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ndby 성신여대 노경란 교수 “‘노인도’ 학습할 수 있는 배려와 시스템이 필요하다”

글작성자 수원시평생학습관 신청일 Apr 29, 2014

평생학습 관련 학계 인터뷰-노경란 교수(성신여자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과)

 

‘노인을 위한’이 아니라 ‘노인도’ 학습할 수 있는 배려와 시스템이 필요
-나이가 장벽이 되지 않는 평생학습사회를 위하여-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는 강하면서 날쌔고 무자비한 살인자를 번번이 놓친 은퇴 직전의 보안관이 푸념하듯 내뱉는 말이 나옵니다. “이 세상에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여기에서 말하는 ‘노인’이란 단지 연령의 문제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빠르고 체계적이며 목적지향 중심의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는, 일종의 루저에 대한 은유로 읽힙니다. 이 지구상에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습니다. 특정 계층, 특정 연령만을 위해 작동되는 사회는 온당치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특정 연령을 배제하는 사회도 결코 건강할리 없습니다. 웹진 「와」에서는 한국사회의 고령화 문제 특히 평생학습계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실천적으로 인식해야 하는지와 관련하여 이야기를 듣고자 성신여대 노경란 교수님을 만나뵈었습니다.

 

정성원: 어떻게 평생교육을 연구하게 되셨는지, 또 관심을 가지고 계신 연구 분야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노경란: 저는 석사 때까지는 HRD 인적자원개발에 관심을 가졌었고, 석사를 마친 후 HRD 컨설팅 회사에서 컨설턴트로 일했습니다. 그 시기 유행했고 제가 맡았던 업무가 핵심인재개발로, 기업에서 1~3% 안에 드는 핵심인재들의 퍼포먼스를 어떻게 하면 더 높일 것인가를 중점적으로 연구했습니다. 그게 주된 연구 관심사이자 일이었습니다. 그러다 제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전환학습이 일어났습니다. 이전에는 세상일이라는 것이 잘난 사람으로 인해 돌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후에는 모든 사람 한 명 한 명이 중요하고, 누구에게나 탤런트(talent)가 있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사회적으로 인정되지 않으면 발현되기가 너무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구나 학습을 잘 해야 하는데 그 누구나라는 것이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특히 우리나라 공교육 제도 안에서는 경쟁을 통해 우수한 사람을 추출하고, 우수하지 않으면 마치 루저인냥 실패자인냥 되고 있는 사회인데 말입니다. 아이를 낳고 한 생명이 자라는 것이 굉장히 소중한 일이구나 라는 것을 개인적으로 경험하면서 잘난 사람들만이 아닌 모든 사람들이 학습을 공유하고 즐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평생학습은 학부 때 그냥 책에서 배웠는데, ‘그것이 정말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의문이 아니라 ‘가능해야 되지 않을까’로 바뀌면서 대학에서는 성인계속교육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누구나라고 했을 때 잘하는 사람들은 그냥 두어도 잘하잖아요. 그래서 ‘누구나’에 있어서 저의 관심 대상은 학습에 있어서 또한 학습의 결과로 인정받는 노동시장에 있어서 좀 더 취약한 집단에게 마음이 갔습니다. 북한이탈주민, 경력단절여성, 같은 대학생이더라도 대학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거나 취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니트족 등을 중심으로 연구를 확산시키고 있고, 그 중 하나가 고령자입니다. 학습에 취약하고 노동시장에 있어서 취약한 사람들은 제 연구 관심분야에 다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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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신여대 교수 연구실에서 만난 노경란 교수


한국 고령화의 특징과 고령화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문제 

 

정성원: 결혼과 출산이 새로운 전환점의 계기가 되었군요. 교수님께는 노인교육과 관련한 질문을 집중적으로 드리고 싶습니다. 한국의 고령화는 세계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고령화, 고령사회의 특징을 교수님의 시각으로 말씀해주시기를 바랍니다.

