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ndby [우리 시대의 리더①] 서번트 리더십, 조직과 구성원 상호 신뢰의 배경

글작성자 수원시평생학습관 신청일 Aug 2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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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교육思考>

교육 및 비영리단체, 교육 프로그램, 사회혁신 프로젝트, 지역 및 마을 운동 등 다양한 해외 사례를 소개하고 새로운 관점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다른 교육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유용한 팁 하나, 작은 실마리라도 되기를 바랍니다.(편집자주) 


우리 시대 리더는 누구입니까?


어른을 위한 동화, Minions

 

최근 개봉된 미니언즈(Minions)라는 영화가 주지하는 바는 영화만큼이나 흥미롭다. Minions의 본래 뜻은 하인, 이다. 속어로는 똘마니라고도 한다. , 태생이 누군가를 모시고 살아야 하는 존재다. 누군가의 지시와 군림이 없이는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자신이 으로 세운 이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것이 행복인 운명을 타고났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운명을 거스르는 세 명의 미니언들은(그 중 한 명은 떠밀림에, 또 다른 한 명은 인기를 얻고 싶은 마음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세워졌다) 미니언즈 역사상 처음으로 스스로 결정한 모험을 떠난다. 이들의 여정 중에 미니언즈의 왕이 될 수 있다고 판단된 악당은 리더가 되어 군림하고 세상의 왕이 되기 위한 야욕으로 이들을 이용한다. 아이러닉하게도 이 과정 중에 미니언즈들이 실제 인간 세상의 왕이 되어 리더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절반은 운으로, 나머지 절반은 이들에게 장착되어 있는 의 기본적인 습성으로 인한 것들이다. 용기와 착한 심성으로 얻게 된 왕의 자리를 다시 반환하며 본인의 자리로 돌아오는 모습으로 영화는 끝난다.


이 영화는 어린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지만 지금 이 세대를 살아가는 어른에게도 일침을 가한다. 누구나 리더가 되고 싶어 하고 많은 이들이 약자에게 군림하고 싶어 하는 시대에 경종과 같은 깨우침을 준다.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순진하게 왕의 밑에서 행복한 종들(minions)이었던 이들. 그렇게 누군가를 섬기는 삶을 살았던 미니언즈들은 군림하거나 위협하지 않고도 자신이 가진 그것으로 충분히 왕이 될 수 있었다. 물론 영화상에서 미니언즈들이 쫓는 왕은 그냥 단순한 왕이 아닌 악당이었다. 영화적인 재미를 위해서 자신들이 하지 못하는 악행을 아무 고민없이 저지르는 악당에 동경심을 느끼는 설정은 영화적 재미와 함게 미니언즈(minions)의 순진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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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언즈 포스터(출처: http://thenerdspodcast.com)


생존경쟁약육강식의 실제판, 아마존닷컴


인간 군상의 표본을 보여준 미니언즈(Minions)의 이야기는 잠시 뒤로 하고 다른 이야기를 해보자. 최근 아마존닷컴의 기업경영 방식에 대한 논란이 크다. 혹독한 경쟁 업무를 강요하는 근무환경 때문이다. 지난 15일 뉴욕타임스는 ‘Inside Amazon: Wrestling Big ideas in a Bruising Workplace’란 제목으로 아마존의 업무 환경을 폭로했다.(By JODI KANTOR and DAVID STREITFELD THE NEW YORK TIMES, Aug. 15. 2015) 도서 마케팅 부서에서 일하는 보 올슨(Bo Olson)의 말을 인용해 나와 일했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의 책상에서 오열하는 것을 보았다라고 보도했다. 이 회사에서 일하는 이들을 일컫는 일명 아마조니안(Amazonian)’들은 리더십 원칙(the Leadership Principle)에 무조건 복종해야 하는데 그 리더십 원칙이 이들의 숨통을 조인다는 것이다. 실제로 회사를 떠난 아마조니안들은 제프 베조스(Jeff Bezos) 최고경영자의 끝없는 야심을 위해 일하는 로봇 같다며 이들을 아마봇(Ama-bot)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보도는 이어 극심한 내부 경쟁과 성과 압박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아마존닷컴 직원들의 근로환경을 적나라하게 전했다. 큰 수술을 받고 회사에 복직했더니 상사로부터 그 동안 업무 성과가 없어 당신은 해고 위기라는 통보를 받기도 하고, 쌍둥이를 유산한 여직원은 이튿날 출장을 가야 했다. 동료의 근무나 업무에 대해 상사에게 비밀리 고발하도록 부추긴다. 회의에서는 다른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공격해 회사 전략으로 채택되지 못하도록 하는 일이 미덕이나 큰 능력으로 다뤄진다. 고객들의 불만 글이 제프 베조스에게 오면 그 메일을 그대로 해당 직원에게 “?”와 함께 포워드한다. 이것을 받은 직원은 밤 12시가 넘었어도 즉각 “?”를 해명할 근거 자료를 보내야 한다. 물론 이 기사 이후 뉴욕타임스 보도에 대해 제프 베조스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보도에 나온 내용은 내가 아는 아마존과는 거리가 멀고 나라도 그런 회사는 떠나겠다며 보도를 부인했다고 전해진다.


