극장 모습(좌측부터)

 

특히 자원활동가 54명은 교육프로그램, 유아실, 도서관, 상상극장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고 분야별로 진행되는 매월 정기모임에서는 학습원 운영 전반에 대해 논의합니다. 물론 이야기의 반은 남편이야기, 아들, 딸 이야기, 시어머니 이야기 등 소소한 일상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그러다 가끔은 남편들이 바뀌어야 한다는 이야기로 이어지고 그 이야기 끝에 남성을 평생학습의 장으로 발 딛게 하는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합니다. 그리고 프로그램 개설로 옮겨지지요. 물론 평가 모니터링도 자원활동가와 함께 합니다. 직원회의에서도 이러한 소소한 일상의 고민들을 이야기하고 우리가 할 수 있고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서로에게 질문합니다.

 

꽃보다 가족! 함께 배우다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을 위해 가족이 함께 배우고 공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견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 ‘TV없는 수요일’, ‘상상극장 금요일 아빠 무료 공연’입니다. 수요일만큼은 TV를 보기 보다는 가족이 함께 악기, 요리, 연극을 해보기로 결심하고 함께 배우고 결과를 나누는 공연을 했습니다. 또한 매월 진행되는, 1년이면 1만 명 이상이 관람하는 상상극장 정기공연의 금요일 공연에 모든 아빠들은 무료로 관람 가능합니다. 10년 이상 지속하면서 이제는 제법 많은 아빠들이 공연을 함께 보고 있는데 아이들만 관람할 때 “재미있었어?” 라는 질문으로 끝났던 대화는 이제 더 길어졌고, 아빠들이 더 신납니다.

 

▲TV없는 수요일 공연 모습 및 단체 사진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내 이야기를 하다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내 이야기를 찾아갈 때, 남이 원하는 삶이 아닌 내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평생학습은 삶을 위한 것이죠. 진짜 나를 이해하고, 자기 생각,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찾아가고 그 속에서 행복을 찾는 것, 이것이 우리가 바라는 행복한 학습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습원은 그저 마당일뿐입니다. 자신의 이유에 의한 행동은 더 길게, 담담하지만 굳건하게 지켜갈 수 있다는 그 믿음 때문에 단시간에 무엇을 얻으려 하거나 쉽게 가기 위해 억지로 유도하지 않고, 장을 만들고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함께 할 뿐입니다.

 

동아리로 출발해 그렇게 10년이 흘러 학습원과 파트너십을 맺으며 다양한 활동을 해오다, 이제 막 전문 극단으로 첫 발을 내딛은 <이야기 놀이터>가 산 증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19개의 학습동아리와 창작자로의 자기 발견을 위한 마당인 <창조플랫폼>도 마찬가지입니다. 엄마가 밥을 짓듯, 창작자로서의 자신의 역할을 지어보자는 의미로 시작한 창조플랫폼은 올해 ‘짓다’를 주제 단어로 선정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엄마, 그림책 짓다’라는 주제로 자신의 이야기로 그림책을 지어 가족, 이웃과 공감하는 과정을 통해 누구나 창작자가 될 수 있음을 직접 경험하고 있습니다.

 

동아리들과는 꾸준히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을 위해 함께 고민합니다. 벽화그리기, 공부방 예술로 리모델링하기, 책읽어주기 등 더불어 함께 살기 위한 작은 일들을 꾸준히, 오랜 시간 지속하면서 조금씩 나아가려합니다.
성장 및 재능기부 프로젝트인 창의프로그램 강사 양성과정이나 책읽어주는 문화봉사단 등도 10년 이상을 바라보며 3년차를 맞아 정기적인 워크숍과 자기성찰 프로그램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동아리 활동 모습

 

우리들의 인문학
이제 학습원 직원들은 ‘시민에게 배우다’라는 주제로 직원교육을 진행합니다. 꾸준히 교육,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자신만의 세계를 찾아가며 배우고 익히고 행동하는 시민을 초청해 그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조언을 구하는 시간입니다. ‘엄마가 보는 청소년’, ‘그림책 공부합시다’, ‘일상 환경운동 이렇게 합니다’ 등으로 진행될 교육을 통해 기획자로서 우리의 역할을 다시 고민해보려 합니다. 각자의 세계가 있고 그 속에서 다른 사람의 세계를 받아들이는 우리들의 인문학이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배움은 어디에서나 가능하고, 누구에게나 배울 수 있다는, 다 아는 이야기지만 중요한, 오래된 진실을 믿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향한 그 믿음은 ‘열린 결론’과 일회적 체험이 아닌 꾸준히 순환되는 ‘시간’이라는 증거를 보여주기를 원한다는 사실을 군포시평생학습원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함께 공감해가고 있습니다.

 

글_군포시평생학습원

☞ 군포시평생학습원 www.happygp.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