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기획]조원 1동 누구나학습마을 : 자신의 자리에서 조금씩 충실하게 마을에 살기

posted Nov 20, 2014

[기획]누구나학교, 마을을 만나다(2): 자신의 자리에서 조금씩 충실하게 마을에 살기

 

by 수원시평생학습관 posted 2014-11-14 
             

누구나학교마을이 만나 누구나학습마을을 꾸린 지 벌써 1년이 넘었습니다.

누구나학교의 운영원칙에 따라 주민 스스로 마을 안에서 필요한 지식을 학력, 나이, 직업, 자격증의 유무와 관계없이 누구나 가르칠 수 있고 비용의 부담 없이 누구나 배우는 과정에서 이웃과 삶을 소통하고 지역의 변화를 모색하기 위해 달려온 시간입니다.

 

1년 동안 누구나학습마을에서는 어디서나 누구나 배울 수 있는 공간을 찾고, 연결했습니다. 이웃끼리 알고 지내는 관계가 점차 늘어갔습니다. 잊고 있었던 주민의 재능에 잠을 깨우니 이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은 분들도 점점 더 나타납니다. 아직은 소소하지만 지식의 전수나 교환을 넘어 삶의 공유를 통한 지역 변화의 가능성도 조금씩 움트고 있습니다.

  

지역신문이나 누구나학습마을 카페를 통해 마을 안에서 진행되고 있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습니다만, 이번 기획기사를 통해 마을별 상황과 여건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펼쳐지고 있는 소박하고 진솔한 이야기를 펼쳐 놓고자 합니다.

매탄 4, 조원 1, 화서 1. 세 마을을 찾아가 주민을 만나고 배움과 소통의 모습을 보고 나눈 이야기를 전합니다.(편집자주)

  

(2) 조원 1동 누구나학습마을

자신의 자리에서 조금씩 충실하게 마을에 살기

  

가 아닌 누구나가 보여주는 힘을 찾아서

  

타요 버스를 처음 탔을 때, 남몰래 웃었다. 부모가 될 나이이지만, 나도 좋았던 것이다. 그러나 만화의 성장배경은 그렇게 행복하지만은 않았다. 봉건사회에서 자유민주주의로 이행하는 시기로, 스스로 모든 것을 결정해야 하는 자유가 사람들에게는 두려움과 고독의 근원이기도 했다는 것. 그 속에서 만화는 상상의 힘을 느끼게 해 주었고 사람들은 그것을 통해 자유로운 개인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었다고 한다.

조원 1동 인터뷰를 준비하며 만화를 떠올렸던 것은 아마도 그 속에서 비슷한 변화의 힘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가령 이렇다. 대한민국에서 아파트는 특별한 공간이다. 집을 살 때도 아파트를 사야 돈 좀 모을 줄 아는 사람이고, 같은 아파트 내에서도 임대냐 아니냐에 따라 공간을 분리하자고 할 만큼 아파트는 소비주체로서 경쟁하게 되는 또 다른 장이다. 그러나 조원동은 좀 달랐다. <누구나학습마을> 교실을 위해 아파트 주민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공간을 공유하는 사례가 있었는데 공동체 속에서의 누구나로 스스로를 인식하고 있지 않다면, 이익을 극대화해야하는 소비주체로서는 내리기 어려운 결정일 것 같았다. 그 결정을 하게 한 힘이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과 소비주체로서 늘 경쟁해야 하는 고독한 가 여러 사람 속의 누구나로 변화하는 현장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인터뷰에 들어갔다.

 

누구나 누구누구 엄마인 동네

 

도대체...... ?”

