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ndby 편견을 넘어서는 또 다른 방법, 휴먼라이브러리(4): 일상시민교육으로서의 휴먼라이브러리의 과제

글작성자 평생학습동향리포트 신청일 Feb 18, 2014

편견을 넘어서는 또 다른 방법, 휴먼라이브러리(4)

 

모든 사회에는 편견과 고정관념이 존재합니다. 모두가 다르기에 어찌 보면 당연한 것도 같지만 편견은 차별과 갈등으로 이어져 사회 문제, 사회적 폭력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고자 2000년 덴마크의 평범한 청년들은 휴먼라이브러리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는 2014년 현재 전 세계 약 70여 개국으로 확산된 글로벌 프로젝트가 되었습니다.
[수원평생학습동향리포트 와]에서는 지난 3회에 걸쳐 휴먼라이브러리의 국내외 사례와 우리 사회의 편견 등에 대해 소개하였습니다. 이제 그 마지막 편으로 휴먼라이브러리의 앞으로의  과제와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본 기사는 2월 15일(토), 18일(화) 양일 간 진행되었던  「휴먼라이브러리 창립자 로니 에버겔 초청 강연 및 컨퍼런스」(주관: 수원시평생학습관, 희망제작소, 국회도서관)의 일환으로 기획되었습니다. 이번 컨퍼런스가 국내에서 휴먼라이브러리가 더욱 확장될 수 있는 하나의 계기가 되었기를 소망합니다.(편집자주)

 

일상시민교육으로서의 휴먼라이브러리의 과제

 

앞에서 휴먼라이브러리를 이해하기 위해 선입견, 고정관념 등 개념을 정리하고 휴먼라이브러리의 발생배경, 형식, 특징 등을 알아보았습니다. 또한 한국 사회에 어떠한 편견이 있으며 사람들이 편견에 대한 인식과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도 살펴보았습니다. 그렇다면 70여 개국에 전파되고 있는 휴먼라이브러리가 한국 사회에서 본연의 취지를 잃지 않고 정착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까요?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를 궁리하면서 전제한 것은, 휴먼라이브러리는 소규모 지역 단위로 운영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점입니다. 휴먼라이브러리에서는 우리가 거리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는 사람들과 장벽 없는 대화와 상호이해를 강조합니다. 특정 주제의 편견을 없애는 수단이나 일상과 격리된 전문가로부터 배움과 정보 전달의 수단으로 휴먼라이브러리가 활용된다면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나기 쉽습니다. 휴먼라이브러리가 추구하는 신념을 지키면서 한국 사회에 뿌리 내릴 수 있도록 중간지원조직이 필요하겠다는 문제의식에 방점을 두고 앞으로 과제를 고민해보았습니다. 그리고 휴먼라이브러리를 구성하는 3주체인 기획자, 사람책, 독자 각각을 위해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를 살피는 방식으로 구성하였습니다.

 

기획자를 위한 과제

 

① 기획자를 위한 휴먼라이브러리 소개서 제작

휴먼라이브러리를 만나고 가슴이 두근거렸다면, 나도 모르게 무릎을 쳤다면, 이미 당신은 휴먼라이브러리 기획자로서 자격이 충분합니다. 하지만 무엇이든 새로 시작하는 일은 막막하고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궁금증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이미 10여 년의 휴먼라이브러리 역사가 축적된 유럽에서는 새롭게 휴먼라이브러리를 시작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소개서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Council of Europe의 지원을 받아 ≪"Don't judge a book by its cover! : The Living Library Organiser's Guide≫가 2005년과 2011년에 각각 제작되었습니다.

 

사진7. 휴먼라이브러리 소개서 표지.JPG

▲국외 휴먼라이브러리 소개서 표지

 

소개서에 담긴 내용들은 간단합니다. 휴먼라이브러리의 취지와 역사를 소개하고 휴먼라이브러리를 어떻게 준비하고 조직해야 하는지 또 사람책과 사서들이 할 일은  무엇인지 구체적 사례와 경험을 곁들여 안내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하는 한국식 설명서와는 조금 차이가 있지만 휴먼라이브러리를 시작할 때 고려해야 하고 놓치지 말아야 할 지점들을 꼼꼼하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번 휴먼라이브러리 컨퍼런스를 준비하면서 희망제작소는 위의 두 소개서와 최신 자료를 번역, 종합하여 안내서를 제작하였습니다. 휴먼라이브러리 준비과정은 국내외의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휴먼라이브러리를 처음 접하고 준비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리라 기대합니다.