 

노경란: ‘빠르다’라고 하는 것은 이미 다 알고 있는데, 그 빠름이 주는 효과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효과가 긍정적이라면 사람들이 위협으로 느끼지 않을 텐데 그것이 부정적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두 번째는 지금까지 한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것에서 오는 위협감과 두려움이 큰 것 같습니다. 노인인구가 커지면서 우리가 경험해보지는 않았지만 노인의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상황이고, 이는 개인적인, 국가적인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뿐만이 아니라 케어하는데 돈이 드는 것입니다. 복지비용은 계속 느는데 그것을 뒷받침해 줄 젊은 세대는 계속 줄고, 이런 식의 경제적 측면의 위협감이 전반적인 위협으로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나라들은 100년 또는 몇 십 년에 걸쳐서 한 것을 우리는 너무나 빠른 시간 안에 하다 보니 시행착오를 포용할 수 있는 여력이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더 불안하고, 만약 잘못하면 한 끗 차이로 사회 전체의 기반이 흔들리는 것입니다. ‘빠름’이라는 것이 연습의 기회도 안주고, 우리가 프랙티스(practice)를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죠. 프랙티스를 만들 때 일본이 조금 유사하다고는 하지만 기본적인 사회적 토대와 경제적 여력이 다르기 때문에 일본이 모델 케이스가 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케이스를 새롭게 만들어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빠름에서 오는 것 같습니다. 


또한 저는 사회적인 인식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고령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굉장히 양면적인 것 같습니다. 양면적이라는 것이 과거의 동방예의지국이라는 환상 속에서 동화책에서는 노인이 긍정적으로 그려지지만, 실제로 우리는 노인인구와 섞이지 않는 단절된 삶을 살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노인이 많은 곳에는 젊은이가 없고, 젊은이가 많은 곳에는 노인이 없습니다. 종로의 탑골공원에는 노인이 있는데 젊은이들은 가지 않고, 명동거리에 젊은이들은 많은데 노인들은 못갑니다. 누구도 거기를 막아놓지는 않았지만 심리적 장벽이 큰 것이죠. 동화 속에서의 환상이 현실에서는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생활 속에서 나는 노인을 공경해야 하고 그래야 좋은 사람이라는 인식과, 그 인식과는 단절된 삶이 유지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세대 간 공감대가 이루어지지도 않는 상황에 노인인구는 계속 많아지고, 그런 노인인구가 긍정적인 것보다는 부정적인 부담감으로 인식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빠름으로 인해서 나타나고 계속해서 확대되는 것 같습니다. 인식은 과거를 지향하는 노스텔지아도 있으면서 현실에서는 노인인구와 전혀 섞이고 싶어하지 않고, ‘나도 늙을 텐데...’라는 앞으로의 내 미래도 불안한 것입니다. 이러한 것들이 공존하면서 고령이라는 것의 부정감이 계속 확산되는 것 같습니다. 경제적인 것만이 아니라 사회적인 인식 측면에서도 그렇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노화에 대한 포비아 

 

정성원: 노인을 바라보는 시각이 굉장히 왜곡되어 있고 이데올로기화 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고령화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생산력이 저하된다, 부양이 사회적 부담으로 온다-이 한편에 있고, 시장 측면에서 보면 실버세대의 구매력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의 경우를 보면 전체 개인 자산이 1,400조 엔인데 50대 이상이 70%를 가지고 있으면서 실버산업이 커지는 것입니다. 저는 이 두 가지 인식이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노인에 대한 왜곡을 더욱 강화시킨다고 생각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안티에이징화장품 광고라고 생각하는데요, 거기에는 노화를 추한, 아름답지 못한 것으로 보는 인식 그리고 그런 인식의 확대를 통해 상품 판매의 강화가 동시에 공존하는 것이죠.
그래서 노인이라고 할 때 부정적인 인식이 실제로 육체적인 노화보다 심리적인 노화를 더 빨리 진행시키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육체적으로는 당연히 노화가 되지만 그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심리적 노화가 사회적인 이데올로기 안에서 강화되는 것 아닌가 합니다.