 

인터뷰 때마다 늘 궁금한 부분이었다. 급여도 없고 대단한 명성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자칫하면 간식비와 준비비가 더 들어갈 수도 있는데 도대체 왜들 그리 열심히 하시는지 말이다. 그 궁금증을 떨칠 수가 없어서 황덕규님에게도 물었지만 역시나 대답은 즐거워서!’. 사실 즐거워서는 저 질문에 대한 답으로 가장 많이 듣게 되는 답이기도 하다.조원1동누구나학습마을.jpg

그러나 황덕규님의 경우 처음부터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원래는 친구의 소개로 마돈나 돈까스(조원동에 위치한 사회적협동조합)에서 냅킨아트 수업을 듣는 학생이었는데, SNS로 수업 제의를 받아 리본공예 강의를 시작하면서 처음엔 그 약속 때문에, 그 다음엔 한 번만 더 이어서 할까 하다 어느 순간부터는 의무감으로 계속 수업을 여는 자신을 발견하고 이제는 그것이 익숙해지며 즐거움으로 이어지는 경지에 도달하게 되셨다는 것. 처음엔 그 답을 듣고 능숙해질 만큼의 능력 신장과 딸에게 능력 있고 행복한 엄마로 보이는 즐거움도 있으셨을 거라고 혼자 짐작했는데, 이어지는 이야기들 속에는 더 아름다운 세상이 숨어 있었다.


리본공예 수업을 한 후 종종 길에서 수업에 참석했던 아이들을 만나게 되는데 아이들은 선생님이라고 부르기보다 누구누구 엄마다!’라고 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이는 황덕규님이 이웃집 아줌마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 아마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선생님이기만 한 세상과 이웃 아주머니 누구라도 선생님이 될 수 있는 세상은 분명 다른 세상일 것이다. 실제로 황덕규님의 수업 일정 속에는 매월 <드림지역아동센터>에서의 수업도 포함되어 있다. 이웃집 누구에게라도 선생님이 되고 엄마가 되어줄 수 있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었다.

더 재미있는 것은 준비를 좀 덜 해도 전보다 능숙하게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셨으면서도 이제는 그 수업준비를 위해 기획회의까지 하신다는 것이다. 각자의 특징이 있고, 집단에 따라 요구하는 바도 다르기 때문에 그 필요를 찾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기획회의가 필수라는 것. 바로 그 필요와 개별 특성에 맞는 지도를 위해 합심해주시는 어머님들과 함께 기획회의도 하고 수업도 진행하신단다.

자유로운 개인으로서의 고유함도 소중하지만 그런 가 누구라도 누구누구가 되어 서로의 필요를 충족하고 자신의 능력을 확장하며 어우러질 수 있는 세상은 가능성의 삶이자 또 다른 행복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한 사람의 노력에서 우리의 행동으로

   

편지지가 몇 장 벽에 꽂혀 있다. 드림지역아동센터에 들어갔을 때 처음 눈에 들어온 물건이다. 한쪽 벽 선풍기 아래 꽂혀있었는데 구석인데도 불구하고 유난히 눈이 끌렸다. 다가가서 찬찬히 내용을 읽어보니 소년원에서 보내온 편지. 소년원에서 필요한 개인물품을 센터장님께 부탁해온 것이다.

 조원1동누구나학습마을2.jpg 다른 많은 수업들과 함께 황덕규님의 리본공예 수업이 이루어지기도 하는 조원동 드림지역아동센터는 그야말로 지역아동들의 공간이다. 지역아동센터라는 이름에 아직은 사람들의 이미지 속에 예전에 유사 공간들이 갖던 이미지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다문화 가정, 맞벌이 가정, 한부모 가정, 조부모 가정 등 다양화되고 있는 가족 형태의 증가로 인해 그 구성원도 환경도 많이 달라져 있다. 누구나학습마을의 공간이자 누구나학교와 마찬가지로 공동체 구축에 힘쓰는 곳이라는 점에서 인터뷰가 이루어졌는데 어린이도 아니고 성인도 아니어서 오히려 관심을 받지 못하는 청소년 문제와 누구나학교를 통해 만들어갈 수 있는 미래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사실 센터장인 이영숙 관장님은 평범하지 않은 이력을 갖고 계신 분이다. 개인적인 부분이라 다루기는 어려워도 결혼 과정도 그랬지만 쭉 살아오신 과정 역시도 그랬는데 분명한 것은 그 과정에서 보여주신 용기가 드림지역아동센터의 기반이 되었으리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종종 사랑이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말하지만, 모든 만병통치약의 공통점은 실체와 존재여부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 약보다 그 약을 구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믿음이나 행동이 그 약의 존재를 믿게 해 주기 마련이다. 사랑으로 믿고 행동했기 때문에 지금의 드림지역아동센터가 가능해졌는지도 모르겠다. 더불어 자신의 삶에서 즐거움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시선이나 행동의 장이 자신의 영역으로만 한정될 수도 있는 누구나학교도 좀 더 폭 넓은 관심과 적극적인 용기로 그 장을 넓혀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누구도 누구나학교의 학생이나 선생님이 될 수 있도록 말이다.