15년을 아마존에서 일했다가 최근에 떠난 댄(Dan Kreft)은 재직 시절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한다. “그곳은 일반 기업에서 가늠하기도 힘들 정도로 거대한 시스템으로 움직이는데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정말 총명하고 탁월하다. 하지만 아마존은 바깥세상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승진에 목숨을 건 사람이라면 아주 흥미로운 곳이긴 하지만 기업문화 자체가 가정이나 회사를 제외한 개인적 삶에 관심을 갖는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아마존에서 직원은 단순히 하나의 머리수혹은 회사 시스템에 로그인한 하나의 숫자에 불과하다. 그는 그렇게 마지막으로 씁쓸한 한 마디를 덧붙였다. 진심으로 아마존이 잘되기를 바라지만 그러나 이런 식의 강박적인 사원 관리가 계속된다면 그 성공이 얼마나 계속될지는 의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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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베조스 아마존닷컴 최고경영자

(출처: https://www.washingtonpost.com/news/the-switch/wp/2015/08/17/is-it-really-that-hard-to-work-at-amazon/)


아마존닷컴의 씁쓸한 기업윤리 사례를 만든 배경에는 제프 베조스의 리더십에 있다. 아마존닷컴의 기업 운영 방식은 전적으로 한 리더십의 경영방식에 기인한다. 직원을 회사의 비전을 완성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며 이를 위한 희생을 당연히 여기는 기업문화는 당장의 성과를 나타내기에는 탁월할지 모르나 직원들의 신뢰를 얻기에는 역부족해 보인다. 직원들의 능력을 극대화 시키는 것에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마음을 사는 것에는 실패한 것이다. 겉으로는 성공한 기업처럼 보이지만 끊임없이 기업윤리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기업. 많은 역사들이 공통적으로 가르치는 것은, 현재의 성공이 미래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회사를 나온 많은 이들의 증언은 아마존닷컴이 언제까지 현재의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의구심마저 갖게 한다.


섬김의 미학


앞서 본 영화 미니언즈(Minions)에서 우리는 이 시대가 얼마나 진정한 리더를 원하는 지 투영해볼 수 있다. 그리고 아마존닷컴의 사례를 통해 건강한 리더십의 중요성도 엿볼 수 있다.


우리는 리더가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리더가 되고 싶어한다. 숱한 리더십 강의와 책이 사회를 점령하고 있다. 리더가 되고 싶은 많은 이들은 리더의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생각하기 보다는 보수가 높고 권력을 갖게 되는 측면 때문에 리더가 되고자 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우리가 경험한 리더들도 이런 권력형 리더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우리가 떠올리는 리더십은 카리스마 있고 위기대처 능력이 탁월하며 좋은 학벌에 압도적인 존재감을 가진 그런 인물이 대부분이다. 그들의 성과는 탁월할지 모르나 그에 따른 부작용과 어두운 면들이 점점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수많은 리더십과 성공한 기업을 연구해 온 버지니아 주립대의 에드워드 교수(Edward D. Hess)는 실제 자신이 만난 성공한 기업의 리더십은 이런 모습과 상이하다고 말한다.²(Servant-leadership-a-path-to-high-performance By Edward D. Hess, THE WASHINGTON POST, April 28, 2013)

칙필레(Chick-fil-A)³, 홈 데폿(Home Depot), 베스트 바이(Best Buy), 유피에스(UPS), 리치 칼튼(Ritz Carlton), 룸앤보드(Room&Board), 홀 푸즈(Whole Foods), 스타벅스(Starbucks), 사우스웨스트 에어라인즈(Southwest Airlines), 레비 레스토랑(Levy Restaurants) 등 미국 내 성공한 기업으로 손꼽히는 곳들의 성공 비결로 에드워드 교수는 섬기는 리더(Servant leader)를 소개했다.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의 조합, 즉 종/하인의 의미를 가진 “Servant”와 리더라는 단어는 어딘가 어색하다. 엄밀히 말하자면 섬기는 리더(Servant leader)는 종(Servant)과 리더(Leader)의 역할을 균형 있게 섞어놓은 것을 말한다.

