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평생학습동향리포트 와 「대놓고 자랑질」
남들은 잘 모르지만, 진짜 알짜배기 우리 기관만의 자랑거리를 '대 놓고' 말하는 코너입니다. 어떤 내용과 형식이든 모두 자유! 편하게 자랑할 수 있습니다. 뻔뻔하다고요? 한 번 읽어보세요. 넘치는 자랑 안에 우리의 생각을 이끄는 보석이 숨어 있답니다.(편집자주) |
“평생학습, 인문학과 놀다” ≪전주시평생학습센터≫
不樂不是學 不學不是樂
즐겁지 않으면 배움이 아니고, 배우지 않으면 즐겁지 않다.
며칠 전 뜻밖의 메일을 받았습니다. ≪전주시평생학습센터≫를 ‘대놓고 자랑질’ 코너에 자랑질을 해달고 말입니다. 처음에는 우리 기관의 무슨 사업을 어떻게 자랑질(質)을 해야 할까? 망설이기도 했습니다. 사실 지방선거가 끝나고 지금 다들 아시겠지만 보고해야 할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거든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승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인문학 한마당’을 되돌아보며 그래~ 이 정도면 자랑질을 해도 괜찮지 않을까? 해서입니다.
많은 평생학습도시들이 비슷비슷한 사업들을 진행하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각자 지역에 맞는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럼 뜬금없이 질문을 하죠?
요즘 관광 추천지중 베스트가 어딘지 아세요? 바로 전주라고 합니다.
그만큼 볼 것, 먹을 것, 또한 문화적 체험이 많은 도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전주하면 예로부터 양반의 도시, 선비의 도시로 그들이 향유했던 맛과 멋이 먼저 떠오르실 겁니다.
지금도 전주에서는 韓스타일(가장 한국적인 스타일) 하는 사업을 진행하면서 한옥(屋)과 한식(食), 한지(紙), 한방(方), 한소리(판소리) 등이 그 전통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 교육과 문화, 선비 인문정신이 깃들어 있었기에 더욱 빛을 발하는 도시 전주가 아닐까요?
옛 선비들이 유학을 통해 인격과 성품을 갈고 닦았다면 지금 우리 시대엔 좀 더 다양한 분야의 ‘인문학’이라는 학문을 통해 현대의 지성인으로서 삶을 살아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껏 인문학이라고 하면 난해하고 어려운 학문으로 치부되며 교수나 학자들만이 이야기할법한 어려운 분야라고 생각됐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인문학도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보였고 그 변화의 과정으로서 전주시평생학습센터에서는 대중에게 보편적이고 친숙한 학문으로 다가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인문학한마당’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모든 일의 근본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이고, 그 점을 인정하고 마음을 비우는 겸손과 베풂의 삶 그 자체가 인문학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런 점에서 그 동안의 편견들을 깨고 좀 더 친숙하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도록 지난 2013년도에는 전주 한옥마을에서 ‘인문학한마당’을 토크콘서트 형식의 강연과 다양한 체험행사들로 진행했었고, 올해 또한 9월 즈음 또다시 ‘인문학한마당’이 진행 될 예정입니다.
文 · 史 · 哲을 통해 본 인문학의 재발견
인문학은 간단히 말하자면 인간의 사상과 문화에 관해 탐구하는 학문입니다.
여기에는 크게 文(문학), 史(역사), 哲(철학) 등의 다양한 내용이 포함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지난 ‘인문학한마당’은 세 가지 이야기로 펼쳐졌습니다.
첫째 날은 판소리 공연과 함께하는 문학 “완판본, 인문학의 지평을 넓히다”
둘째 날은 영상과 함께하는 역사 “광해군, 그 위험한 거울”
셋째 날은 클래식 기타공연과 함께하는 철학 “전주의 힘! 간재 전우”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는데요, 자~ 그럼 인문학을 발견하러 Go~go~!!