 

② 기획자 역량강화 교육

현장의 목소리는 어떤 이론과 연구보다 유사한 현장에서 일하는 동료들에게 큰 지원군이 됩니다. 휴먼라이브러리를 여는 기획자들에게도 마찬가지일거라 생각합니다. 각각의 지역과 기관에서 휴먼라이브러리를 통해 다양한 성과를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종종 이들이 몸담고 있는 자리에서 한 걸음 떨어져 주변을 둘러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조력자도 필요합니다. 각자의 사례를 소개하고 어려운 점을 공유하며 서로 조언을 얻을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합니다. 기획자들이 휴먼라이브러리를 정확하게 준비하고 실행할 수 있는 교육도 준비되어야 합니다.

 

이번 휴먼라이브러리 컨퍼런스가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한 서울 세션과 기획 및 운영자를 대상으로 한 수원 세션으로 나뉘어 열리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창립자의 강연을 들으며 휴먼라이브러리의 목적을 이해하고, 휴먼라이브러리가 어떠한 것인지 직접 체험하며, 이미 국내에서 휴먼라이브러리를 운영한 사례를 학습하여 각자가 앞으로 어떤 구상을 해야 할지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더불어 이 자리를 통해 앞으로 기획자들에게 어떠한 정보와 교육이 필요한지 의견을 수렴하고자 합니다.

 

③ 국내 휴먼라이브러리 사례 분석 및 방법론 제시

방방곡곡에 더 많은 휴먼라이브러리가 발생하고 지속된다면 이들을 꾸준하게 관찰하고 성과를 수집하여 자료를 축적할 필요가 있습니다. 희망제작소가 이번 컨퍼런스를 준비하면서 국내 휴먼라이브러리 개최사례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3년간 40여 기관에서 휴먼라이브러리를 운영하였습니다. 그 중에는 일회성 행사로 그친 경우도 있었지만 국내에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방법론이라는 것을 감안하였을 때, 적지 않은 숫자입니다. 앞으로도 확산될 가능성은 더욱 큽니다. 이런 사례들을 관리하고 결과물을 공유하는 역할이 중요할 것이라고 봅니다.


   주최기관의 특성에 따라 몇 가지 안정적인 체계가 필요해질 수도 있습니다. 전 세계 사례를 보면 국가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휴먼라이브러리는 주로 도서관을 중심으로 열립니다. 호주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덴마크를 제외한 북유럽 국가들처럼 국가가 나서 휴먼라이브러리를 장려하는 곳도 있고, 영국처럼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휴먼라이브러리가 널리 퍼지는 곳도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공공기관, 도서관, 민간단체 등이 쏠림 없이 두루두루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이후 여러 후발주자들이 생기게 될 것입니다. 각각의 특성에 맞게 휴먼라이브러리를 운영하는 방법론이 생겨날 것이고 또 요구될 것입니다. 이를 전문적으로 진행하는 기관 역시 필요할 것입니다.

 

④ 편견을 주제로 한 학습도구 개발

휴먼라이브러리는 정해진 시공간에서 대화를 나눈다는 점에서 일시적이지만 기획하는 기관이나 단체의 입장에서 보면 지속적으로 운영되어야 합니다. 휴먼라이브러리는 단발적인 행사가 아니라 끊임없이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면서 편견을 줄이는 데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계속해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는 것은 중요하지만 편견을 없앨 수 있는 다른 방안들도 동시에 헤아려봐야 합니다.

 

앞에서 한국인들이 편견을 어떻게 인식하고 행동하는지 알아본 바 있습니다. 한국인만의 특징은 아닐 수 있지만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편견을 가지고 있는지 알지 못하거나 평소에 의식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편견을 가지고 있으며 편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부정하려는 경향도 있습니다. 이런 점을 참작했을 때 우선해야 할 일은 자신이 어떠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지 깨닫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편견을 직면하게 하고 편견을 가지고 있는 자신을 인정하게 하는 ‘편견 워크숍’의 개발, 지역별, 대상별로 상식이란 이름으로 감춰진 편견을 모으는 ‘편견 사전’ 제작 등 새로운 시민교육을 위한 도구와 방법의 개발이 우리가 해야 할 일들 중 하나입니다.

 

⑤ 해외 네트워크 사례 연구

휴먼라이브러리는 70여 개 국가에서 열리고 있으며, 국가별로 휴먼라이브러리 본부에서 선정한 파트너십 기관들이 있습니다. 국가 당 한 개 기관인 경우도 있고, 여러 개 기관인 경우도 있습니다. 한국은 희망제작소가 공식 파트너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이들은 정기적으로 휴먼라이브러리를 개최하고 자국 내 휴먼라이브러리를 지원합니다. 그들은 자신들만의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으며 다양한 사례들을 축적해두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대륙별, 국가별 특징을 분석해서 휴먼라이브러리를 통해 어떠한 성과를 얻었는지 알아보고 국내에 알리는 것 또한 휴먼라이브러리를 확산하고 편견과 차별을 줄이는 유효한 방법이 될 것입니다.