³칙필레(Chick-Fill-A)는 치킨을 판매하는 패스트푸드 회사다. 2008년 이후부터 꾸준히 매출이 증가했고 일요일에 문을 열지 않고도 맥도날드보다 점포 당 매출이 많아 세간을 놀라게 했다. 유력한 식당평가회사인 자갓(Zagat)은 최고의 패스트푸드 기업으로 칙필레를 선정했고 그 중 서비스 분야는 단연 1위였다. 철저한 서비스 정신에 입각해 손님을 대하는 이곳은 패스트푸드 전문점임에도 불구하고 손님들의 의자를 빼주고 필요한 것이 없냐고 묻는 등 손님을 감동시키는 서비스 정신을 발휘한다. 이곳 창업자인 트루엣 케시는 철저한 서번트 리더십을 보이며 직원들을 감동시키는 경영으로 유명하다. 그의 리더십에 감동받은 직원들 역시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대단하며 손님들에게도 존경과 존중의 정신으로 대하는 것으로 유명해 서번트 리더십 경영의 좋은 예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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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번트 리더십(출처: http://thorstenconsulting.com)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은 미국 학자 로버트 그린리프(Robert K. Greenleaf)1970년대 처음 주창한 이론으로 '다른 사람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는 하인이 결국은 모두를 이끄는 리더가 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 서번트 리더십은 인간존중을 바탕으로, 구성원들이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앞에서 이끌어주는 리더십이라 할 수 있다. 서번트 리더십이 기업의 철학이 된 기업들은 조직 내에 리더와 구성원 간의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공동체의식을 높여 기업에 대한 신뢰구조를 만들어 낸다. 이러한 선순환 과정을 통해 궁극적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에드워드 교수에 따르면 그가 만난 섬기는 리더(Servant leader)들은 실제로 구성원들을 존중했고 직장 내 일이 그들 인생에서도 의미 있는 일이 될 수 있도록 독려했다. 이끌고 강요하는 방식보다는 상대의 필요를 먼저 살피고 존중해 주며 이런 방식의 기업 문화는 직원들이 회사에 대한 충성도(Loyalty)와 생산성 증대(Productivity)를 이끄는 주요한 요인이 된다. 이렇게 직원들의 기업에 대한 만족도는 다시 고객의 만족도와 상관관계가 높은 결과로도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섬기는 리더(Servant leader)들은 그들 스스로 조직 내에서 엘리트주의를 내쫓고자 노력한다. 구성원이 범접할 수 없는 화려하고 고압적인 인테리어로 그들의 방을 꾸미고 문턱을 높이기보다는 방에 창문을 없애거나 아예 사무 공간을 공유하는 리더들도 있었다. 자신을 그룹에서 제일 나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다만 가장 나은 사람의 능력을 고용해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올바른 가치를 가진 공동체와 기업 문화를 만들어 주면 어떤 일반적인 사람도 가장 최고의 성과를 낸다고 생각한다.


앞서 에드워드 교수가 나열한 기업들 외에도 서번트 리더십으로 경영에 성공한 기업의 예는 많다. 포츈(Fortune)지가 매해 선정하는 일하고 싶은 세계 100대기업(Best companies to work)안에서도 당당히 17개 기업이 포함된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Fortune’s Best Companies to Work For 2011 with Servant Leadership>

 

SAS (#1 on the list of Best Companies to Work For)

Wegmans Food Market (3)

Zappos.com (6)

Nugget Market (8)

Recreational Equipment (REI) (9)

Container Store (21)

Whole Foods Market (24)

QuikTrip (34)

Balfour Beatty Construction (40)

TD Industries (45)

Aflac (57)

Marriott International (71)

Nordstrom (74)

Men’s Wearhouse (87)

CH2M Hill (90)

Darden Restaurants (97)

Starbucks (98)

 

(출처: http://modernservantleader.com/servant-leadership/fortunes-best-companies-to-work-for-with-servant-leadership/) 


이렇게 대기업들에서도 앞다투어 선택하고 있는 서번트 리더십은 최근에는 사회적 기업(Social Enterprise)의 기본이 되는 철학으로 자리잡고 있다. 사회적 기업이 지향하는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은 많은 면에서 서번트 리더십과 닮아 있다. 다만 차이라면 서번트 리더십이 기업 내 직원들과 리더와의 관계에서 필요한 양상이라면 사회적 기업가(Entrepreneur)는 기업이 사회에 미칠 수 있는 긍정적 변화나 영향과 관련이 있다. 프랑스어로 '무엇인가를 떠맡은 사람'이라는 의미인 사회적 기업가(Entrepreneur)는 장 밥티스트 세이((Jean-Baptiste Say)낮은 영역에서 나온 경제자원을 보다 높은 영역의 자원으로 전환시키는 사업을 일으키는 사람이라고 표현으로도 정의했다.


좋은 리더는 리더에 대해 신뢰와 확신을 갖도록 할 수 있으나, 훌륭한 리더는 사람들이 그들 스스로에 대해 확신과 자신감을 갖도록 이끈다라는 말이 있다. 섬기는 리더(Servant Leader)를 이야기했지만 본질적으로 이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리더자체 보다는 섬김의 자세를 가진 개인이 아닐까? 상대의 말에 귀 기울어주고 필요를 알아서 찾아 해결해주며, 내 안에 있는 가능성과 가치를 인정해 주는 사람.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배려할 줄 알며 내가 다 옳다는 마음까지도 내려놓고 상대를 받아줄 수 있는 사람. 몇몇의 섬기는 리더(Servant leader)가 이끄는 사회가 아닌 모든 개인이 이런 자질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사회가 절실해 보인다. ‘나의 목소리를 분명하게 잘 내는 것이 미덕인 사회에서 상대를 위한 배려를 갖춘 섬김의 자세가 미덕인 사회가 이끄는 성공을 마주하고 싶다.


_김수향(더시안교육연구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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