노경란: 먼저 자본재 측면에서 일본 고령사회를 볼 때 그것 안에서도 우리가 더 들여다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일본의 고령인구 중 부자인 고령자가 있지만 다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고령인구 안에서의 자원 배분 정도는 젊은 층에서의 자원 배분 정도보다 훨씬 불균형합니다. 많이 가진 분은 계속 많이 가지고 있고, 굉장히 양극화되어 있습니다. 다른 어떤 계층보다도 말입니다. 젊을 때는 재산 형성이라고 하는 것이 많이 받는 사람도 있고 적게 받는 사람도 있지만 그 연차가 적기 때문에 재산 형성 크기 자체가 작습니다. 그런데 노인이 되면 자기가 기존에 가지고 있는 재산이나 역량에 따라 축적되어 있는 자산의 정도가 굉장히 다릅니다. 거기서의 양극화문제 때문에 실버산업이 발전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만의 리그일 수도 있습니다.
양극화문제는 세대 간의 문제와도 연결이 됩니다. 노인 집단 안에서의 양극화 문제도 큰일이지만 노인 집단을 바라보는 젊은 세대들이 보면 노인집단이 노동력, 생산 가능 인구였을 때는 훨씬 쉽게 재산 형성을 했다고 믿습니다. 기회도 더 많았고, 실제로 그런 면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부양의 대상이 되었는데 자신은 세금을 내야 하는 사람이 되었기에 이것에 대한 세대 간 갈등도 일본에서는 굉장히 큽니다. 그런데 이것을 뺏어야 하는 대상이라고 보기 보다는 실버산업이 발전만 된다면 거기서도 일자리가 창출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 그것 자체는 긍정적으로 봅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 있는 세대 간 인식의 갈등 가능성, 그리고 노인 세대 안에서의 양극화 문제도 같이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관장님이 말씀하신 안티에이징 광고에 대해 저는 동안 신드롬이라고 생각합니다. 뭐든지 젊어보여야 좋은 것이죠. 저는 심리적 노화가 문제라기보다는 오히려 심리적, 육체적인 것을 포함하여 노화에 대한 포비아(phobia)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노화를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이면 안티에이징 할 필요가 없거든요. 해필리 에이징(happily ageing)되어야 하는데 노화 자체에 대한 부정감이 크고 팽배하기 때문에 노화에 대한 포비아가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에게 노인, 늙어감이라는 것이 자연스러운 과정이 아니라 막아야 할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을 단순히 심리적 노화가 아니라 노화에 대한 포비아 현상이라고 보는 이유는, 예전에 경로당에 대한 질적연구를 하시는 분이 노인을 대상으로 한 면접조사 이야기를 해준 적이 있습니다. 어떤 분이 72세인데 본인은 경로당을 안 가신다고 하더라고요. 경로당에 왜 안가시냐고 물으니 “거긴 노인네들 가는 곳이잖아.”라고 하셨다는 겁니다. 본인은 늙었다고 생각하지 않으시는 거지요. 즉, 심리적이든 육체적이든 노화에 대한 관념 자체가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티영이라는 단어가 없듯이 젊음에 대한 긍정성은 큽니다. 늙음에 대한 이데올로기 자체를 부정적이고 나쁜 것이 아니라 긍정화시키는 것이 중요한데 문제는 그게 쉽지 않은 과제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노화라는 것은 박탈감을 경험하게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태어나서 성장이라는 표현으로 항상 변화합니다. 예를 들어 기는 아이가 걸을 때, 걷던 아이가 뛰면 박수를 쳐줍니다. 그것을 획득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노화라는 것은 걸을 수 있었는데 절뚝거리게 되고 무언가를 잘 할 수 있었는데 못하게 되는 겁니다. 노화에 대해서 긍정적인 감을 확산시켜야 된다고 하지만, 이미 모든 사람이 검은 머리가 흰머리보다 좋다고 생각합니다. 인식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고, 설령 인식을 바꾼 들 신체적인 박탈감, 정점을 찍었다가 계속 내려오는 것이기에 그 인식 자체는 쉽게 바뀌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노화에 대한 포비아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가 사회적으로 중요한 과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1차 베이비부머 세대의 고유한 특징 

 

