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여고생 김민경이 가르치는 미술사

by 우리학교 posted Apr 29, 2013

민경이와 함께 하는 미술사 여행 <진짜 재미난 미술사>

 

앞으로 미술을 전공하고, 큐레이터도 해 보고 싶어요. 미술사에 관심이 많아서 강의 준비하는 것이 힘들긴 했지만, 밤새워도 재미있었어요. 학교 공부보다 훨씬 즐거운 일이에요!”

 

수원평생학습관 <누구나학교>는 말 그대로, '누구나' 강사가 되는 장이다. 겨울방학에 고등학생들을 위한 <누구나 쌤> 워크샵이 열리고, 즉석에서 가르치고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고등학생들은 자신들이 가진 재주를 남에게 전할 수 있다는 즐거움을 느끼게 되었다. <누구나 쌤> 워크샵에 참여했던 몇몇의 학생들은 <누구나학교>의 정식 강사가 되기도 했다. 그 중 '김민경 쌤'2월 달 2번의 강의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미술사를 재미있게 가르쳤다. 현재 수원여자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김민경 쌤의 미술사 강의에 빠져보자!

 

우리는 예술의 영역은 일반인이 범접하기 힘든 창조적인 부분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평범한 사람들은 예술과는 관련 없다고도 생각한다. 하지만 예술은 '인간이 행하는 모든 활동'이라고 볼 수 있다는 이야기로 시작하며, '경계를 뛰어넘어' 사고할 것을 말한다. 일상생활이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시각전환만으로도 예술적인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인상파는 화가 '마네'에서 시작되었고, 모네와 르느와르, 드가, 고야와 같은 화가로 이어진 화풍이다. 고전주의 시대에서 인상파로의 전환은 가히 혁명적인 사건이었다. 인상파는 '바로 지금, 여기'의 순간적인 인상을 표현한 작품들을 일컫는다. 사실 인상파의 그림들이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퇴폐적이고, 야한 느낌이 들어서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값을 매길 수 없는 예술적 가치를 갖게 되었다. 예술은 어쩌면 즉각적 감성에 빠져들어 화가의 사상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의미를 창출하게 되는 것임을 알게 된다.

 

'민경쌤'은 미술을 감상하는 또 하나의 방법을 '대립'이라고 설명한다. 대립을 통해서 그림과 그림의 차이를 알게 되고, 우리의 미적 감각을 섬세하게 이끌 수 있게 된다.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와 베르니니의 '다비드'는 똑같은 주제를 다르게 표현한 조각상이다. 또한 '최후의 만찬'을 틴토레토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다르게 그렸다. 같은 주제를 다르게 표현한 작품을 비교해 보면서 미술의 안목을 키워가는 것도 좋은 방법임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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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르니니의 다비드(좌)와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우)

이와 함께 '모방'에 다한 두 가지 해설이 있음을 말하였다. 모방을 주로 사물의 이치와 원리를 따라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서 플라톤은 본래의 사물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하였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모방을 통해 더 큰 가치와 아름다움을 나타낼 수 있다고 했다. 모든 예술은 사실 모방에서 시작된다. 베끼는 행위를 부정적이라 생각할 수도 있고, 그것 자체가 창조적인 행위라고 여길 수도 있다. 모방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자체도 예술을 보는 가치관의 차이인 듯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예술은 모방을 통해서 분명 더 창의적으로 발전해온 것임은 인정해야 한다.

 