‘인문학 한마당’의 첫째 날에는 문학을 주제로 7시부터 전통문화연수원 안채 마당에서 토크쇼가 마련되었습니다. 사전에 참여를 신청한 인문학 마니아들과 함께 이태영 전북대 국문과 교수님을 주 사회자로 하는 “완판본, 인문학의 지평을 넓히다” 강좌가 진행되었고, 또한 불볕 같은 한낮 더위를 잊을 만큼 선선한 여름밤의 왕기석 정읍사 국악단장님의 흥겨운 공연은 모처럼 가족을 동반한 참가자들에게도 훈훈하고 즐거운 시간들이었습니다.
둘째 날인 8일에는 역사를 주제로 홍성덕 전주대 교수님과 『광해군, 그 위험한 거울』의 저자인 오항녕 교수님이 영화 「광해」 영상과 함께 토크쇼를 이끌었습니다. 그리고 셋째 날에는 기타의 선율과 함께 철학을 주제로 이천승 성균관대 교수님이 “전주의 힘, 간재 전우”를 진행하며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습니다.
오감(五感)으로 놀며 배우는 전주 ‘인문학한마당'
‘인문학한마당’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전통연수원의 마당에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되었습니다. 고택 마당에서는‘한지 손 병풍 만들기’ 체험이 진행되었는데, 단순히 만들기 프로그램이 아니라 한국의 역사 연표를 한지병풍으로 재현해 보는 체험활동이었습니다. 역사의식이 부족한 아이들이 직접 한지 손 병풍을 만들며 우리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한번이라도 더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또한 사랑채에서는 ‘전주시민한소리하기’ 라는 소리공연이 진행 되었는데요, 신나는 굿거리장단에 맞춰 그동안 배우고 익힌 솜씨를 마음껏 뽐낼 수 있는 기회의 장이 펼쳐졌고, 아침 일찍부터 예쁘게 꽃단장을 하고 무대에 오를 설렘과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소곤대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다시 생각해봐도 정겹습니다.
판소리 고장인 전주에서 전주시민이면 누구나 소리 한 대목쯤은 할 줄 안다는 자긍심을 갖게 하고, 전주의 문화적 정체성 확립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는 좋은 시간들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특히 이번 소리공연은 인문학에 소리판 공연을 곁들여 펼침으로서 인문학을 보다 친숙한 분위기로 이끌고 향후 인문학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나도 어엿한 선비가 되다.
과거 현재의 삶과 미래의 꿈을 함께 나누는 공간 동헌에서는 선비체험이 진행되었습니다. 직접 선비 복을 입어보고 2학3례를 배울 수 있는 뜻 깊은 시간들이 되었고, 윗사람에게 하는 인사, 또래끼리 하는 인사, 아랫사람에게 하는 인사가 비슷해 보이지만 다 다르다는 점을 다시금 깨닫게 하는 2학3례는 한국의 전통예법과 한국의 멋을 배우고 느낄 수 있는 체험으로 두 가지 학문과 세 가지 예를 체득함으로서 선비들의 학문과 예절을 통해 소통과 배려의 정신 그리고 공동체의 중요성을 느껴보는 소중한 경험의 시간들이 되었습니다.
이상으로 전주 인문학한마당’에 대해 소개해 드렸습니다.
끝으로 인문학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우리주변의 사물 속에 있는 사람이야기를 이해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생각하시고 우리의 삶을 한층 더 풍요롭게 해 줄 인문학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 보는 건 어떠실까요?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너무 쉽게 인터넷 검색을 하고 있습니다. 사색하지 않고 검색하는 우리가 당면하게 될 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 기회도 인문학을 통해서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인문학 실천 어렵다고 생각지 마시고 여러분도 용기 내 도전해 보셔서 인문학에 한 발짝 더 다가가 보는 건 어떨까 합니다.
글_김삼현(전주시평생학습센터 사업운영부장)
☞전주시평생학습센터 : http://www.jjedu.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