정성원: 노인 일반이 아니라 노인을 분화해보면 우리나라 1차 베이비부머 세대의 경우는 직전의 노인과는 다른 사회적인 특징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연령대를 보면 지금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나이이기도 하고, 노인 일반으로 묶기는 조금 다른 특질들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특징이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노경란: 방금 전 제가 노화에 대한 포비아라고 표현을 했는데 그것을 형성하게 된 원인의 하나로 우리나라의 기존 노인에 대한 인식이자 사실상의 현상을 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존 노인 인구의 절대적인 다수는 건강하지 않고, 많이 배우지 못했고, 저숙련이고, 그렇다보니 사회적인 기술도 떨어져서 고독합니다. 돈도 없고요. 이것이 우리나라 노인세대의 역사적인 아픔입니다. 그런데 1차 베이비부머 세대는 그런 노인세대의 뒷받침 아래 나름 학력도 받쳐주고, 건강하고, 경제 발전기에 있었던, 산업화의 피크를 찍은 산업 일꾼들이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산 형성도 어느 정도 되어 있습니다. 이분들은 자신의 경력이라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자산으로, 눈에 보이는 자산뿐만이 아니라 실제적인 능력을 갖추신 분들입니다. 기존의 노인인구가 부양의 대상자로서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어떻게 하면 잘 부양할 것인가가 기본적인 사회적 고민이었다면, 1차 베이비부머 세대의 경우 어떻게 하면 이분들을 좋은 인적자원으로 계속해서 활용할 것인가도 우리의 굉장히 중요한 이슈로 등장할 것입니다. 한편으로 1차 베이비부머에 대해서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안에서도 이미 양극화가 극심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안에서 사각지대가 분명히 생길 것입니다. 하지만 기존의 노인 세대와는 다른 접근이 필요한 것은 분명합니다. 이분들의 학력적인, 역량적인 측면, 경제적인 측면이 기존의 노인세대와는 분명히 질적으로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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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중인 노경란 교수(좌)와 수원시평생학습관 정성원 관장(우) 


고령화 문제를 대하는 국가의 시스템 구축과 실효적 운영의 문제 

  

정성원: 100세 시대가 되면서 노인문제가 중요하다고 국가적으로 이야기 합니다만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것에 비해서 국가가 준비하고 있는 정책은 있는지, 체계적으로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국가가 대비하고 있는 정책이나 준비 정도는 어떤지 말씀해주시기를 바랍니다.

 

노경란: 이것이 고령화의 스피드와도 연결되는데요, 위협감은 매우 많이 느낍니다. 그래서 2005년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이 제정되면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발족하고 저출산 및 고령화에 대응하는 기본방향을 수립하고, 관련 정부부처가 위원회에 포함되어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용노동부, 교육부 등 각 부처별로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하려고 합니다. 문제는 정책이 실행이 되려면 위원회 수준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그것을 이끌어나가는 주관 부처가 있어야하고 실제적으로 예산 조정권이 있어서 예산 분배를 하면서 해야 하는데 위원회는 역할만 조정하는 것입니다. 거버넌스 차원에서는 굉장히 좋아보일지 모르지만 실질적으로 일을 하는데 있어서는 산발적이고 분산될 수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는 고령․저출산 문제를 내각부에서 총괄하는 일본의 사례가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즉, 정책이 국가적 수준에서 구체화되기 위해서는 실행의 주체가 명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현 상황을 보면 주무부처가 보건복지부인 것처럼 일견 보입니다. 그런데 정책을 보면 각 부처에서 사업이 나옵니다. 교육부에서는 평생학습 차원에서 접근하려고 하고, 고용노동부에서는 고령자고용촉진이라는 목표 하에 고령인구의 고용가능성을 높이고 유지하기 위한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문제는 실효성과 사각지대입니다. 실효성이라는 것은 뚜렷한 주무부처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 긴급한 사안이 생기면 고령화 대책이란 언제든지 후순위로 밀릴 수 있는 그런 과제인 것입니다. 고령사회가 위협이라고 하는 것은 모두 느끼고, 늙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지만 지금 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상에는 사실은 항상 뒤로 물러설 준비가 되어 있는 정책 과제인 것입니다. 정부에서는 계획은 수립하려고 하나 말씀드렸던 스피드의 문제인데요, 우리와 같은 상황에 있었던 국가가 있으면 방향을 설정하기 쉬울 것입니다. 어떤 것이 잘못되었는지 보고 한국의 방향에 맞게 바꾸는 등 정책에 있어서 방향 설정의 실마리가 되는데, 어디에도 한국과 같은 상황은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계속 프랙티스를 만들어야 하는 입장인 것입니다.
고령사회의 문제는 삶의 문제이기 때문에 생활 전반인 것입니다. 주택도, 교통도, 학습도, 노동도 모두 다 걸려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하나만 건드린다고 해서 표가 나는 사업도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같은 것입니다. 계속해서 뭔가는 투입되고 실행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하나를 건드린다고 해서 효과가 가시화되기는 어렵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함께 시너지가 일어나야 하는 것입니다.
제 생각에는 정책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정책을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해 주인 있는 주무부처가 있었으면 좋겠다, 예산 배정이 우선순위 수준이 아니라 고령화라는 것을 키워드로 묶어나갈 수 있는, 그래서 산발적이지 않고 시너지가 날 수 있는 그런 식의 대응이 필요한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고령화에 대해 평생학습은 어떻게 응답할 것인가 

 

정성원: 국가가 준비하는 정책, 실행도 있습니다만 저희는 평생학습기관에 있으니까 평생학습적 측면에서 어떠한 접근이 있을지, 어떻게 풀어내면 좋을지 궁금합니다.