 

사진8. 태국 컨퍼런스.JPG
▲태국 컨퍼런스에서 발표를 하고 있는 로니 애버겔

 

[예1]

지난 1월 28일부터 30일까지 태국에서 열린 <2014 International Forum on Human Library Development for ASEAN>에서는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필리핀 등 다양한 아시아 국가에서 휴먼라이브러리 사례를 나누며 발전방안을 공유하였습니다. 희망제작소는 한국 사례발표자로 참여하여, 이번 컨퍼런스 소개를 중심으로 한국 내 휴먼라이브러리의 운영현황과 과제를 제시하였습니다.

 

[예2]

서호주 Curtin University에서 인권교육을 연구하는 Greg Watson은 <Being a Human Book: Defining identity, conscientization and rupturing prejudice>로 박사학위 논문을 작성하였습니다. 휴먼라이브러리가 단순한 방법론이 아니라 연구대상으로서도 가치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사람책을 위한 과제

 

① 사람책 되기 훈련

휴먼라이브러리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사람책입니다. 독자들과 만나는 것도 대화를 나누는 것도 사람책입니다. 휴먼라이브러리 소개서는 사람책의 역할과 주의사항을 적는 데 절반 이상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사람책은 휴먼라이브러리의 핵심입니다. 휴먼라이브러리 소개서에는 사람책이 갖추어야 할 요건을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 사람책은 진정성을 가져야 한다. 즉, 해당 편견 및 고정관념과 관련해 의미 있는 개인적 경험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 각계각층의 다양한 독자들과 원활한 대화가 가능하기 위해 사람책은 안정적 성격의 소유자여야 한다. 해당 편견이나 고정관념에 대해 성찰적이며 성숙한 의견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설교하거나 전도하는 방식은 지양되어야 한다.


● 말하기 좋아하고 외향적이라고 해서 사람책이 되기에 적합한 건 아니다. 오히려 이러한 성향의 소유자는 독자와 진지한 대화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 자기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성향이 강한 사람은 피하는 것이 좋다.


● 사람책은 신뢰할 수 있어야 하고 휴먼라이브러리 운영자가 요청하는 시간 동안 책임감 있게 활동에 임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기본적인 내용이지만 이런 사람책을 주변에서 찾는 건 녹록치 않습니다. 예를 들어 자기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성향이 적은 사람은 주로 남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사람책이 될 확률이 낮습니다. 지역 기반의 기관과 단체들이 휴먼라이브러리를 여는 것을 권장한 이유는 지역사회에서 신망 받고 오랜 교류를 통해 검증된 사람을 사람책으로 섭외할 수 있는 기반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상황에 놓인 기관 및 단체이든 사람책을 섭외는 가장 큰 난관입니다. 그래서 사람책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필요합니다. 사람책을 양성하는 일 역시 필요합니다.

 

사람책을 섭외하기 전 인터뷰한 사람책 경험자들이 우리에게 공통적으로 말하는 점은 사람책으로 참여한 것이 자신에게도 큰 감동과 변화를 가져다주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어떤 편견과 질문을 가지고 있는지 직접 경청하고 이에 걸맞은 답변을 갖춰 대화하는 경험은, 독자 못지않게 사람책을 성장시킵니다. 대화를 통해 자신을 향한 편견에 직면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휴먼라이브러리의 발전을 위해서는 사람책을 발굴하고 사람책을 키워내는 일 또한 앞으로 우리가 짊어져야 할 몫입니다.

 

② 사람책 사이에 정보 및 경험 교류

기획자끼리의 정보와 경험 교류가 중요하듯이 다른 사람책과 만나는 경험 역시 앞으로 필요해질 것입니다. 처음 사람책으로 참가하는 사람에겐 기획자가 궁금한 점을 답하고 친밀한 관계를 쌓아 불안감을 해소해줄 수 있지만, 이미 경험한 사람책의 경험담을 듣는 것만큼 심리적 안정감을 주지는 못합니다. 사람책들의 만남에서는 사람책 후배는 사람책 선배에게 조언을 구하고, 여러 차례 휴먼라이브러리를 경험한 사람책은 기획자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하거나 여러 사람책이 모여 거주지역이나 직장에서 자발적으로 휴먼라이브러리를 기획할 수도 있습니다. 자원봉사센터에서 자원봉사자 사이에 만남을 주선하듯, 휴먼라이브러리가 더 많은 곳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게 된다면 서로 다른 사람책들이 만나도록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독자를 위한 과제

 

① 정기적 휴먼라이브러리

 

