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6-11

Standby 「말랑말랑 시사토크」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그 후...

글작성자 평생학습동향리포트 신청일 Jun 1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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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말랑 시사토크」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그 후...

 

호적상에 나는 둘째 막내이지만 사실 가족사로 보면 셋째였다. 첫째가 유산되었고 지금의 언니가 사실은 둘째였던 것이다. 그것을 알게 된 것이 성인이 다 되어서였는데, 점점 여성스럽게 변해가는 딸이 예뻐 보였는지 툭 내뱉듯 던진 엄마의 말이 “셋째 딸은 얼굴도 보지 않고 데리고 간다”였다. 쉰 언저리에 있던 엄마는 단 한 번도 잃은 아이를 잊어본 적이 없었다.

 

내가 옆에 있으니까 잊어도 된다는 식으로 말했던 지난 그 시기가 세월호를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지금의 순간과 오버랩 되었다. 주변의 사람들과 세월호 얘기를 하다보면 가장 비중 있게 이야기 하는 부분이 “정말 잊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잊지 않을 수 있을까.”라는 말이기 때문이다. 잊을 것 같기도 하다는 불안이 뒤섞여 있는 저 말에는 사실 직접 겪은 내가 아니라서 오는 개인적 상황과 시대적 상황이 맞물려있음을 잘 말해준다. 가깝게는 곧 월드컵이 다가오고 벌써 여름휴가 계획으로 자신 스스로가 무뎌지는 거 같다고 자책하기도 한다. SNS에 다짐을 매번 적어보고, 주말에 삼삼오오 모여 추모집회에 참여하는 작은 노력으로 의무감을 확인할 뿐이다. 내가 직접 겪어보지 않는 이상 희미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공감능력이 상당히 높다고 할지라도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까 하는 것에는 심리학적으로도 답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천만인 서명 운동을 벌이는 유가족의 모습이 그나마 끈이 되어 현재의 분노를 지탱해주는 역할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이렇듯 개인의 몫으로 하는 노력이 있고, 관차원의 몫이 분명 따로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수원시평생학습관에서도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앞으로 준비하고 있는 시민교육에도 그런 부분에 큰 방점을 두는 것으로 안다. 우선 단기적으로 그리고 시의성 있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으로 시민사회자료관의 프로그램 내용 구성을 ‘세월호 참사의 근본적 원인’으로 조명하였다. 여름학기 대부분의 내용을 그것에 집중하였고 가까이는 6월의 시사토크 주제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그 이후……」로 잡았다. 

 

아기를 생각하듯 그리운 이름을 잊지 않도록 계속해서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현재로선 가장 가깝고도 파급력 있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힘들고 피로하다하여 일부러 회피하고 예능만 찾다보면 오히려 본질을 왜곡할 수도 있다는 나름 기획자의 불안함에 진상규명을 마주할 수 있도록 주제를 선정한 것이다.

 

먼저 진행자 버거비씨를 통하여 세월호를 둘러싼 다양한 시선과 뉴스를 브리핑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게스트 박진우 전 청와대 행정관(경기대 산학협력단 행정학과 조교수)을 통해 좀 더 전문적인 이야기를 듣고 의문점을 해결해보고자 한다. 참여정부 시 국정과제 행정관 및 기록관리행정관 역할을 하였던 박진우 교수를 통해 세월호를 둘러싼 관피아, 규제완화 정책, 비정규직 문제 등 사회구조 문제를 짚어보는 것은 물론 왜 아무도 구하지 못했는지를 두루 살펴보기 위하여 국가재난 대응시스템, 정확한 상황 파악과 현장 대처 문제, 침몰 이후의 후속조치 등 전반적인 행정문제를 꼬집어보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세월호 이후 바뀌어야 하는 부분들도 언급한다. 재난대응의 민영화와 책임 윤리의식을 대표로 짚어보고자 한다.

 

끔찍한 사건에도 시간이 흐르면 점점 잊히거나 내성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든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 점점 묻혀 가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은 잘 되고 있는 지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등 행정적 구조적인 관점에서 보고자 한다. 잊지 말아달라는 유가족들의 부탁의 말을 모든 국민들이 공감하고 통감하는 이 때에, 시대적 책임과 자신의 역할을 고민하는 많은 분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주저하지 말고 정치적 색깔은 잠시 접어두고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위로하는 마음으로 참여해주었으면 한다. 소강상태 속에서도 우리의 일상 깊숙이 기억하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 되기 바란다.

 

글_김정현(수원시평생학습관 시민사회자료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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