 

노경란: 우선 학습자로서의 노인에 대한 가능성에 사람들 인식의 혁신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노인 스스로도 ‘내가 배워서 뭐해’, 가까운 가족들조차도 ‘그거 배워서 뭐해’라고 합니다. 학습이라고 하는 것은 시간과 노력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것도 어느 정도는 필요합니다. 한국에서는 교육이나 학습활동에 대해 굉장히 긍정적입니다. 그런 긍정성이 어린 사람, 그것을 투자했을 때 뽑을 수 있는 가치가, 언젠가는 뽑을 수 있겠지 할 때입니다. 그런데 언젠가 써먹을 것이 보이지 않을 때, 배움에 대한 가능성, 학습자로서의 가치에 대해서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노인 스스로도, 주변의 사회적인 인식도 그렇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노인은 성인에 포함되는데,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노인 안에서도 굉장히 다르잖아요. 그 ‘다름’이라는 것이 다른 어떤 계층보다도 굉장히 다릅니다. 예를 들어 7세부터 12세까지 아동이라고 할 때 그 안에서도 다르긴 하지만 그 다름이 7세에서 12세 안의 역사입니다. 하지만 노인의 경우-노인의 나이를 어떻게 규정하느냐도 굉장히 어렵지만- 예를 들어 65세 이상이라고 할 때 65세부터 끝이 없습니다. 7세~12세 아동은 끝이 있는데, 노인의 경우 65세도 100세도 다 노인입니다. 단순히 신체적 능력 차이의 다름이 아니라 그분이 살아온 역사 속에 있는 학습력의 다름입니다. 학습능력 자체가 다릅니다. 이니셜 러닝 컨피던시(initials learning competency)라고 하는데, 기본적으로 정규 학교교육을 기반으로 한 학습능력이 다를 수 있고, 직업적 경력을 토대로 쌓인 학습능력이 다르고, 경제적인 혹은 사회적인 지위가 만들어 낸 학습능력이 다릅니다. 학습능력이 다르다는 것은 결국에 학습에 대한 다른 요구를 창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학습에 대한 요구가 다르면 그것에 맞는 프로그램도 다양해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말씀드렸다시피 노인의 교육은 본인 스스로뿐만이 아니라 사회적인 인식에서도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당연히 학습 프로그램도 별로 없습니다. 이것이 굉장히 모순된 것입니다. 학습 환경에 있어 가장 어려운 집단이고 그것에 대한 사회적인 투자와 관심은 굉장히 낮은 집단인 것입니다. 이에 학습에 있어서 약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평생학습 측면에서 해야 할 일이 많지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후순위로 밀리는 듯한 느낌입니다. 다른 산적해있는 과제가 많기 때문에 그렇지요. 끼여 들어가기는 합니다. 한 예로 고등교육이 평생학습에 있어서 어떻게 역할을 해야 하는가 라는 것을 주제로 중요한 사업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그 때도 중요하게는 들어갑니다. “고령사회에 대비하여” 라는 것으로. 하지만 그것은 문구일 뿐입니다. 구체적인 프로그램으로서 노인이라는 집단에 고등교육기관이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화된 사업 결과물은 별로 눈에 띄지 않습니다. “고령사회에 대비하여” 등의 문구는 모든 정책사업, 구체적인 지원 사업에 꼭 들어는 갑니다. 그렇지만 결과로 나온 프로그램이나 서비스 차원, 또는 학습 그 자체로 그래서 얼마나 노인이 주인인가를 봤을 때는 그렇지는 않다고 봅니다.