 

함께 만드는 힘, 서로를 키우는 힘

  

처음엔 인터넷 아이디가 아닐까 싶었지만 앤이라는 성함이 실명이셨고 마치 빨간 머리 앤 같은 미소로 반겨주신 독고 앤님. 현재 <산내음 도서관>에서 봉사활동을 하시며 아파트 공간을 누구나학습마을 교실로 공유하는 데에도 함께 하셨고 영어로 누구나학습마을 수업을 여시기도 했다. 조원 1동 인터뷰 시작 때는 변화를 기대했었지만 독고 앤님과 인터뷰를 하면서 그 변화라는 것이 A에서 B로의 변화와는 다른 차원의 변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특별했던 점은 인터뷰 내내 독고 앤님 자신보다는 누구나학교 전반이나 시민활동, 시민의식 등 어떤 화제에 대해서 더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는 점. 어떻게 누구나학습마을에서 수업 등 여러 관련 활동을 하시게 되었냐고 질문을 던지자 담담하게 정리해 말씀해주셨다. 더 젊었던 때에 열심히 살았던 것이 모여서 현재에는 현재에 맞게 또 다른 일을 하게 되는 것 같다고. 그 때 열심히 했으니까 그것이 기반이 되어 현재 또 어떤 일을 기쁘게 할 수 있게 만들며 그런 식으로 인생이 채워져 갈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아파트 공간 열기에 대해서도 그 시작은 함께 하는 탁구였다고 말씀하실 때는 참 재미있었지 하는 미소와 함께 눈빛을 반짝이셨지만, 어떤 의미를 찾고자 하는 질문을 던졌을 때는 공용시설이니까 공유하는 것이라는 맥락의 답을 해 주셨다.

하기는 그렇다. 여러 경제학자들의 실험과 이론을 보아도 개인의 이익 극대화가 사회에도 기여하게 될 거라는 일반적인 견해와는 달리 개인이 사회적인 존재인 만큼 공유지나 공유물의 필요성이 존재하고, 그것을 잘 관리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견해들이 더 자주 나타나고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무엇에서 무엇으로의 변화가 아니라 어떻게 인식하고 어떤 방향으로 만들어가는가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른 애들이 다 똑똑한 데 굳이 우리 아이까지 한 반의 일등이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전체가 다 반 1등이 될 수는 없잖아요. 26개의 각기 다른 분야의 1등이 되면 되는 거지. 성적 하나로 그런 것보다는 다양한 것들을 키워주는 것이 좋아하는 것을 찾게 하는 것이 엄마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주 짧은 와중에도 끊임없이 서로서로에게 소개해주고, 혹 부족한 면이 있을까 살피는 김지영 코디네이터님은 존재 자체가 활력소였다. 그리고 그 힘은 바로 저 말 속에 숨어 있지 않을까 싶다. 각자가 각자 자리에서 1등이 되는 거 그리고 서로를 키워주는 거, 그런 사랑으로 그게 삶이 되고 그래서 더 행복한 누구나가 되는 것. ‘변화라는 다소 거대한 뭔가를 찾아 나섰던 스스로가 부끄러워지며 한 걸음 한 걸음 충실하게 이자 우리이자 누구인사람들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_이소영(수원시평생학습관 필진)

원본출처 : /suwon/70772

 

 

 


  1. [기획]조원 1동 누구나학습마을 : 자신의 자리에서 조금씩 충실하게 마을에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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