그렇다면 회화라는 장르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한계는 무엇일까? 바로 3차원의 세계를 2차원의 세계로 표현하는 것, 그리고 빛의 환함을 물감으로 표현하면서 어두워진다는 것 마지막으로 흐르는 시간을 정지된 형상 안에 갇힐 수 있다는 점이다. 회화로 표현된 예술 자체가 벽에 갇히게 된 형상이다. 그리고 과연 조각품이 미술관 안에서, 회화 작품이 액자 안에 갇혀버릴 때 어떤 한계가 있을지 생각해 보라고 한다. 갇힌 미술이 아닌 열린 미술, 자율성을 확보하는 예술로 나아가기 위해 어떤 방식을 추구해야 하는지 고민해 보게 하는 이야기다. 예술은 인간의 행위를 개선시켜 하나의 멋진 신세계를 창조하자는 이야기라고 한다면, 미술관에 갇힌 예술이 아닌 다른 방식을 추구해야 하지 않을까?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는 가장 큰 이유는 정답 주입식이 아닌, 창조적 발상을 배우게 하기 위함이다. 정해진 답이 없다는 것, 그래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길이 되고, 삶의 방식이 될 수 있음을 배운다. 그런데 미술 감상에 있어서도 비슷한 태도가 형성된다. 경매를 통해 값이 매겨지면서 비싼 작품이 좋은 작품이라는 잘못된 생각이 주입되었다. 미술사를 이해하고, 예술감상의 방법을 공부하는 중요한 이유는 세상을 인식하는 하나의 태도라 하겠다. 누구의 작품이고, 어느 시대에 만들어졌으며, 어떤 미술관에 걸려있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아마도 '민경쌤'이 알려주려고 한 것이 바로 이런 사유의 태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번 강의에서는 전반적으로 미켈란젤로의 다양한 작품을 감상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신의 손, 혹은 신성한 조각가로 불리워지길 원했던 미켈란젤로는 돌에서 미를 창조한 조각가였다. 르네상스의 3대 거장으로 일컬어지고, 이탈리아의 메디치 가문의 후원을 받아 다양한 예술품을 후대에 남겼다. 그 중 '피에타'라는 작품이 인상적이다. 여러 번 '피에타' 작품을 조각하였는데, 대부분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은 23살에 조각한 '피에타'이다. 성모마리아가 죽은 예수를 안고 절규하는 장면이다. 미켈란젤로는 조각을 완벽하게 하기 위해서 시체해부를 하고, 균형감각을 매우 중요히 여겼다.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작품을 완성하지 않으면, 스스로 조각품을 깨 부술 정도로 고집스러웠다고 한다. 역시 예술은 자신만의 세계가 분명하지 않으면 추구할 수 없는 영역인가보다. 또한 미켈란젤로는 시스타나 성당의 천장화를 그린 것으로 유명하다. '천지창조'는 약 10년간의 작업으로 이루어졌는데, 중간에 경비가 제대로 지급되지 않아 중단될 뻔하기도 했다고 한다. '천지창조'는 프레스코화로 그려져 지금까지도 원형이 그대로 보존이 잘 있다. 높은 천장에 매달려 그렇게 완성도 있는 그림을 그려낸 화가의 천재성이 놀랍다.

 

'민경쌤'은 미켈란젤로의 그림과 조각품을 보여주면서 맛깔나게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밤새워서 강의준비를 했다는 열심히 느껴지기도 했다. 1시간의 강의 시간이 금방 지나갈 정도로 그림과 이야기가 흥미로왔다. 오신 분들이 '다음 번에 또 강의를 열어 주세요!' 할 정도로 인기였다. 기회가 된다면 또 준비하여 강의를 하고 싶다고 강사 '민경쌤'은 자신의 포부를 말한다. 누군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라 스스로 원해서 하는 일에 더욱 열정이 생기게 된다. 고등학생의 강의라 다소 어설프고, 매끈하지 않은 점도 있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열정적으로 준비한 태도 때문에 묻혀져 버린다.

 

민경쌤.jpg

멋진 강의를 진행한 김민경 쌤



강의 마지막에는 EBS '지식채널-e'에서 방송되었던 <나는 피카소다>라는 짧은 영상으로 마무리했다. 피카소가 예술을 하는 이유, 혹은 예술가의 정치적인 사명을 표현한 내용이었다. 피카소는 '게르니카'의 학살을 추상화로 표현함으로써 전쟁의 참혹함을 예술로 나타내었다. 바로 예술가는 가장 정치적이고 현실참여형 존재이어야 함을 표현한 작가이다. 아마 예술은 우리의 삶과 괴리된 것이 아니라 삶이 예술이고, 예술이 삶이 되어야 함을 말해주고자 한 것이리라.

 

토요일 아침, '민경쌤'의 강의를 들으러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다. 짧은 시간 동안 미술작품을 보는 관점, 그리고 미켈란젤로에 대한 숨은 이야기까지 들으면서 알찬 한시간을 보냈다. <누구나학교>를 통해서 만난 다양한 인연들, 그리고 배움들까지 이 모든 것이 우리 삶을 예술로 조각하는 일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글_김소라 수원시평생학습관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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