 

노인대상 프로그램을 대하는 관점과 자세 

 

정성원: 노인이라고 하면 연령대의 광범위함도 있고, 노인의 보편성으로 이해하기는 어렵다, 특히 개별적인 학습 능력에 따른 학습 욕구도 다르기 때문에 평생학습적 측면에서도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필요하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요. 그런 측면에 있어서는 저희들도 찔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평생학습기관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교수님이 보시기에 그분들에게 맞는 다양화된 프로그램이 아직 부족하다는 진단으로, 그분들에 대한 인식의 전환에서 가치적인 접근도 필요하고, 프로그램도 더 다양하게 만들면 좋겠다는 의견이신 거죠. 그것에 덧붙여서 이런 것들은 조금 더 주의하고 신경 써야 한다, 또는 실천적으로는 이런 것을 배려하자 라는 것이 있으신가요?

 

노경란: 단순히 프로그램의 양이 적다는 것만을 말씀드린 것은 아닙니다. 어떤 집단에게도 프로그램 수는 항상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나를 위해서 프로그램이 개발되지 않는 이상 나의 니즈에는 맞지 않습니다. 그런데 단지 선택권의 측면에 있어서, 사회적으로 노인을 중요한 학습의 대상자로 본인뿐 아니라 주변에서도 인식을 한다면 그 사람들을 주인으로 한 프로그램이 지금보다는 많을 것이라는 겁니다.
또 평생학습 쪽에서 프로그램을 구상할 때 통합이냐 분리냐의 문제가 중요한 이슈인 것 같습니다. 노인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면 주인이 생긴 것으로 일견 긍정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것이 어쩌면 노인을 배타적으로 생각하고 몰아낸 것일 수도 있습니다. 만약 프로그램이 A부터 Z까지 있는데 여기에 노인들이 주요한 학습대상자로만 인식이 된다면 언제든지 그 분들에게 오픈되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분리하지 않고 통합된 프로그램을 한다고 했을 때, 대다수가 젊은이고 노인이 한분 끼었을 때 이 노인이 학습하는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박탈감이나 자기 능력에 있어서의 자괴감 등에 대해 프로그램 강사나 기관 운영자가 이분이 그런 것을 느끼지 않도록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 입니다. 이러한 갭을 지원하는 것이 사실 또 하나의 관심이고 배려, 노력인 것입니다.
사실 성인 대상 프로그램에 노인이 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쉽게 못 들어갑니다. 왜 못 들어갈까. 노인이 왔을 때 우리가 무엇을 해주면 되는 것인가. 노인만을 위한 프로그램, 분리도 중요하겠지만 기존에 있는 프로그램에 어떻게 하면 디딤돌을 해 줄 것인가가 조금 고민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노인인구가 많아진다는 것은, 양적인 증가는 당연히 질적인 다양성을 초래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노인과는 다른 요구가 있고, 성인들이 가지는 요구와 똑같은 요구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단, 나이 때문에 장벽이 있을 수 있습니다. 신체적인 장벽이나 정서적인 공감의 장벽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통합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평생학습기관에서의 자원의 배분과 노인교육의 전문성 문제 

 

정성원: 평생학습관의 경우는 특정 연령이나 계층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전연령대, 전생애를 대상으로 하고,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일을 하기 때문에 결국 선택과 집중을 하게 되는데 노인 문제에 집중해서 자원을 배분하는 것이 쉽지 않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노인 교육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거나 체계화시키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요즘은 노인교육을 노인복지관에서 많이 담당 하는데 취미교양 이외에 질적으로 다양한 것이 나오기 어려운 측면이 있더라고요. 말씀하신대로 학습의 욕구가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동일하게 취미교양 수준으로만, 복지적 차원으로만 접근하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학습관도 노인문제에 대해서 전향적인 사고가 필요하지만, 자원 배분의 한계 때문에 결국 이것을 종합적으로 다룰 수 있는 새로운 기구나 기관이 없으면 학습관은 늘 부담인 것입니다. 계속 이런 딜레마에 빠지게 할 것이 아니라 국가에서 좀 더 새로운 통로를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는 현장에서의 고민입니다.

