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도 너무 예쁘다. 꼬물거리는 아이들의 손으로 조몰락 조몰락 만들어내는 요리는 어떤 맛과 모양일까? 수원평생학습관의 누구나 학교 강좌 중 하나인 어린이 요리교실 강좌는 매우 인기가 많다. 지금까지 강좌가 거의 마감될 정도로... 한번도 참석해보지 못했는데, 이번에 시간이 마침 나서 재혁이와 함께 요리교실에 참여해보았다.
오늘의 요리는 옛날 임금님들이나 드셨다는 만두다. '규아상'이라는 고상한 이름을 가진 궁중 만두.
내가 언제 궁중만두를 먹어볼까 싶어서, 아들과 정말 열심히 만들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너무 간단한 재료, 만들기 쉬운 방법으로 이후 집에서도 꼭 해보아야겠단 생각이 든다.
우선 재료는
- 소고기 우둔살 다진 것, 표고버섯 얇게 채친 것, 오이 껍질 얇게 저민 것, 만두피... 끝!!!
- 소고기 다진 것과 표고버섯얇게 채친 것, 오이 껍질 소금에 절여 물기 쪽 짜낸 것을 불고기 양념같은 것으로 솔솔 볶아서 식혀놓는다. (이것이 만두소다)
- 만들어진 만두소로 만두피에 놓고 빚으면 끝이다.
너무 간단하여 깜, 놀!!!
아이들과 만들기 좋은 쉽고 간편한 재료, 간단한 과정이다.
모양이 해삼같다고 하여 해삼만두라고도 하고...
어릴 때 만두 못 만든다고 엄마한테 정말 많이 혼나고, 나는 집안일에 소질 없다고 하면서 부잣집으로 시집가야 한다고 말하던 게 생각이 난다. (집안 일 못하는데, 가난한 집으로 시집와서 더 고생하나보다...)
그런데...
아들과 같이 만두를 만들면서 요리 선생님께 모양 예쁘다는 칭찬을 들었다.
만두 잘 빚는다고... 찐 모양도 너무 예쁘게 나와서 선생님들이 감탄했다면서 말이다.
역시역시!!
칭찬은 사람을 춤추게 하는구나...
만두를 다 빚어서 찜통에 찐 다음 시식도 하고, 남은 것은 도시락에 싸 갈 수 있도록 준비해주셨다.
너무 섬세한 센스가 돋보인다.
아참~~ 만두를 찔 때 서로 붙지 않게 하기 위해서 선생님이 담쟁이 잎을 전날 따다가 씻어서 말린 후 만두를 잎에 하나씩 놓고 쪘다. 그런데 색깔도 너무 예쁘고, 폼이 난다. 담쟁이 잎에 다소곳이 담긴 궁중 만두 규아상!!
맛은 정말 최고다. 야채를 싫어하는 재혁이도 만두 속에 들어간 표고나 오이가 맛있다고 하면서 자신이 만든 것을 다 먹었다. 이럴 수가~~ 역시 아이들은 만드는 과정에 참여하고 자신이 한 것에 대한 성취감과 기쁨을 느껴야 먹는 것도 좋아하는가보다.
<꼼지락 요리교실> 에서 수고해주시는 선생님들. 너무너무 감사하다.
많은 분들이 아이들 하나하나 신경써주시고, 20명 가까이 되는 아이들의 만두를 일일이 기억하여 찜통에 쪄 주신 것도 대단하다.
여름날, 쉽게 만들 수 있는 규아상. 방학 때 즐거운 놀이로 또다시 한번 도전해보아야겠다.
다음 번 <꼼지락 요리교실>에서는 '캐릭터 주먹밥'을 만든다고 하니 한 번 가보시면 좋지 않을까...
요리교실 끝나고, 바로 옆에 있는 도요새 책방도 구경하고 (박원순 시장님의 개인 소장 자료들과 책을 볼 수 있다) 담쟁이 카페에서 시원한 커피도 한 잔 마시고, 아이와 함께 그림책도 읽고 왔다. 수원평생학습관은 수원에 있는 문화공간으로 최고다!!
아참!! 재료비는 5000원이고 신청은 미리 접수해야 하는데
지난 주 보니 신청해놓고 안 오신 분들이 있어서 재료가 많이 남았었다.
아마 몇 몇 분 정도는 신청안하고 그냥 가서 슬쩍 해도 되지 않을까 싶은데..
장소는 수원평생학습관(구 우만동 연무중위치) 1층에 있는 공방에서 이루어진다.
(도요새 책방 바로 옆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