사진9. 국내 휴먼라이브러리.JPG
▲국내 운영된 바 있는 다양한 휴먼라이브러리 포스터

 

독자들은 더 많은 그리고 더 가까운 휴먼라이브러리를 원합니다. 실제로 이번 휴먼라이브러리 컨퍼런스에서 가장 빨리 사전신청이 마감된 건 세 가지 프로그램 중 ‘사람책과 대화’였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좀 더 성대하고 다채로운 휴먼라이브러리가 아니라 학교, 직장, 동네 등 우리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과 장소에서 열리는 휴먼라이브러리입니다. 휴먼라이브러리는 TV나 책을 통해 느낄 수 없는 대면만이 제공하는 대화의 힘을 강조하는데, 이는 필연적으로 소규모 지역 단위와 밀접한 연관을 맺습니다. 예비독자들이 목말라하는 휴먼라이브러리의 참여기회는 조금 더 많은 지역 활동들이 휴먼라이브러리와 연계될 때 충족되리라 믿습니다.

 

2014년 희망제작소는

 

① 휴먼라이브러리를 주제로 한 도서 발간

현재 휴먼라이브러리에 대한 관심이 날이 갈수록 늘어가는 것에 비해 휴먼라이브러리 참가기회를 비롯하여 기획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자료는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국내엔 2009년 방송작가 출신의 김수정 씨가 영국 런던에서 휴먼라이브러리를 접하고 쓴 ≪나는 런던에서 사람책을 읽는다≫ 이외에는 아직 별다른 자료가 없습니다.

 

이번 컨퍼런스를 기점으로 한국어판 휴먼라이브러리 소개서를 번역․제작한 것을 시작으로 희망제작소는 이번 컨퍼런스 운영경험을 살려 휴먼라이브러리 기획자를 위한 길잡이가 될 수 있는 도서를 출간하려 합니다. 또한 아직 휴먼라이브러리를 알지 못하는 일반인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시각에서 휴먼라이브러리를 다뤄보려 합니다.

 

② 새로운 시민교육 방법론으로서 휴먼라이브러리

휴먼라이브러리는 지금까지 사업 다각화보다는 일회성 축제행사에서 정기적인 학교, 도서관 프로그램으로, 북유럽에서 아시아, 오세아니아, 아프리카까지 여러 기관과 지역에 복제하는 방식으로 확산되어 왔습니다. 최근에는 온라인, 다큐멘터리와 같은 새로운 매체를 통해서 휴먼라이브러리를 모색하는 방식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처음부터 휴먼라이브러리를 우리의 시민의식을 확장할 수 있는 방안의 일환으로 관심을 기울여왔습니다. 앞으로 희망제작소는 휴먼라이브러리라는 매개를 통해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성찰할 수 있는 사람책을 양성하고, 기획자들이 휴먼라이브러리를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교육기회와 각종 지원을 제공하는 데 집중할 계획입니다.

 

③ 일상의 편견을 대상으로 심층 연구

휴먼라이브러리의 궁극적인 목적은 사람들의 편견을 줄이는 것입니다. 휴먼라이브러리 방법론을 통해 생생한 방식으로 편견을 접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의가 있습니다. 여기서 편견을 없애는 데 한 발짝 더 나아간다면 사회적 편견이 차별로 이어지는 구체적 사례를 알아보고 편견의 유래와 편견을 없앨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을 모색해봐야 합니다.

 

희망제작소는 이번 편견 조사를 통해 사람들이 어떤 편견을 주로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조사내용을 들여다보며 이 편견이 어떤 계기로 발생하게 되었는지, 어떤 활동들을 통해 편견을 없애는 데 더 기여할 수 있는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컨퍼런스의 후원단체인 한겨레21과 공동으로 2014년 한 해 동안 우리 일상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유의미한 편견을 뽑아서 사람책과 독자, 전문가가 함께 하는 휴먼라이브러리를 진행해보려 합니다. 우리 사회에 특정 주제에 대한 편견들은 어떠한 것이 있는지 좀 더 세밀하게 알아보고 편견의 오류를 짚어보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휴먼라이브러리의 발전적인 정착을 위한 우리의 과제를 살펴보았습니다. 이중에서는 시급한 것도 있고 시간을 두고 천천히 진행해야 할 것도 있습니다. 이 과제들이 누구 하나의 책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휴먼라이브러리가 편견을 마주하고자 마음먹은 이들이 편안하게 찾아올 수 있는 대화의 장인 것처럼, 여기 모인 우리가 우리 사회의 편견을 없애기 위해 조금씩 힘을 모았으면 합니다. 희망제작소 역시 함께 하겠습니다.

 

 

글_희망제작소 교육센터(남경아 센터장/ 최영인 선임연구원 / 이민영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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