노경란: 평생학습관 측면에서 그런 부담을 느끼고 계신다는 것만으로도 노인인구한테는 굉장히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분들도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웃음)
저는 평생학습관에서는 노인만을 위한 자원배분은 힘들기 때문에 통합적인 부분에 있어서 노인을 위한 디딤돌을 생각해주시는 것이 더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노인복지관의 경우는 취미교양을 중심으로 진행하는데 복지관을 이용하시는 노인의 연령대와 그분들의 사회경제적인 지위, 학력적인 지위를 생각하면 그곳의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다른 것으로 확산하려고 해도 쉽지도 않고 사실 그런 노력도 할 역량도 없고, 하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역량이 없다는 것은-복지관에 있는 분들께는 죄송한 부분이지만- 평생교육사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회복지사가 복지의 한 방법으로 교육을 활용할 뿐인 것입니다.
거기에 오시는 분들에게는 취미교양이 적합하다고 판단하셨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말 적합한지는 전문가의 입장에서 보면 또 다른 것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평생교육 영역임에도 평생교육 전문가가 아닌 분들이 교육을 하면서 발생하는 오류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때의 전문성은 이론적인 것뿐만이 아니라 실천적인 전문성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런데 복지관에 계신 분들은 사회복지사로서의 전문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은 작은 방법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거기서 전환이 필요합니다. 그분들이 다 평생교육사여야 하고 평생교육에 대한 모든 이론을 알고 학위를 따야 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교육이 복지의 하나의 수단으로서만 의미가 있을까, 이분들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중요한 기제라고 생각하지 않고 복지의 작은 부분으로 생각하는 인식이 변화되었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의 전문성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국가차원에서는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등에서 노인을 위해 취미교양 수준이 아니라 능력 개발 측면이나 인적자원 활용의 측면으로 보기도 하고, 민간을 중심으로 한 시니어클럽 등에서도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있습니다. 문제는, 국가에서 관심을 가질 때 그 초점이 학습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적 자원으로 활용한다는 측면에 있어서만 투입한다는 것입니다. 학습의 종류는 굉장히 다양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능력이 개발되고 그것이 활용될 때 행복하신 분도 있지만, 학습이라는 것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학습 자체가 목적이 되는 분들도 있는데, 그런 학습에 대해서는 취미교양 정도면 됐지 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취미교양에 대해 니즈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 이상의 요구, 능력개발의 요구도 아니고 취미교양도 아니고 자신은 학습이라는 것을 즐기고 싶은 분들이 있고 그 부분이 사각지대로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정책을 투입 할 때 성과를 요구하다보니 성과가 가시화될 수 있는 능력개발을 목적으로 한 교육에 대한 정책적 투입이 다른 교육목적보다 우선시 되는 경향이 있어서 다양한 학습요구에의 대응이 용이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노인문제에 대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자세 견지 

 

정성원: 청소년의 경우는 청소년학과는 물론 청소년상담학과, 청소년문화복지과, 청소년지도과 등등으로 세분화되어 있고, 청소년들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문제, 정서, 특질에 대해 다양한 조사 연구들이 진행되는데, 노인과 관련해서는 노인 일반으로만 다가가지 노인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고 들어가는 것은 아직 부족한 것이 아닌가 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조금 더 세분화될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하는데 평생교육 분야에서 아직 미분화되어 있다고 봐야 하나요, 아니면 있기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아직 작동이 안 되고 있다고 봐야 하나요?

노경란: 특정부분은 굉장히 분화되어 있고, 특정부분은 미분화되어 있고, 하나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노인대학’이라고 하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그것이 커리큘럼이 있는 대학이 아니라 취미교양을 운영하는, ‘대학’이 아닌 것을 알고 있는데, 그곳만의 노하우가 분명히 있습니다. 그렇게만 본다면 특정분야에서 특정기관이 하고 있는 것으로 분화되어 있는 것도 일정부분 있습니다. 그렇지만 학습자로서의 노인을 어떻게 보는가를 봤을 때 노인은 평생교육 안에서도 상대적인 약자입니다. 학습자로서 이분들이 정말 필요하다는 것은 모두 공감하고 특히 고령화 되고 있는 사회에서는 더욱 공감을 합니다. 그렇지만 그것을 뒷받침할만한 교육적인 서비스에 대한 충분한 고민, 그것의 바탕이 되는 이론적 고민에 대해서는 아직도 서구의 경험이나 이론, 학문, 실천에 대한 벤치마킹 수준으로 서구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의 지원으로 노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프로그램을 만든다고 했을 때 제가 반대를 했던 사례가 있습니다. 그 프로그램 개요를 잠깐 말씀드리면, 요즘 맞벌이 가정이 많으니까 부모의 역할을 조부모가 많이 합니다. 그래서 할머니를 대상으로 부모교육을 하는데 엄마가 알아야 할 것을 교육하는, 쉽게 말해 신식할머니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 때 제가 물어본 것이 “엄마는 좋아할 텐데 할머니는 좋아하시나요?”였습니다. 물론 이미 한국사회의 할머니, 그 연령대에 발달과업으로 있는 것이고, 할머니가 정말 원한다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정말 젊은 사람 중심의 생각이라는 것입니다. 필요 중심의 생각입니다.
어쩌면 우리가 가치를 생각할 때, 그 사람이 뭔가 나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지 않으면 과연 그 사람의 가치를 인정하는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노인 문제는 한국이라는 특수성에 대한 고려, 정말 노인 중심에 두고 있는가에 대한 반성, 마음으로만 공경하려고 하지 말고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보려고 하는 이성적 자세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노경란교수님 (5).jpg

