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커피향기 나는 통기타 교실, 성도영 쌤을 만나다

by 파란하늘 posted May 07, 2013

 

매주 토요일, 수원시평생학습관에서는 매우 특별한 선생님을 만날 수 있다. 아주대학교 학생이자, 학습관에 오면 멋진 기타선생님으로 변신하는 성도영 쌤이다. 초보자를 위한 기타교실이기에 처음 기타를 잡아 보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강좌다. 벌써 5기까지 누구나학교에서 진행하고 있는 인기강좌이기도 하다

 

"선생님이 젊고, 멋있잖아요. 그리고 정말 다른 데보다 체계적인 기본기를 잘 가르쳐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모두다 한결 같이 이야기한다. 아들 뻘인 선생님에게 배우지만, 겸손한 마음으로 배우고자 하는 태도로 임한다. 가지고 오신 간식도 나누어 먹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기타 강습이 시작된다. 특히 성도영 쌤의 핸드드립 커피는 기타 교실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 성도영 쌤이 직접 준비한 핸드드립 커피. 교실에 커피향이 가득하다.

 

"바쁠텐, 핸드드립 커피까지 배우다니, 대단해요!"

 

군대에서 상관에게 커피 가는 법과 핸드드립 커피에 대한 것을 배웠다고 한다. 기타강습을 하면서 연신 커피콩을 드르륵 손으로 갈자, 강의실에 커피향이 은은하게 넘친다. 오감을 만족시키는 기분 좋은 기타 강습, 문득 기타를 배우고 싶은 욕구도 생겨나게 한다.

 

5명의 수강생 중 2명은 20, 나머지는 어머니뻘 나이의 분들이다. 그럼에도 모두의 눈높이에 맞게 내용을 차근차근 알려주는 모습이 영락없는 자상한 선생님이다. 자신이 갖고 있는 재능을 사람들과 나누는 일에 행복감을 느끼고 봉사를 하는 삶, 요즘 20대에게서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기도 하다. 하지만 성도영 쌤은 봉사는 사람으로서 당연히 나누어야 하는 일이 아닐까라고 말한다.

 

"일주일에 총 4시간 봉사활동을 해요. 내가 가진 일주일 168시간 중 4시간인거에요. 시간이 없어서 봉사하지 못한다고 말하는 것은 핑계이죠. 마음이 있다면 얼마든지 충분히 봉사할 수 있는 시간을 낼 수 있습니다. 봉사를 하는 것은 자신이 받은 것을 나누는 일이에요. 내가 누군가로부터 받은 보이지 않는 것들을 다시금 전해주는 일이기도 합니다. 내가 봉사를 통해서 재능을 나누면, 또 다시 받은 누군가가 감사함을 전해주겠죠. 그렇다면 좋은 세상을 이루는데 일조하는 일이 될 것 같습니다. 작은 행동 하나의 실천으로 세상이 바뀐다는 생각을 합니다."

 

스물 다섯, 군대 제대 후 복학하여 봉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군대 가기 전에는 대학을 가기 위한 입시공부를 하고, 입학 후에는 그냥 다른 애들처럼 놀면서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군대에서 책을 읽으면서 조금 더 인생을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봉사에 대한 생각이었다. 제대 후 아주대학교에 있는 봉사 동아리에 들어가게 되었고, 현재는 샘터야학에서 교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야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누구나학교에서는 기타를 가르치고... 끊임없이 사람들에게 무엇을 나누어 줄 수 있을까를 생각한 결과, 행동으로 옮기는 실천적 지성인! 바로 성도영 쌤이다.    

 



▲ 본격적인 기타 수업. 열정적인 쌤만큼 함께 배우는 분들도 열심이다.



"아니, 수원에도 야학이 있나요?"

 

야학이라 하면 일제시대부터 이어져 온 민중교육의 한 형태가 아닌가! 90년대 이후 야학이 많이 사라졌지만 현재 수원에서는 '샘터야학'이라는 이름으로 아주대학교 학생들이 교사로 담당하고 있는 곳이다. 샘터야학은 86년도에 개교하여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며 지역에서 배움에 소외된 많은 이들이 공부하고 있다. 구 매탄시장, 아주대학교 삼거리 인근에 위치하여 주로 시장상인들이나 나이가 있는 어르신, 근로 청소년들이 있다고 한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배움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이 있음이 놀랍기만 하다.

 

샘터야학은 교사들의 회비와 후원회비, 야학의 수익사업 등으로 운영되는 비영리 교육기관이다. 재정적인 어려움이 있지만, 가르침과 배움의 끈을 놓지 않는 수원의 유일무이한 야학이기도 하다. 4개의 반으로 이루어져있는데 기초 한글반과 검정고시반 등을 운영한다.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 주 5일 동안 수업이 이루어진다. 아주대학교 봉사 동아리 학생들이 100% 야학의 교사를 하고 있는 형태이다.

 

"저는 야학에서는 수학과 한글을 가르칩니다. 원래 기계공학과라서 수학과목을 지원했는데 선생님들이 부족하여 한글까지 가르치고 있습니다. 군대 가기 전에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가르치는 일에 자신 있다고 생각을 하여 봉사 역시 가르치는 일을 택하게 되었네요. 과외로 돈을 벌수는 있지만 야학에서 가르치는 것은 또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돈보다 더 귀한 것을 얻게 된다고나 할까요. 타인을 위해서기도 하지만 내 자신의 인생에도 큰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성도영 쌤은 이후 유학을 갈 목표를 갖고 있으며 원대한 비전으로는 학교를 설립하는 것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교육을 통한 삶의 변화에 자신의 인생을 헌신하고 싶은 맘이다. 좋은 사람들과 교육 공동체를 만들고, 사회의 변화를 일으키는 실천적 삶을 살겠다는 결심도 멋지다. 스물 다섯, 앞날이 창창하기만 한 청년 성도영 그의 삶을 응원한다.

 

_김소라 수원시평생학습관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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