▲ 노경란 교수의 연구실 곳곳에는 제자들이 선물한 아기자기한 메시지가 놓여 있었다.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마음가짐 


정성원: 마지막으로 노인문제를 평생학습적 시각에서 풀어나갈 때 현장의 사람들이 조금 더 주의하거나 가져야 하는 마음 자세 등 당부해주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노경란: 다른 것은 틀린 것은 아닌데 현장에 계신 분들이 정말 틀리지 않다고 생각하는지 의심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젊은이의 잣대와 관점에서 노인의 다른 점을 ‘다르다’고 인식하기보다 어쩌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측면이 분명히 있는 것 같습니다.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열고 노인분들이 오는 것을 힘들어하는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것이 아니라 틀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인식의 변화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또한 북한이탈주민, 경력단절여성 등 대상을 중심으로 교육을 운영하고 있는 기관을 보면 경험을 토대로 이를 운영하는 담당자와 기관 자체는 이분들에 대한 이해도가 높습니다. 이해도가 높은 만큼 이분들에 대한 애정도 큽니다. 그런데 애정이 큰 만큼 부정적인 시각도 많습니다.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알기 때문이라고도 생각합니다. 그 이해도가 높은 것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문제가 있으니 그것을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지 긍정화해야지, 이런 문제가 있으니까 서비스하기가 힘들다는 것으로 또는 임기응변을 위한 지식활용으로 그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프로그램, 서비스 질이 높아질 수 있는 방향으로 이해도가 활용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세 번째로는 노인이라고 하는 집단에 대한 학습자로서의 권리, 학습권을 인정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특정부분에서는 그들을 위한 또 다른 자원을 투입하고, 또 다른 프로그램을 만들고 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기존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프로그램, 서비스, 시스템 그 자체가 노인에게 어떤 불편감이 있는지를 한 번 되짚어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저는 노인이 편하면 다른 분들도 편하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더 편할 수도 있습니다. 노인은 학습이라는 것에 있어서 젊은 성인보다 속도도 떨어지고 신체적인 제약성 등 때문에 여러 가지 면에서 불편감을 더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럴 때 그분들에게 맞추면 서비스 질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존에 있는 것을 전면 리뉴얼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노인도 학습할 수 있도록, ‘노인을 위한’이 아니라, ‘노인도’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생각의 전환을 하면 모든 사람이 학습하는데 질적으로 높은, 편하게 학습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노인을 위해서 무언가를 만들었다고 그분들만을 따로, 그분들만의 리그를 만들고 고립시키는 것은 평생학습에서 원하는 모습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성원: 장시간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노경란: 독자들에게 도움이 좀 되었을는지 잘 모르겠네요. 이렇게 먼 곳까지 찾아 주셔서 제가 감사드립니다.

 

 

글&인터뷰_정성원(수원시평생학습관 관장)
정리_이보라(수원시평생학습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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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카도사 2014.10.16 00:55
    노인문제의 해법은
    노인 스스로가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어야만 합니다..
  • ?
    수원시평생학습관 2014.10.16 09:19
    스스로의 문제 해결도 중요하지만, 스스로의 해결을 어렵게 만드는 제도와 시스템은 사회의 배려가 필요하겠지요.

누구나학교는 스스로 그리고 더불어 배우는 시민주도 평생학습 플랫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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